당신에게 일은 무엇인가
당신에게 일은 무엇인가

제임스 해밀턴 | 이대은 역 | 생명의말씀사 | 176쪽 | 10,000원

당신에게 일은 무엇인가? 이 질문에 대한 답은 무엇일까요? 생계수단, 자아실현 혹은 현실도피…, 이런 현실적인 대답을 떠나 하나님을 믿는 그리스도인의 대답 중 가장 이상적인 대답은 ‘하나님의 영광을 위하여’가 될 것입니다.

성경은 “먹든지 마시든지 무엇을 하든지 다 하나님의 영광을 위하여 하라(고전 10:31)”고 말씀하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현실적인 대답과 이상적인 대답 사이에 간격이 너무 큽니다. 당장 먹고 살기 위한 물질을 얻으려면 일을 해야 합니다.

그것이 어떤 의미에서 어떤 모양으로 하나님께 영광이 되는지 모르지만, 하나님이 그렇게 하라고 하신 것은 알고 있기에, ‘하나님의 영광을 위하여 한다’라고 말하는 것입니다.

결국 하나님의 영광을 위해 일한다고 말하지만, 실질적으로는 무엇을 먹을까 무엇을 입을까 염려하며 일하는 것입니다. 먼저 그의 나라와 의를 구하는 직업 정신을 가지고 일하는 것은 정말 말 그대로 이상입니다.

제임스 해밀턴은 ‘당신에게 일은 무엇인가’를 통해 그리스도인의 직장 생활, 그 현실적인 목적과 이상적인 목적의 간극을 좁혀줍니다.

창조부터 회복까지 인류의 역사 가운데 하나님이 보여주신 놀라운 주권과 섭리를 통해 그리스도인에게 일은 무엇인가 분명한 의미를 밝혀줍니다. 한 마디로 성경 신학 안에서 ‘일’을 바라볼 수 있도록 도와준다는 것입니다.

해밀턴은 이 분야에 있어 전문가입니다. 그는 미국 남침례 신학교에서 박사학위를 받고 성경신학 교수로 가르치고 있습니다.

동시에 미국 켄터키주 루이빌에 있는 켄우드 침례교회에서 설교하는 목사입니다. 부흥과개혁사에서 출간한 <성경 신학이란 무엇인가(2015)>를 통해 국내에 알려진 저자이기도 합니다.

그의 전공인 성경 신학은 성경의 구약과 신약 전체의 흐름을 통해(구속사) 성경이 가르치는 공통 주제(구원, 하나님의 나라 등)를 설명하는 학문인데, 같은 방식으로 그는 이 책을 통해 ‘창조-타락-구속-회복’의 과정 가운데 하나님께서 일을 어떻게 보시는지, 어떻게 일을 통해 역사하고 영광을 얻으시는지 체계적으로 설명합니다.

먼저 해밀턴이 정의한 일에 대해 살펴보면 다음과 같습니다.

“여기서 사람은 왜 존재하는가에 대한 근본적인 답이 나온다. 사람은, 하나님의 복을 누리며 땅을 정복하고 모든 동물과 식물을 다스리는 방식으로 하나님의 성품을 드러내기 위해 존재한다. 하나님의 형상과 모양으로서 이를 행한다는 것은 곧 우리의 과업이, 하나님이 창조하신 세상에 있는 모든 생물에게 하나님의 본성과 성품을 행사하는 것이라는 뜻이다(27쪽).”

저자는 사람의 존재 목적이 하나님의 성품을 드러내는 것이고, 사람에게 과업이 주어진 목적 역시 하나님의 본성과 성품을 행사하는 것이라고 말합니다.

하나님은 아담을 생육하고 번성하여 땅을 정복하고 경작하는 존재, 즉 일하는 존재로 지으셨으며, 이는 아담을 포함한 모든 인류가 그 일을 통해 하나님이 만물에 행사하시는 본성과 성품을 나타내기 원하셨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그런 의미에서 일은 사람에게 하나님의 성품을 나타내는(다른 말로, 하나님의 영광을 드러내는) 수단이며, 그 목적에 부합하지 않는 일(가령 마약, 도둑질 등 죄와 관련된 일)은 자연스럽게 그리스도인에게 합당하지 않은 일이 됩니다.

문제는 최초의 사람 아담이 하나님의 뜻에서 벗어나 타락했다는 것입니다. 타락, 그것은 사람의 일을 아무런 소망도 목적도 없는 것으로 만들었을까요? 저자 해밀턴은 ‘그렇지 않다’라고 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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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픽사베이
저자는 타락한 세상에서도 이렇게 일할 수 있다고 격려합니다.

“하나님의 이름을 거룩하게 하며, 하나님 나라가 임하고 하나님의 뜻이 이루어지기를 보기 위해 애쓰라. 다시 말해 일용할 양식을 주시며 죄를 용서하시고 악에서 우리를 구하시는 그분을 의지하라. 나라와 권세와 영광이 영원히 그분의 것이기 때문이라(99쪽).”

그 이유는 다른 것에 있는 것이 아니라 성경 신학적 단계인 ‘구원’, 즉 예수 그리스도가 우리에게 행하신 일 때문입니다.

“낮고 천한 몸이 구속받아 죽은 자 가운데서 부활하기를 기다리는 우리는 그리스도인으로서 하나님 사랑과 이웃 사랑을 드러내는 방식으로 일해야 한다. 그때 우리는 참되고 살아계신 하나님의 형상과 모양을 살아낼 수 있다. 우리는 어느 수준의 영광을 누리다가 마침내 그 아들의 형상으로 변화될 것이다. 이렇게 하나님과 함께한다면, 타락하고 무익한 세상에서도 우리는 번성할 수 있다(136쪽).”

예수 그리스도께서 죄인을 구원하시고 죄에서 해방되어 의를 따라 살도록 하셨습니다. 그래서 그리스도 안에 있는 자들은 참으로 하나님을 사랑하고 이웃을 사랑하신 그리스도의 본을 따를 수 있습니다.

하나님의 형상과 모양을 완벽하게 살아내신 그리스도의 형상을 닮아가면서, 언젠가 그 형상으로 변화될 부활의 날을 기다리며 그 소망 가운데 일할 수 있습니다.

그러면 일의 마지막 장면은 어떨까요? 모든 것이 회복된 영원한 세상에서 그리스도인에게 일이란 무엇일까요?

“예수님은 다시 오셔서 죽은 자를 일으키실 것이다. 이 땅을 깨끗이 하실 것이다. 죄를 없애실 것이다. 무기와 문과 자물쇠와 경보장치가 필요 없어질 것이다. 예수님은 다시 오셔서 하나님이 우리를 창조하실 때 우리가 하기로 계획하신 그 일을 하게 하실 것이다(161쪽).”

미래에도 일은 그리스도인에게 하나님의 영광을 드러내는 도구입니다. 그때는 일이 가지고 있는 기능을 제대로 발휘하지 못하게 막는 죄가 모두 사라질 것입니다. 하나님을 기쁘시게 하려는 마음으로 가득 찰 것이며, 하는 모든 일을 통해 하나님께 영광을 돌릴 수 있을 것입니다.

영원히 그리스도와 함께 하나님의 영광을 함께 누리며 하나님의 영광을 드러내는 일의 기쁨에 빠져 하나님 섬기기를 즐거워하게 될 것입니다.

저자가 남긴 이 한 마디가 마음을 사로잡습니다.

“현재의 신실함은 미래의 보상을 보장하고, 미래의 보상은 현재의 신실함을 부른다(159쪽).”

성경신학의 관점으로 일을 조명할 때, 가장 큰 장점은 일을 바라보는 우리의 시각이 완전히 넓혀진다는 점입니다.

일은 단지 생계수단, 자아실현을 위한 것이 아닙니다. 일하시는 하나님께서 일하는 사람을 창조하셨습니다.

죄가 일을 번거롭고 수고스럽게 만들었지만, 예수 그리스도의 일로 죄인은 타락한 세상에서 여전히 하나님을 위해 일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뿐만 아니라 우리는 이상적인 일의 목적을 온전히 달성하게 될 영원히 복된 일에 기쁨으로 종사하게 될 미래를 기다립니다.

매일 출근하여 일할 때마다, 가정에서, 직장에서 나에게 주어진 일을 할 때마다, 하나님이 일에 두신 원대한 목적과 가치를 기억하게 되기를 원합니다. “당신에게 일은 무엇인가?” 진지한 고민을 하게 되기를 원합니다.

말로만 이상적인 목적을 떠올리는 것이 아니라 하는 모든 일을 통해 진실로 하나님의 성품과 본성이 드러나기를 원합니다.

그것이 구원받은 모든 사람이 태초에 잃어버린 모습이며, 그리스도 예수께서 회복하신 모습이고, 언젠가 영원토록 그리스도 예수와 함께 하나님을 위해 일하게 될 모습임을 늘 잊지 않기를 기도합니다.

조정의
크리스찬북뉴스 편집인, 유평교회 담임목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