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정윤 박사 신민회
▲허정윤 박사(왼쪽)가 발표하고 있다. ⓒ한국교회사학연구원
한국교회사학연구원과 한국기독교회사학회가 5일 제252회 월례세미나를 개최했다. 이날 허정윤 박사(케리그마신학연구원 연구교수)가 '신민회의 항일독립운동에 관한 일고'라는 제목으로 발표했다.

허 박사는 "'신민'이란 한민족이 '자유문명국'을 세우기 위해서 먼저 '유신한 국민'(줄여서 新民)이 되어야 한다는 뜻에서 만들어진 말"이라며 "따라서 신민회는 국민을 가르쳐 국권을 회복할 수 있는 '신민'(新民)을 만드는 단체이고, 자유문명국인 '신국'을 성립케 하는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서 조직한 단체인 것"이라고 했다.

그는 "말하자면 국민을 유신케 하기 위하여 신교육으로 가르치고, 신교육을 통해 유신한 국민들이 통일연합하여 자유문명국을 세우면, 일제로부터의 독립은 저절로 이루어진다는 논리이다. 이것이 이른바 항일 독립운동의 한 축이었던 '실력양성론'이었다"고 했다.

허 박사는 특히 "신민회는 '105인 사건'을 계기로 전덕기 목사를 제외한 국내 지도부가 모두 구속된 상태에 빠짐으로써 국내조직의 활동은 거의 마비되었다"며 "이후 일제가 기독교를 대대적으로 탄압한 것에 대해서는 '105인 사건'에서 드러난 신민회와 기독교의 관련성이 근거가 되었다고 볼 수 있다"고 했다.

그는 "당시 일경은 미국 선교사 다수가 '105인 사건'에 연루되었다고 보고했지만, 검찰에서는 기소장에 쓰지 않았다"며 "그러나 당시 외국 선교사들은 '105인 사건'과 관련한 보고서를 자국의 선교본부와 세계 언론에 공개함으로써 이 사건이 널리 알려졌다. 이로써 한민족과 한국기독교가 일제에 의해 박해를 당하고 있는 실상이 세계에 폭로되었다"고 했다.

허 박사는 "신민회는 '유신한 국민'과 '유신한 자유문명국', 그리고 일제로부터의 '독립'을 위해 전 재산과 목숨까지 바치는 등 많은 희생자를 내었음에도 불구하고, 그 결과로 나타난 것은 분열된 2개의 국가였다"며 "그런 결과를 보면서 신민회의 활동이 전체적으로 성공했다고 평가하기는 어렵다"고 했다.

그는 "특히 기독교인들이 절대 다수를 차지했던 신민회의 '자유문명국'에는 기독교적 가치와 이상이 내재되어 있다는 사실에 대해서 기독교 사학자들이 후속 연구를 계속해야 할 필요성이 제기된다"며 "그렇게 함으로써만이 신민회의 목적에 내재된 기독교적 이상과 가치가 현재와 미래의 한반도 역사에서 실현되는 기회를 얻을 수 있게 될 것이기 때문"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