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두천 두레수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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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친 손톱이 서서히 빠지는데 상당한 시간이 걸렸다. 아침에 일어나면서 기지개를 펴다 아픈 손톱이 이불에 걸리게라도 되면 그 통증이 대단하였다.
세수하다가도 손톱이 머리카락에 걸리면 자지러지게 아팠다. 나는 아픈 손톱이 하루 빨리 빠졌으면 하는 마음에 손톱을 만지곤 하였다.
그런데 어느 날 알게 되었다. 다친 헌 손톱이 그냥 빠지는 것이 아니라, 새 손톱이 자라는 만큼 밀려나고 있는 사실을 눈으로 확인케 되었다. 그래서 그 후로는 헌 손톱 빠지는데 마음을 쓰지 아니하고 새 손톱을 기르는 데에 정성을 기울였다.
생각하기를 새 손톱이 잘 자라려면 온몸이 신진대사가 잘 되어 세포 분열이 왕성해져야 할 것이라 여겨졌다. 그런 생각이 들면서부터 냉수마찰을 하고 보건 체조를 하고 콩밥도 꼭꼭 씹어 먹기를 부지런히 하였다.
그러던 어느 날 헌 손톱이 사라져 버리고, 그 자리를 새 손톱이 차지하고 있었다.
그 사건이 나에게 생각을 깊이 하게 하였다. 그리고 스스로 다짐케 하였다. 나는 헌 손톱 빼는 사람이 아니라 새 손톱 기르는 일에 인생을 투자하겠노라는 다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