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의 여성
▲인도의 여성. ⓒPhoto by BBH Singapore on Unsplash
인도는 전통적으로 견고한 가부장제를 유지하는 나라입니다. 그래서 여자는 일생 동안 아버지, 남편, 아들이라는 세 남자를 의지해야 하는 존재라고 가르쳐 왔습니다. 그러나 시대의 변화와 더불어 여성들도 자신들의 목소리를 내고, 자신들의 권리를 찾으면서, 자신들의 삶을 스스로 개척해 나가고 있는데요. 이러한 여성들의 변화를 보여주는 두 편의 영화를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첫 번째 영화인 '당갈'은 2010년 영연방대회에서 인도 여성 최초로 레슬링 55kg급 금메달과 51kg급 은메달을 획득한 기따 포갓, 바비따 포갓 자매의 이야기를 다룬 영화입니다. 두 자매는 손톱에 매니큐어를 칠하고 멋을 내는 평범한 소녀의 삶을 소망하기도 했지만 결국 자신들의 꿈을 이루기 위해서 수많은 남자의 조소와 차별 속에서도 레슬링 훈련을 하여 영연방대회에서 금메달과 은메달을 획득합니다. 이 자매는 실존하는 인물로서 문재인 대통령이 2018년 인도를 방문했을 때 영부인 김정숙 여사가 면담까지 하였습니다.

두 번째 영화인 '시크릿 수퍼스타'는 머리부터 발목까지 전신을 덮는 검은 색의 무슬림 여성의 겉옷 부르카를 입은 14세 소녀가 아버지의 극렬한 반대에도 불구하고 유튜브에서 자신이 좋아하는 노래를 부르며 가수의 꿈을 이루는 영화입니다.

이 두 영화는 새로운 세대의 여성이 남성 중심의 사회적 차별과 폭력에도 불구하고 자신들의 정체성을 발견하고 자신들의 꿈과 권리를 투쟁적으로 획득해 나간다는 공통점을 가지고 있습니다. 두 영화는 중국의 박스오피스에서 1위를 하며 전 세계에서 흥행 수입으로도 엄청난 기록을 남겼는데요. 이러한 분위기는 1인 독재로 치닫는 중국에서 젊은이들의 내부적인 심리를 반영한다고 할 수 있습니다. 문화적인 힘을 이용하는 소프트 파워가 정치적인 또는 폭력적인 힘을 사용하는 하드 파워보다 더 강한 힘이 있는 것은 아닌지 모르겠습니다.

인도에서 여성의 사회적 지위는 결혼과 교육이라는 두 가지 영역과 깊은 관련이 있습니다. 인도는 10년 단위로 인구 센서스를 시행하는데요. 2001년부터 2011년 사이에 이뤄진 인구 센서스에 의하면 힌두 여성의 31.3%, 무슬림 여성의 30.6%가 18세가 되기 전에 결혼합니다. 그중에서 힌두 여성의 6%는 10세가 되기 전에 결혼한다고 합니다. 한편, 크리스천 여성들의 경우는 12%만이 조혼을 합니다. 인도에서는 조혼의 관습 때문에 산모와 유아의 치사율이 높고, 가정 폭력이 빈번해진다는 비판을 받고 있는데요. 2006년 개정된 조혼금지법에 의하면 여성은 18세 미만, 남성은 21세 미만을 결혼 금지 연령으로 지정하고 있습니다. 대략 30%가 되는 조혼 비율은 그 이전의 10년에 조사한 44%에서 상당히 줄어든 수치인데요. 인도에서 여성의 사회적 지위가 변화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한 단면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러한 조혼의 관습은 교육과도 깊은 관련성을 가지고 있는데요. 학교를 다니지 않는 여성의 조혼 비율은 38%이지만, 대학 졸업자의 조혼 비율은 5%로 나타나는 데서 그 증거를 찾아볼 수 있습니다. 결국 교육을 받지 못한 여성이 조혼함으로써 더욱 폐쇄적이고 억압적인 사회적 구조 속으로 들어가게 되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전 세계에서 자살하는 여성의 36.6%가 인도 여성들인 것을 생각하면 이러한 문제가 결코 가벼운 문제가 아닌 것을 짐작할 수 있습니다.

성경은 그리스도 안에서 남자와 여자가 차별이 없다고 말씀하십니다. 또한 남자와 여자가 사랑과 존경의 관계성을 가지고 가정을 세워나갈 것을 가르치고 있습니다. 인간이 세우는 권력 지향적인 사회는 반드시 차별과 억압을 동반할 수밖에 없지만, 그리스도 안에서 이뤄지는 하나님 나라는 눈물을 흘리게 하는 차별이 없는 나라입니다. 하나님의 나라가 오늘날 우리가 사는 삶의 현장에서 이뤄져야 하는 나라이기도 합니다. 두 편의 영화를 보면서 인도 땅에서 하나님 나라의 회복을 위해서 기도하는 시간을 갖는 것은 어떨까요?(연락처 yoonsik.lee2013@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