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진한 목회자들 세우는 ‘목회자세움네트워크’
‘목회자 부부’에 초점, 미주 3곳에서 사역 예정
2박 3일간 모임 후 네트워크 구성해 매달 모임


목회자세움네트워크
▲왼쪽부터 이형로 목사, 이정익 목사, 박노훈 목사. ⓒ이대웅 기자
여러 어려움으로 탈진한 목회자들을 돕기 위한 ‘목회자세움네트워크’가 출범해 국내에 이어 미주 목회자들의 회복을 도울 예정이다.

‘로뎀나무 사역’으로 명명된 이번 미주 일정은 뉴욕과 애틀랜타, 그리고 존 웨슬리의 유적이 있는 사바나 지역 목회자들을 대상으로 9월 10일부터 각각 2박 3일간 차례로 진행된다.

3일 목회자세움네트워크(이하 네트워크) 이사장 이정익 목사(신촌성결교회 원로)와 대표 이형로 목사(만리현성결교회), 박노훈 목사(신촌성결교회 담임)는 이에 대해 설명하는 시간을 가졌다.

먼저 박노훈 목사는 “네트워크는 천사가 엘리야를 일으키는 열왕기상 19장 5절에서 유래, 낙심하고 절망하고 번아웃되고 방향을 잃고 힘을 잃은 목회자들을 일으키는 사역을 하고자 한다”며 “로뎀나무 아래 누워있었던 엘리야를 생각하며, ‘로뎀나무 사역(Juniper Tree Ministry)’으로 이름지었다”고 소개했다.

이정익 목사는 “개척교회 목회자들 중 탈진한 분들을 보면서 평소 애석하게 생각해 왔다. 목회는 건물이 아니다. 월세를 못 내고 생활비가 적은 것이 문제가 아니다. 처음 소명을 잃어버린 것이 문제”라며 “소명을 잃어버리니 목회를 헤맬 수밖에 없다. 은퇴 후 이런 목회자들을 세워주는 일을 해야겠다는 생각으로 목회에 열중하는 몇몇 목회자들과 뜻을 합해 네트워크를 구성했다”고 밝혔다.

이 목사는 “작은교회 목회자들을 위한 사역은 주로 여러 목회자들을 불러모아 일방적으로 강의하는 세미나 형식이었는데, 저희는 목회자 부부 10-15쌍과 함께 숙식하면서 처음 부름받았을 때의 감격과 목회의 목적을 회복하는 일을 중점으로 삼고자 한다”며 “저는 울타리가 되고, 이형로 목사님이 대표를 맡아서 함께하는 목회자들과 진행할 것”이라고 전했다.

이형로 목사는 “현대 목회자들에게 가장 치명적인 위험 두 가지는 고립과 탈진이다. 목회도 혼자 하면 빨리 갈 수 있을지 모르지만, 함께 하면 멀리 갈 수 있다. 목회는 장거리 경주”라며 “고립의 결과가 탈진이다. 그러다 보면 다시 일어서기 어려운 상황까지 이르는 비극에 처할 수 있다. 이 2가지 위험을 예방하고, 이미 좌절에 빠진 목회자들을 도와서 세우는 일을 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이들은 미주에서 2박 3일간 목회자에게 초점을 맞춘(Focusing Pastor) 강의와 소그룹 나눔을 진행하게 된다. 먼저 과거를 깨우는데, 인생 여정표를 만들게 하고 지금까지 만난 사람과 전환점, 위기, 고통과 아픔 등이 하나님의 은총이었음을 깨닫게 한다.

이후 자신을 부르신 독특한 목적과 개인적 비전을 발견하게 한다. 핵심가치와 비전, 성경적 목적을 발견하게 해 그 방향으로 나아가 미래를 깨우는 일을 한다. 그렇게 개인의 소명을 발견할 수 있도록 멘토링을 실시한다.

강사는 이형로 목사와 박노훈 목사를 비롯해 최종명 목사와 장애영 사모(하나교회), 임채영 목사(서부교회) 등이 나선다. 이들은 함께 모인 지역 목회자들과 네트워크를 형성해 매달 한 차례 한 달간의 삶을 돌아보고 나누며 서로 멘토링하면서 동역하는 ‘리포커싱(Re-Focusing)’ 모임을 갖게 된다.

박노훈 목사는 “네트워크 사역의 특징은 모두 자비량으로 이뤄진다는 것이다. 강사 목사님들이 강의료를 받지 않고, 오히려 돈을 모아 참석하는 목회자 부부들에게 숙식을 제공한다”며 “그리고 매달 이어지는 리포커싱 모임이 있기 때문에, 함께 바른 길을 힘내서 갈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이정익 목사는 “지역마다 지친 목회자들끼리 모여 성경공부도 하고 나누는 소모임이 있다. 이렇게 진지한 분들을 대상으로 섬기고자 한다”며 “지친 분들을 회복시키는 것이 우리의 사명이다. 동참하는 분들도 유명한 분들이 아니라, 조용하게 목회에 열중하시는 분들”이라고 했다.

또 “혼자 목회해서 고립되는 게 아니라, 목회가 안 되니 바깥으로 나가지 못해 고립되는 것이고, 그러다 보면 자꾸 도피하고 소외되고 은둔하게 된다. 그러면 가정에까지 위기가 찾아온다”며 “그런 분들을 끌어내 마음을 열게 하고 대화해서 닫힌 마음을 열게 하고 숨겨진 마음을 풀어내 회복시키는 것이다. 생활비 조금 지원한다고 되는 일이 아니라, 근본적 문제를 해결해 주고자 한다”고 전했다.

이 목사는 “한국교회에 수많은 세미나가 있지만, 정보 제공과 프로그램 전수 등이 주 목적이다. 이는 어느 정도 규모 있는 교회에 필요하지, 개척교회에는 별 영향이 없었다”며 “목회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방법이나 수단, 정보가 아니라, 목회자 자신과 사모가 세움받는 일이라는 원리를 갖고 진행된다”고 강조했다.

이형로 목사는 “사역의 목적은 교회 부흥과 성장이 아니라, 목회자들을 세우는 것이다. 부흥과 성장도 결국은 목회자들의 심령 부흥에서부터 출발하기 때문”이라며 “목회자 부부에 초점을 맞춰, 그들이 과거를 돌아보고 미래를 바라보면서 현재를 세워주고자 한다. 모르니 배우라는 식이 아니라, 함께 공감하고 아파하고 서로를 위해 기도하고 붙들어주려는 것”이라고 했다.

이 목사는 “탈진은 결국 고립에서 온다. 혼자 열심히 앞만 보고 달리다 보니, 달릴수록 지치고 피곤해진다. 네트워크를 강조하는 이유도 서로 멘토링하고 코칭하면서 위로하고 격려하기 위함”이라며 “목회가 힘들어지면 가정생활도 힘들어지는데, 부부가 함께 회복을 경험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