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음표 소녀 앞으로 참고 중복 요청 문제 응답 작업 중요성 기대 질문 정보 우리 아이 왜 이럴까요 이중성 양면성 궁금 김충렬
코를 자주 후비는 아이들이 있다. 아무데서나 무의식적으로 코를 자주 후비는 것이다. 이런 아이들은 때와 장소를 가리지 않고 코를 후비므로, 주변 사람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만든다.

이런 행동은 단순한 습관을 넘어 매우 심리적 측면이 있기에, 적절히 대응하여 개선해 주어야 한다. 코를 후비는 아동은 습관이 굳어진 아동, 불안한 심리를 가진 아동, 콧속 여건이 원만치 않은 아동이라는 특징을 갖는다. 이들의 심리적 원인에 대해 몇 가지를 생각해 보자.

1. 긴장과 불안 상태

코를 후비는 행위는 매우 심리적인 것으로, 긴장 해소의 일환이다. 정신분석학에서는 이를 손가락 빨기와 손톱 깨물기의 중간 정도로 보고 있다.

이런 아동은 부모가 아무리 주의를 주어도, 여간 해서 고치지 못하는 측면이 있다. 이런 행위는 대개 무의식적이기 때문인데, 무의식적인 행동은 심리적 불안을 해소하는 행위로 보는 것이다.

코를 후비는 행동은 대개 신경질적인 아이가 마음이 안정되지 못했을 때 나타난다. 이런 아동에게 코를 후비는 행위는 일종의 불안해소, 긴장해소의 안전판 역할이다.

그래서 단순히 금지한다면, 불안이나 긴장을 풀 자리가 없어져 더욱 심해지거나 다른 증상을 나타내기도 하므로, 단순히 눈앞의 버릇을 고치는 데만 열중하지 않도록 해야 한다.

아동은 구순의 긴장을 해소하고 쾌락을 만족시키려 하며, 이러한 행동은 특히 거부당할 때나 혼자 내버려둘 때 유발된다. 구강 활동에서 얻는 쾌락은 지식 습득이나 소유에서 얻어지는 쾌락과 같은 활동으로 대치될 수 있다.

그렇게 충분한 만족을 얻은 아동은 자라서 낙천적이며 조바심이 없고 음식을 즐기는 성격의 소유자가 된다. 반대로 충분히 만족을 얻지 못하고 자라난 아이는 의타심이 많고 비꼬기를 좋아하며 언쟁을 즐기는 성격이 된다. 그것은 깨무는 행위를 통해 일어나는 구순의 공격성이 자라서 풍자, 조롱, 야유 등, 말로써 물어뜯는 어른이 된다는 데서 연유한다.

2. 감각에 치중하는 상태

코를 자주 후비는 행동은 감각적인 행동 추구에서 이해된다. 감각적 행위란 아동의 욕동적 측면을 상정한다. 코를 후비는 행동은 빨기와 비슷한 점이 있어, 역시 일종의 쾌감 같은 것이 따르면서 손톱 깨물기와 같은 징후로 보는 시각이다.

아동의 욕구 불만은 대개 감각적인 빨기의 형태로 나타난다. 이런 감각적 빨기의 구체적인 사례는 어린이의 ‘엄지손가락 빨기’이다. 이 ‘엄지손가락 빨기’는 프로이트에 의하면 유아기에서부터 나타나 성숙기에도 계속될 수 있으며, 심지어 평생 지속될 수도 있다고 한다.

그 이론적 뒷받침은 린드너(A. Lindner)에 의한 것으로, 유아원이나 보육학교에서 관찰된 사례이기도 하다. 헝가리 소아과 의사인 린드너는 엄지손가락 빨기에 대한 연구를 했으나 프로이트는 이를 성적 행동으로 보게 되었고, 나아가 성적 불만족을 표현하는 경우로 보았다.

대부분의 신경성 불면증의 원인도 이런 성적 불만족과 관계되고 있으며, 따라서 질이 안 좋은 보모들이 잠이 오지 않는 아이의 성기를 쓰다듬어 잠을 재운다는 구체적인 실례를 들었다.

아동의 감각적 빨기는 성적 행동으로서, 순전히 신체의 어느 한 부분으로 대상이 변해가는 특징을 보인다. 이런 행위는 훗날 성인이 되었을 때 다른 행동을 유발하게 된다.

그러니까 이런 아동은 성인이 되었을 때 키스를 몹시 즐기거나 성도착적인 키스를 하는 경향을 보이게 될 것이고, 남성이라면 음주와 흡연에 강한 동기를 갖게 될 것이다.

그러나 억압이 뒤따른다면, 그들은 음식에 혐오감을 느끼고 히스테리성 구토를 일으킬 수도 있다. 억압이 입술 부위에 의해 제공되는 두 가지 목적 때문에 영양 섭취본능에까지 확장되기 때문이다.

식사장애, 즉 목구멍의 수축과 구토로 고통받는 여러 명의 여성 환자들은, 어린 시절 심각할 정도로 빠는 행위에 탐닉했던 경험을 가지고 있었다고 한다.

3. 긍정에너지 결핍

코를 자주 후비는 아동은 심리적으로 불안한 상태에 있다고 보아야 한다. 전술한 긴장의 문제도 불안의 결과이기 때문이다.

불안 증상은 이미 긍정에너지의 결여, 즉 긍정에너지의 저하를 나타낸다. 아동이 자신의 존재에 대해 그다지 긍정성을 갖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처럼 긍정에너지의 저하는 아동으로 하여금 대개 자신의 결핍, 자신이 중요하지 않음, 자신의 의미없음과 직면하게 만든다. 그리고 이러한 긍정에너지의 저하는 사실상 아동에게는 견딜 수 없는 생각에 대한 거부이며, 그것을 보상하려는 시도이기도 하다.

이런 증상은 물론 병리적 현상으로서는 존재의 박탈감과 다르지 않지만, 여기서의 박탈은 부모로부터 긍정적인 에너지를 받아서 만들지 못한 박탈감이라는 점이다. 아동이 스스로 자신을 귀한 존재라고 생각할 수 없는 결과이기 때문이다.

이런 아동의 박탈감은 대개 자신이 스스로 행동한 어떤 것 때문이 아니라 그 자신이 타인에게 가치 없는 존재라고 느껴진 결과인 것이다.

김충렬
▲김충렬 박사. ⓒ크리스천투데이 DB
4. 정리

코를 후비는 아동을 둔 경우에 해당되는 부모라면, 전술한 원인을 참고해 반성할 필요가 있다. 부모가 올바르게 양육을 한다 해도, 원인이 될 만한 조건이 얽혀 있기 때문이다. 부모가 자신을 냉정하게 분석해야 개선 가능성이 보인다.

김충렬 박사(한국상담치료연구소장, 전 한일장신대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