콘텐츠가 왕이라면 컨텍스트는 신이다 4차 산업혁명 시대
콘텐츠가 왕이라면 컨텍스트는 신이다

박창규 | 클라우드나인 | 468쪽 | 23,000원

세계경제포럼은 2016년 1월 열린 다보스포럼에서 4차 산업혁명을 화두로 제시했다. 4차 산업혁명은 이제 피해 갈 수 있는 문제가 아니다. 지금 우리는 4차 산업혁명 시대에 살아가고 있고 앞으로 더 많은 변화를 경험하게 될 것이다.

문제는 4차 산업혁명에 대해 많은 책들이 나오고 이야기는 난무하지만, 정작 4차 산업혁명이 무엇인지 정확하게 알고 있는 사람이 많지 않다는 것이다.

대부분 사람들은 4차 산업혁명이라고 하면 인공지능, 사물인터넷, 빅테이터, 로봇, 가상현실 정도를 떠올린다. 하지만 이런 것들은 ‘컨텍스트’가 지배하는 4차 산업혁명 시대에 필요한 기술일 뿐, 4차 산업혁명 시대를 의미하는 것이 아니다.

이것을 주장하고 있는 책이 바로 《‘4차 산업혁명 시대: 콘텐츠가 왕이라면 컨텍스트는 신이다》라는 책이다.

책의 저자인 박창규 교수는 서울대 섬유고분자학과를 졸업했고 동 대학원에서 ‘의류 공정에서의 CAD/CAM 시스템’과 ‘3D 화상분석 및 인공지능’분야에 관한 연구로 석사학위와 박사학위를 받았다.

2012년과 2017년 세계 3대 인생사전 중 하나인 국제인명센터 IBC에서 ‘세계 100대 공학자’에 선정됐다. 현재 건국대 유기나노시스템공학과 교수이자 건국대 유비쿼터스정보기술연구원 원장으로 재직하고 있다.

4차 산업혁명, ‘옷’으로 쉽게 설명해
산업 발전에 따라 옷 제작 주체 변화
4차 산업혁명은 ‘엄마 기계’ 시대로

2016년 세계경제포럼에서는 4차 산업혁명을 이렇게 정의했다. “디지털 혁명에 기반하여 물리적 공간, 디지털적 공간 및 생물학적 공간의 경계가 희석되는 기술융합의 시대”.

전문가들에게는 이해가 될지 모르겠지만 보통 사람들에게 이해가 어려운 정의이다. 그런데 저자는 이 책에서 산업혁명에 대해 ‘옷’을 예로 들어, 모든 사람들이 이해할 수 있도록 쉽게 설명하고 있다.

산업혁명 이전은 ‘엄마(Umma)’의 시대이다. 엄마가 수작업으로 만들어주는 시대였다. 엄마는 아들의 체형이 어떤지, 무슨 옷을 좋아하는지, 무슨 원단을 좋아하는지, 피부에 알레르기는 없는지, 무슨 색상을 좋아하는지, 어떤 스타일을 좋아하는지, 그리고 어디를 주로 다니고 누구를 만나는지 안다. 그런 엄마가 자녀만을 위한 세상에서 단 하나뿐인 옷을 만들어주었다.

1차 산업혁명은 ‘기계(Machine)’의 시대이다. 옷을 기계가 만들어 주었다. 18세기 중엽 영국을 중심으로 증기기관이 기폭제가 되어 동력이라는 개념이 만들어졌다. 이는 인간의 노동력을 대체하는 수단으로 사용됐다. 이때 면직물의 대량생산 제조업이 등장했다. 다만 이때부터 엄마가 만들어주던 ‘나만의 옷’이라는 개념은 사라지고, 똑같은 옷들을 찍어내는 개념이 만들어졌다.

2차 산업혁명은 전기 에너지가 공급되는 ‘전기 기계(Electric Machine)’의 시대이다. 옷을 전기 기계가 만들어주었다. 주로 석유에서 추출된 화학물질을 사용해 전기 에너지를 생산하는 동력의 기술 혁신으로, 증기기관이 전기 에너지에 의한 모터기관으로 대체되었다. 이때부터 똑같은 옷의 대량생산이 본격화되었다.

3차 산업혁명은 컴퓨터나 인터넷이 장착된 ‘자동화 기계(Automatic Machine)’의 시대이다. 옷을 자동화 기계가 만들어주었다. 소위 디지털 혁명이 일어나는 시점이다. 마이크로프로세서, 전자회로, 정밀제어 등 컴퓨터와 인터넷 기술 혁신으로 모든 산업에서 정보화 생산이 일어난 온라인을 통한 문화, 서비스, 네트워크, 커뮤니케이션 등 IT 산업이 급속히 발전한다. 오늘날 우리가 살고 있는 세상이다.

4차 혁명은 ‘엄마 기계(Umma Machine)’의 시대이다. 여기서 ‘엄마 기계’란 엄마의 특성을 가진 각종 시스템, 장치, 소프트웨어 등을 총칭한다.

로봇 설교
▲로봇 설교가 ‘BlessU-2’. ⓒ유튜브 캡처
‘엄마’의 특성은 무엇인가? ‘엄마’는 아들의 옷을 만들 때 아들의 성향, 선호도, 주변 상황 등을 고려해 최적화된 옷을 만든다. 이 때 엄마가 고려하는 것이 바로 아들의 컨텍스트(context), 즉 의도, 맥락, 환경 등이다. 아들이 무슨 옷을 좋아하는지, 옷을 입고 누구를 만나는지, 어디를 가는지를 고려해 최적화된 옷을 만든다.

그냥 막연히 보편적으로 좋은 옷을 만드는 것이 아니라, 그 대상의 컨텍스트에 따라 가장 좋은 옷을 만든다. 산업혁명 이전 시대 인간인 ‘엄마’가, ‘엄마 기계’로 진화하는 것이다. 결국 ‘엄마 기계’가 가져올 혁명적 변화의 시대, 이것이 바로 4차 산업혁명이다.

그래서 저자는 4차 산업혁명을 맞이하는 키워드가 되는 단어는 ‘근면, 성실’을 넘어, ‘혁신, 개척, 과감, 도전 확신, 개방’이라고 말한다.

이 책은 3장으로 구성되어 있다. 1장에서는 4차 산업혁명과 도전에 대한 내용을 다루고 있다. 이 장에서 저자는 4차 산업혁명의 배경과 4차 산업혁명이 가져올 변화들 설명한다. 또한 4차 산업혁명 시대에 벌어질 일들과 4차 산업혁명 시대의 잠재적 리더들에 대해 서술하고 있다.

그러면서 저자는 지금까지 우리나라는 1-3차 산업혁명을 겪으면서 관객에 불과했는데, 적어도 4차 산업혁명 시대의 주인공이 되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2장에서는 패션산업이 4차 산업혁명의 롤모델이라는 것을 이야기 한다.

저자가 이렇게 이야기하는 것은, 지금 패션 산업이 가장 앞장서서 4차 산업혁명을 추진 중이기 때문이다. 또한 저자가 공학도지만 패션전문가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산업혁명을 설명할 때도 옷을 예로 들어 쉽게 설명해준 것이다. 3장에서는 4차 산업혁명 가운데 우리가 할 일에 대해 구체적으로 기록해 놓았다.

교회, 시대 맞게 변하지 못하고 있어
교회의 본질이야 변해선 안 되겠지만
시대 따라 콘텐츠와 컨텍스트 변해야

저자는 4차 산업혁명 시대는 소비자가 중심이 되는 사회이며, 각자에게 맞춤형 서비스가 제공되는 시대라고 말한다. 개인화 생산 시스템처럼 이제는 소비자가 직접 내가 원하는 것을 디자인하는 시대가 되었다는 것이다.

시대는 너무나 빨리 변하고 있다. 하지만 시대에 맞게 변하지 않는 곳이 있다. 바로 교회다.

예전에는 교회가 시대를 이끌어 나갔다. 지금은 시대와 세상에 끌려가고 있다. 교회는 시대를 잘 읽을 줄 알아야 한다. 특히 교회 리더들은 시대의 변화에 민감해야 한다. 4차 산업혁명 시대는 소비자가 중심이 되는 시대이기에, 설교는 설교자 중심이 아니라 성도 중심으로 바뀌어야 한다.

《설교는 글쓰기다》에서 김도인 목사는 목회자들이 시대의 흐름을 제대로 읽지 못함을 지적한다. 그리고 설교자들이 그동안 청중들을 무시했다고 하면서, 시대의 흐름에 맞게끔 이제 설교자 중심의 설교가 아니라 청중 중심의 설교를 해야 한다고 이야기한다.

교회가 가져야 한 본질은 변하면 안 된다. 하지만 시대에 따라 콘텐츠와 컨텍스트는 변해야 한다. 시대를 읽지 못하면, 교회는 뒤처질 수밖에 없다.

이재영 목사
대구 아름다운교회 담임
저서 ‘말씀이 새로운 시작을 만듭니다’, ‘동행의 행복’

출처: 아트설교연구원(대표: 김도인 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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