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복절 남가주
▲남가주 기독교교회협 광복 74주년 기념예배에서 만세 삼창을 외치는 참석자들 ⓒ미주 기독일보
미국 남가주기독교교회협의회(이하 남가주교협, 회장 한기형 목사)와 대한인국민회 기념재단(이사장 권영신 장로)이 공동 주최한 광복 74주년 기념예배 및 축하음악회가 현지시간 지난 11일, 시온성결교회(담임 최경환 목사)에서 진행됐다.

이날 기념예배 참석자들은 대한민국의 광복 74주년을 축하하고 어려운 조국의 상황을 돌아보며 하나님의 인도하심을 간구했다. 또 일제 치하의 잔혹한 종교 탄압 가운데서도 구국(救國) 운동에 목숨을 내어놓았던 순국선열들의 믿음을 쫓아 '위기에 처한 조국을 위해 해외 한인 디아스포라 교회가 일어나 기도하기로 결의'를 다지는 시간이었다.

이날 '하나님의 선택된 우리나라'(시편 33:12)라는 제목으로 설교한 최경환 목사는 "일제 치하에서 우리나라가 독립이 될 것이라고 생각한 사람들이 많지 않았지만, 이스라엘의 독립을 위해 고레스 왕을 준비하셨듯, 하나님께서는 우리나라와 민족을 택하시고 자유를 얻게 하셨다"라며 "좌우의 이념을 떠나 대한민국이 건국의 정신을 따라 하나님 편에 서는 나라가 돼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최 목사는 이어 최근 연일 불거지고 있는 한일 갈등을 언급하며 "일본 문제는 감정으로 해결할 문제가 아니"라며 "북한의 계속되는 도발과 한반도를 둘러싼 강대국 사이의 긴장 고조 등 어려운 조국의 상황을 냉철히 돌아보며 함께 뜻과 지혜를 모아 기도해야 할 때"라고 덧붙였다.

인사말을 전한 대한인국민회 권영신 장로는 "일본 정부가 독일의 전례를 쫓아 진심으로 과거사를 사죄하고, 피해자들에 대한 위로가 이뤄지길 소망한다"며 "광복 74주년을 계기로 일본의 잘못된 역사관을 바로 세우는데 앞장설 수 있기를 바란다"라고 전했다.

이날 특별 순서로는 도산 안창호 선생의 막내 아들 랄프 안 씨가 나서 광복절을 회고했다.

안 씨는 "기독교인들의 독립운동은 비폭력을 바탕으로 자유와 평등을 강조한 운동이었으며, 이러한 기독교인들의 신앙과 생각은 임시정부의 헌법에 집약되어 있고, 현재 우리가 누리는 대한민국의 기초가 됐다"며 "독립운동가들의 신앙을 따라 오늘의 기독교인들도 자비와 양심, 관용으로 나아가야 한다"라고 말했다.

서면으로 축사를 보낸 김완중 LA 총영사는 "우리나라는 경제발전과 민주화를 동시에 달성하면서, 원조를 받는 나라에서 원조를 주는 나라로 전환하는 등 국제사회의 모범적인 일원이자 주역이 됐다"며 "이러한 성과에는 미주 지역 동포들의 후원도 중요한 역할을 했다"라고 평가했다.

역시 서면으로 축사한 민주평통 LA협의회 서영석 회장은 "어려움에 있는 조국에 대한 사랑과 특별한 기도가 절실히 요구되는 시점"이라며 "역사를 잊어버리면 반복된 불행을 맞는다는 교훈을 기억하며 독립운동의 정신과 긍지를 후손들에게 물려주어야 한다"라고 전했다.

남가주교협 한기형 목사는 "오늘날 조국의 상황은 강대국의 세력 다툼에 휩쓸렸던 후한 말의 상황과 흡사하다"며 "'용서하되 잊지는 말자'(Forgive without forgetting)는 넬슨 만델라 전 남아공 대통령의 말을 기억하며, 미주 동포들이 조국의 발전과 비전 있는 통일로 주변국과 상생하는 역할을 감당하길 바란다"라고 전했다.

한편 안신기 목사(남가주교협 총무)의 사회로 시작된 예배는 남가주 목사회 회장 김관진 목사가 기도하고 남가주교협 부회장 김순옥 목사가 성경을 봉독했다. 설교에 이어 남가주교협 부회장 임경해 권사가 헌금기도를 했다. 축사에 이어 광복절 노래합창, 광복회장 박영남 목사의 만세 삼창과 이정근 목사의 축도로 1부 예배를 마쳤다. 2부 축하음악회에는 남가주 장로성가단, 에버그린 여성합창단, 한아름혼성합창단, 소프라노 그레이스 김, 테너 이준실 씨가 연주하며 자리를 빛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