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신대 이재서 총장
▲남가주 기독교계 언론사 간담회에서 답변하는 이재서 총신대학교 신임 총장 ⓒ미주 기독일보
미국 남가주를 방문한 이재서 총신대학교 신임총장이 학내 사태로 내홍을 겪은 총신대를 바로 잡을 방안으로 "성경적 진리와 바른 경영"을 내세웠다.

이 총장은 현지시간 지난달 30일 오전 미주 복음방송(대표 이영선 목사)에서 남가주 기독교계 언론사 간담회를 갖고 "(총신대 사태는) 과정의 문제였다. 결과를 위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 것은 옳은 성경적 진리가 아니다. 과정이 하나님 보시기에 온당하지 않았다"며 "(임기 동안) 엄청난 업적을 남길 자신은 없지만, 학교를 바르게 경영하겠다"고 말했다.

이 총장은 "두 달 밖에 되지 않았지만, (총장의 권한으로) 그렇게 많은 일을 할 수 있는지 몰랐다"며 "어떠한 부당한 일도 하지 않을 것이며, 4년 동안 이것만 해도 총신의 문제는 해결되고 상당부분 개선 될 것으로 본다"고 했다.

그는 "(지난 학내 사태로 인해) 총신대가 사회적 신뢰 그리고 합동 소속 교회와 성도들의 신뢰를 잃었다"며 "총신대 정상화를 위해 교단과의 유기적인 관계 회복, 비정치적이고 학교를 사랑하는 정이사회 구성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이 총장은 또 "(그동안) 학교 경영자가 총회라는 엄청난 힘 아래, 교단 정치인들의 눈치를 보며 (학교를) 운영해 왔는데, (이제는) 소신껏 하려고 한다"며 "총장이 사심 없이, 공의롭게 윤리 경영을 펼치면 주변에서도 진정성을 알아주지 않을까 싶다"고 덧붙였다.

이재서 총장은 총신대가 직면한 어려움을 토로하며 학교 정상화를 위한 쇄신 의지도 표명했다.

그는 "지난해 C등급이었던 교육부의 학력 평가를 올해는 그마저도 받지 못했다. 정부의 재정 지원을 받지 못하는 상황에서 학생 정원 감소, 교수 인력 충원 등 어려운 일들을 넘어서야 한다"며 "혹자는 '총신대가 바닥까지 내려왔으니 이제는 올라갈 일만 남았다'고 하던데, 학교 내막을 파악해보니 위기가 계속 되면 총신대는 한없이 추락할 수 있기 때문에 총장으로서 운영을 잘해야 한다"고 했다.

이 총장은 이어 "총신대는 합동이라는 교단의 큰 배경 속에서 수많은 노회와 교회가 있다 보니, 학문의 중심이 아닌 정치의 중심지가 되어 외풍에 시달려왔고, 지금도 마찬가지"라며 "공정·투명·소통을 바탕으로 총신의 실추된 사회적 위상을 회복하고, 철저히 법과 규정을 따르는 원칙 준수로, 교단과 지역교회, 사회가 진정으로 필요로 하는 목회자와 지도자를 양성하기 위해 총력을 다할 것"이라고 밝혔다.

또 자신을 "밀알맨"이라고 소개한 이 총장은 "총장 선출 과정에서 '시각 장애인이 어떻게 총장을 할 수 있느냐?'와 같은 사회적 편견을 마주할 때마다 가슴이 아팠는데, 총장으로 선출된 후 수 많은 장애인과 장애인 가족들에게 연락을 받았다. '가슴에 맺힌 한이 풀렸다'고 말하는 분들도 있었다. 장애인들이 넘을 수 없고, 뚫을 수 없었던 사회적 벽을 넘어, 희망의 메시지를 전했기 때문에, 장애인들이 가진 기대를 끝까지 붙들 수 있도록 총장직을 잘 수행해야 한다"고 힘주어 말했다.

한편 1953년 전라남도 순천에서 출생한 이재서 신임 총장은 15세에 중도실명한 1급 시각장애인으로 서울맹학교 시절 여의도광장에서 열린 빌리그레함 목사 집회에 참석해 하나님을 만난 뒤 일생을 장애인 선교에 헌신하기로 결단했다고 한다.

1979년, 총신대학교 3학년 재학 시절 장애인 선교 단체인 한국밀알선교단을 설립해, 40년 동안 이끌었다. 1996년부터 총신대 교수로 재직하다 지난해 정년 퇴임했다. 총신대 최초 비(非)신학과 출신이자 최초 시각 장애인 교수 출신 총장으로 화제를 모았으며, 총장 임기는 2023년 5월까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