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음표 소녀 앞으로 참고 중복 요청 문제 응답 작업 중요성 기대 질문 정보 우리 아이 왜 이럴까요 이중성 양면성 궁금 김충렬
지나치게 꼼꼼한 아이들이 있다. 지나치게 세밀하고 유연성이 없는 것이다. 너무 세심하여 주변 사람들을 피곤하게 하고, 대응이 느리므로 상황에 적절하게 대응하지 못한다. 이는 단순히 성격의 문제로 간단하게 볼 것이 아니라, 큰 심리적 장애로 갈 수 있기에 서둘러 개선해야 한다.

이런 시각에서 지나치게 꼼꼼한 아동은 신경이 예민한 아동, 행동이 느린 아동, 완벽주의적인 성향을 가진 아동이라는 특징을 갖는다. 지나치게 꼼꼼한 아동의 심리적 원인으로 다음 몇 가지를 생각해 보자.

1. 유연성이 결여된 상태

지나치게 꼼꼼한 아동은 유연성이 결여된 반응을 나타낸다. 모든 일에 엄격하고 치밀하게 반응하다 보니, 갈등하고 불안하여 외부에서 일어난 것을 마음으로 수용하거나 용납하는 것이 잘 되지 않는다.

이들에게 유연성이 결여된 반응은 한편 잘하는 것으로 오해되기도 한다. 매사에 엄격하고 철저하게 행동하는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이런 현상이 사회적으로 용납되는 승화된 형태로 변모되면, 매사에 계획적이고 탐구적이면서 주의성이 깊고 단정하거나 청결하다는 긍정적인 평가를 받게 될 것이다.

그러나 이들의 유연성 결여는 정신이 이완되지 않는 상태이므로, 모든 정신이 집중되면 정신생활이 방해되기에, 자기의 능력을 발휘하지 못하여 정신적 고통과 괴로움을 받게 된다.

이런 유연성이 결여된 반응이 점차 강박적으로 되기 시작하면, 바로 강박충동을 유발시키는 원인이 된다. 강박적인 충동은 하루에 수십 번 손을 씻는 것 같이, 어떤 행위를 자꾸 반복적으로 시도하게 만드는 불가항력적인 심리적 세력이기 때문이다.

이는 마치 식탁 위에 수저나 젓가락이 잘못 놓인 것을 참지 못하거나 손님의 재떨이를 계속 깨끗이 치우는 주부와 같다. 여류 사업가는 서류를 책상 위의 깨끗한 파일 속에 가지런히 정리하고, 뾰족하게 깎은 연필 몇 자루를 가지런히 놓아두지 않으면 어떤 일도 할 수 없.

이런 것이 아동에게 나타난다면, 아마도 그 아동은 보도 위의 틈을 밟고 걸어가야 직성이 풀릴 것이다.

2. 긍정에너지가 결여된 상태

지나치게 꼼꼼한 아동은 자기와 관련된 주변을 최상의 상태로 유지하려 한다. 주변을 최상의 상태로 정리하여 자신의 존재를 가치 있게 보이려 한다. 이런 심리는 사실상 자신에 대한 존재의 가치를 요구하는 것이나 다름없는 것이다.

아마 인정받지 못한 아동의 초기 경험에서 부정적 자기감이 우세하게 형성되는 과정이라 볼 수 있기 때문이다. 이런 심리의 내면에는 무가치감, 그리고 타인에게 긍정적 태도를 불러일으키지 못하는 무능력을 극복하기 위해 의도된 복합적인 과정이다.

아동에게 이러한 부정적 태도가 형성되면, 이후에 만족스런 대인관계를 맺을 수 없게 된다. 이로써 자신은 온전한 인간이 아니라고 생각하게 되고, 이것은 적응적인 모든 노력을 불가능하게 만들어 불안을 만들어내는 것이다.

이는 꼼꼼한 사람은 누구라도 자기체계, 자신의 방어체계, 즉 비난체계 안으로 계속 끌어들이는 이유이다. 이로써 지나치게 꼼꼼한 아동은 이제 막강한 지배력을 행사하며, 거기에 굴복하는 사람과만 관계하게 될 것이다.

흔히 지나치게 꼼꼼한 아동에서 막강한 힘에 대한 추구는 비난하는 가상의 사람에 대한 일종의 역공격이지만, 이들의 무가치감에 대한 자각은 치명적인 자기체계의 결핍을 나타내는 심각한 불안을 초래하게 된다. 그 결과 지나치게 꼼꼼한 아동은 행동할수록 더욱더 불안을 경험하게 될 것이다.

3. 열등감이 높은 상태

열등감이 높으면 유연성이 떨어지면서 완벽주의적 성향이 증가한다. 이런 경우 지나치게 꼼꼼한 아동의 열등감은 지배력으로 나타난다. 이들의 하는 체 하는 현학적이고 완벽주의적인 특성은, 모두 지배력의 한 표현이기 때문이다.

중요한 것은 이런 지배력이 사실상 열등감에 그 뿌리를 두고 있다는 사실이다. 열등감은 지나치게 꼼꼼한 아동, 분열증, 그리고 편집증 등에서도 매우 밀접하게 관련되며, 사실 몇 가지 동일한 발생적 뿌리를 공유되는 현상이다.

이런 아동은 대개 긴장되어 있고, 심리적으로는 매우 위협받고 있으며, 그리고 자기의 상실과 모든 개인적 가치의 파괴를 포함하는 근저에 있는 열등감에 직면해 있다.

이런 아동은 증상을 해결하려는 방법으로 자기를 포장하려 한다. 이는 위니캇이 말한 ‘거짓 자기’를 표현하는 방법으로서 겉보기에 정상적으로 행동하는 것으로 보이려 한다. 내면에 있는 진정한 참 자기를 감추고 겉으로는 자신이 아닌 가짜 자기를 드러낸다는 점에서다.

이런 분위기에서 성장하는 아동은 겉으로는 자율적인 것 같지만, 내면에서는 자율성을 갖지 못하며, 그리고 타인들과의 관계에서 자신의 분리됨을 두려워하고, 한편으로는 타인과의 관계에서도 정상적으로 관계하는 경험을 하기 어렵게 된다.

이들의 개인적인 열등감, 무가치감, 그리고 종종 느끼는 외로움은 때때로 견딜 수 없는 것이 된다는 점에서다. 지나치게 꼼꼼한 아동은 열등감에 의한 피해자인 줄 모르다가, 나중에는 점차로 가해자로 변한다.

가치감은 강박적으로 타인을 비난함으로써 보호되는 것이다. 이런 이유로 이들의 안전은 그가 박해받는 존재라는 인식에 의해 위협을 받지만, 다른 한편 비난의 전이는 감당할 수 없는 약함의 감정을 덮어 준다.

김충렬
▲김충렬 박사. ⓒ크리스천투데이 DB
4. 정리

지나치게 꼼꼼한 아동을 둔 경우의 부모라면, 전술한 심리적 원인을 참고해 스스로 반성할 필요가 있다. 부모가 올바르게 양육을 해도, 반드시 원인이 될 만한 조건이 얽혀 있기 때문이다. 부모가 자신을 냉정하게 분석해야, 개선 가능성이 보인다.

김충렬 박사(한국상담치료연구소장, 전 한일장신대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