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마루서신
▲산마루예수공동체의 십자가 그림자 ⓒ산마루서신
일본과 갈등이 유발되면

이 땅엔 결사항쟁의 분위기가 무르익습니다.  
모두가 애국자가 되고
투사가 되고 의사가 됩니다.
정권 담당자는 자신의 실정을 살피지 않아도
될 만큼 국민들은 눈을 감고 밖으로 돌을 듭니다.   

제가 겪었던 이전의 대일항쟁의 격한 분위기는
1981년 일본의 교과서 왜곡사건이 터졌을 때입니다.
신군부에서는 극일을 외치며
정치적으로 일정 기간 반일감정을 이용하였습니다.

당시 담임 전도사 시절이었던 저 역시 애국투사의 마음으로
신군부에 의해 해직당한 존경하던 김용준 선생님(고대 화학과)을
모시고 강연을 들었습니다.

당시 우리들은 대학원생들과 도시 노동자들이 중심이 된
한 줌밖에 아니 되는 작은 개척교회였습니다.
하지만 가슴만은 믿음과 정의감에 뜨거웠던 교회였습니다.

김용준 선생님은 항일감정으로 뜨거워진 우리를 향해
이런 말씀을 하셨습니다.

"지금 일본군 정보장교들은 남대문에 와서
한국인 행세를 하며 물건을 깎으며
쇼핑하는 훈련을 하고 있습니다.
상인들은 그들이 일본인 줄 모릅니다.  
우리는 일본에 가서 어떤 훈련을 하고 있습니까?
감정만으로 극일이 될까요?"

김용준 선생님은 수업 시간에 데모하러 나간 학생들을
모두 결석처리하고 혼자라도 강의를 하시겠다는 분이셨습니다.
학생들은 공부하는 것이 애국이라고 가르치셨습니다!
그리고 데모는 수업 후에 하는 것이라며 데모에 앞장 서셨습니다.
그 일로 해직당하셨습니다.

약 40년이 지난 오늘 우리는
그 동안 어떤 준비를 하고 독도를 지키고
극일(剋日)을 해낸 것일까?

기어코 일본이 반도체 소재 3종류만 가지고도
대한민국 온 나라를 소동에 몰아넣었습니다.  

일본X들은 역시 나쁜 X이라고 분노만 할 일일까?
먼저 스스로를 돌이킴이 훗날을 위해서는
더 유익이 되는 것은 아닐까?
40년 세월 동안 우리는 무엇을 한 것일까?

이순신 장군과 거북선을 깨달아야 합니다.
거북선은 이순신 장군이 임진왜란이 일어난 다음에야 만든 것입니까,
임진왜란 이전에 만든 것입니까?
미리 만들었다는 사실을 기억해야 합니다.  
그것이 나라를 구한 국가 지도자의 위용입니다.
<산마루예수공동체에서, 정부를 위하여 기도하며>

*오늘의 단상*

선택과 결단이 합리적이어야
다른 이들의 지지를 얻습니다.<산>

* '산마루서신'은 산마루교회를 담임하는 이주연 목사가 매일 하나님께서 주시는 깨달음들을 특유의 서정적인 글로 담아낸 것입니다. 이 목사는 지난 1990년대 초 월간 '기독교사상'에 글을 쓰기 시작해 지금까지 펜을 놓지 않고 있습니다. 지금은 온라인 홈페이지 '산마루서신'(www.sanletter.net)을 통해, 그의 글을 아끼는 수많은 사람들과 소통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