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개 열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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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 빌립보서 1장 3-6절

사도 바울이 감옥에서 빌립보 교인들에게 안부를 전하고 있습니다. 이 편지는 단순한 안부를 전하는 것을 넘어 목회적 차원에서 믿음의 당부를 하고 있습니다.

본문은 신앙의 핵심을 전하고 있는 영적 편지입니다. 이로써 같은 본문 세 차례 설교를 마무리하게 됩니다. 오늘은 지난 설교들을 종합하는 의미가 있습니다.

1. 주님이 시작하셨다는 믿음을 가지라

“너희 안에서 착한 일을 시작하신 이가 그리스도 예수의 날까지 이루실 줄을 우리가 확신하노라(6절)”. 주님께서 시작하신 일임을 믿음으로 확신하라는 말입니다.

이는 시작의 주체를 분명히 해야 한다는 말인데, 주님이 시작하셨다는 믿음으로 하라는 말입니다. 우리가 하나님을 믿은 것이 아니라, 주님께서 우리로 하나님을 믿게 하신 것이기 때문입니다. 하나님에 대한 믿음은 우리가 시작한 것이 아니라, 시작의 주체가 주님이시기에 우리는 믿는 일을 그만 둘 수 없을 것입니다.

저는 코흘리개 철부지 시절에 할머니의 손을 잡고 교회를 따라 갔습니다. 마을 돌아가는 논둑길에서 쑥 캐다가 미끄러진, 눈길 산을 소리를 지르며 토끼몰이에 열중하던 유년 시절도 있었습니다.

성장 과정에서 삶의 목표를 어디로 해야 할지 정하기 어려울 수밖에 없습니다. 그러던 제가 이제 그만한 아이를 낳고 이렇게 나이가 들었네요. 세월이 그렇게 빨리 머리 위로 지나간 것입니다.

주님을 위해 한 것은 별로 없는데, 그저 돌아갈 짐보따리를 주섬주섬 챙기는 꼴이랍니다. 그래도 세월이 갈수록 더욱 분명해지는 사실은 “주님이 시작하셨습니다” 하는 고백입니다.

2. 어떤 일이든 진행 과정을 주님과 함께 하라

우리는 과정과 결과를 두고 논쟁을 벌이는 경우가 있습니다. 어떤 사람은 과정이 중요함을 강조합니다. 물론 과정을 무시해선 안 됩니다. 그러나 어떤 사람은 결과가 더 중요하다고 말합니다. 아무리 노력하고 과정이 좋아도, 결과를 이루지 못하면, 무슨 소용이 있는가에 중점을 두는 것입니다.

여기서 우리는 중요한 교훈을 배우게 됩니다. 과정을 주님과 함께 해야 한다는 사실입니다. 과정이란 일이 진행되어가는 경로이기에, 중단하지 말아야 한다는 것입니다. 아무리 위대한 일이라도 중단하면, 그 결과를 얻을 수 없기 때문입니다.

끝까지 중단하지 말고 계속 진행해 나가야 무엇이라도 얻게 됩니다. 처음에는 좋은 생각으로 시작하지만, 쉽게 중단하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이런 사람은 수고한 만큼의 열매를 결코 얻을 수 없습니다.

세상의 경영 원리에서도 최소한 3년을 버텨야 비로소 터를 잡는다고 합니다. 무슨 일을 시작하든 3년을 기본으로 넘기고 나서야 조금씩 열매를 바랄 수 있다는 것입니다.

그러므로 우리는 중단하지 않기 위해 꾸준히 기도하는 자세를 유지해야 합니다. 끊임없이 기도하는 자세야말로, 가는 인생의 길에서 주님과 함께 하는 태도이기 때문입니다.

3. 끝맺음에 대한 확신을 가지라

끝맺음에 대한 확신은 동기 유발 관점에서 보아야 이해됩니다. 동기는 마음을 움직이는 보이지 않는 심리적 세력입니다. 이 동기에는 세 가지 요인, 즉 인간의 행동을 작동시키는 힘, 행동을 일정한 방향으로 이끄는 힘, 그리고 작동된 행동을 유지하는 일 등이 중요합니다.

달리 말하면 사람이란 끝이 어떻게 끝난다는 것을 확실하게 인식하면, 누구나 움직인다는 것입니다. 이는 끝맺음이 그렇게도 중요한 이유입니다.

“모로 가도 서울만 가면 된다”는 옛말은 끝맺음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것입니다. 독일 격언에도 “끝이 좋으면 다 좋다(Ende gut, alles gut)”고 합니다. 과정에서 힘이 들고 고생이 많았어도 끝이 좋으면, 모두 보상을 받는다는 말입니다.

과정에서 혹 실패를 많이 했더라도, 끝이 좋으면 모두 성공담으로 바뀝니다. 내 삶의 여정, 믿음의 완성은 내가 하는 것이 아니라, 주님께서 하신다는 의미입니다.

그러므로 우리는 주님을 믿는 일을 중단하지 말고, 확신하면서 나아가면 됩니다. 바로 우리 속에 믿음을 시작하신 분이 주님이신 것을 확실히 믿으면서 말입니다.

그런데도 우리는 믿으면서 몇 번이고 좌절하고 확신하지 못하는 때가 있습니다. 이때 필요한 것이 바로 사도 바울이 가졌던 비장의 각오일 것입니다.

“나의 달려갈 길과 주 예수께 받은 사명, 곧 하나님의 은혜의 복음을 증거하는 일을 마치려 함에는 나의 생명을 조금도 귀한 것으로 여기지 아니하노라(행 20:23-24)”.

김충렬
▲김충렬 박사. ⓒ크리스천투데이 DB
4. 정리

가는 인생의 길에 저와 여러분은 결과를 확신하는 사람이 되기를 바랍니다. 그 믿음으로 삶의 여정을 성공적으로 달려 나가고, 믿음으로 완주하는 복을 받으시기를 바랍니다. 기도하십시다!

“주님! 우리가 믿을 때에 주님의 시작하셨다는 믿음을 갖게 하소서, 어떤 일이든 간에 그 진행과정을 주님과 함께 하게 하소서! 끝맺음에 대한 확신을 갖게 하소서! 그리고 무엇보다도 나의 삶이 끝날 때까지 함께 하시는 주님을 발견하게 하소서! 모든 것이 합력하여 선을 이루시는 예수님의 이름으로 기도합니다. 아멘!”

김충렬 박사(한국상담치료연구소장, 전 한일장신대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