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레 자연마을
▲두레 자연마을 산딸기.
두레 자연마을은 동두천 쇠목골 산속 깊숙히 자리잡고 있습니다. 8년 전인 2011년에 시작하였습니다. 처음 시작하던 때 이곳은 버려지다시피 한 돌산이어서, 찾는 이가 없는 그냥 숲이었습니다.

그러나 지금은 많이 변하였습니다. 버려진 산도 정성들여 다듬으니 아름답고 쓸모 있는 자연으로 바뀌어졌습니다.

나는 이곳이 좋습니다. 나에게 남겨진 세월이 얼마인지는 모르지만, 남은 날 동안 정성들여 가꾸어 에덴동산처럼 아름답고 축복된 골짜기로 가꾸어 가고자 합니다.

8년 전 우리가 처음 시작하던 시절에 이 골짜기는 산돼지들의 해방구였습니다. 지금은 사람들의 등살에 산돼지들은 더 깊은 산으로 옮겨 가고 말았습니다. 산돼지들에게는 퍽 미안한 마음입니다.

우리 마을 둘레에 7km의 둘레길이 있습니다. 나는 한가할 때면 이 길을 한 바퀴 돌곤 합니다. 한국의 산길은 운치가 있습니다. 다른 무엇보다 소중한 것이 3가지 소리가 마음을 치유하여 주는 효과가 있습니다.

새 소리, 개울 흐르는 소리, 그리고 바람 소리입니다. 새 소리 중에는 꿩 소리와 뻐꾸기 소리가 유별납니다. 나는 둘레길을 한가로이 걷다가, 가끔씩 발을 멈추고 소리를 듣습니다. 3가지 소리들이 조화를 이루어 듣는 나의 마음에 평안을 줍니다.

오늘 오후에는 평소에 다니던 길을 바꾸어 골짜기에 흐르는 개울을 따라 숲을 헤치며 걸었습니다. 숲 속에서 아무도 보아 주지 않는 곳에 산딸기가 풍성히 열려 익어가고 있었습니다.

딸기밭 곁에는 다래가 넝쿨째로 우거져 다래 열매가 익어가고 있었습니다. 그 곁에 머루나무, 머루나무 곁에 산뽕이 자리 잡고 있었습니다. 너무 아름답고 조용하여 가슴이 뭉클하였습니다. 누구의 발길도 닿지 않은 수수 자체인 숲이었기에 나는 그냥 멍청히 서서 보다가 발길을 옮겼습니다.

나는 두레마을 식구들과 힘을 모아 골짜기 개울을 따라 길을 낼 것입니다. 길을 따라 다래나무와 머루나무를 심을 것입니다. 다래와 머루 가지가 뻗어 머리 위로 지나가도록 할 것입니다.

그리고 다래와 머루 숲 입구에 골짜기에서 건진 돌에 옛 시를 새길 것입니다.

살어리 살어리랏다
청산에 살어리랏다
머루랑 다래랑 먹고
청산에 살어리랏다
얄리 얄리 얄랑셩 얄라리 얄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