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음표 소녀 앞으로 참고 중복 요청 문제 응답 작업 중요성 기대 질문 정보 우리 아이 왜 이럴까요 이중성 양면성 궁금 김충렬
같은 그림만 그리는 아이들이 있다. 새로운 그림을 그리지 못하거나 그리지 않으려 한다. 같은 그림만 그리는 아동은 그림을 그리고 싶지 않으려는 마음으로 볼 수 있다.

때로 이런 아동이 열심히 그리는 수도 있지만, 언제나 같은 그림만을 그리고야 만다. 이는 단순히 그리는 그림의 문제뿐 아니라, 행동으로 드러나는 아동의 병리적 심리를 드러내는 점에서 서둘러 개선해야 할 것이다.

이런 시각에서 같은 그림만을 그리는 아동은 그림 그리기에 흥미가 없는 아동, 단조로운 성격의 아동, 의욕이 저하된 아동이라는 특징을 갖는다. 같은 그림만을 그리는 아동의 심리적 원인에 대해 다음의 몇 가지를 생각해야 한다.

1. 의욕이 저하된 상태

아동은 자신이 가진 의욕을 드러내지 않으면 스스로 답답함을 느낀다. 누군가에게 자신을 드러내고 싶어하고, 그런 의욕을 통해 스스로 발전하고 성숙하게 된다. 그리고 아동의 의욕은 다른 여러 형태로 나타나지만, 아동기에는 대개 언어나 그림을 통해 나타난다.

더구나 아동기에는 언어로 확실하게 표현하지 못하는 무의식적 특성이 그림을 통해 드러나는 경우도 많다. 이런 표현의 방법을 통해 아동은 자신의 존재에 확장감을 드러내는 것이다. 그러기에 같은 그림만을 그리는 아동의 문제는 분명 의욕이 저하된 상태로 보아야 한다.

새로운 그림을 그리려고 하는 자신감이나 의욕이 없기 때문이다. 아동에게 의욕 저하는 일단 양육 측면이 가장 크다고 보아야 한다. 이는 아동이 부모로부터 충분한 긍정적인 에너지를 공급받지 못해 초래되는 현상으로 볼 수 있기 때문이다.

아동에게 있어 양육의 문제는 가족의 관계적 상태가 좌우되는 편이다. 그 중에서도 어머니와 아동의 관계, 즉 모자(母子) 관계는 타인과의 관계 형성에 1차로 기여하는 생존의 전제조건이기 때문이다.

아동은 한 인간으로 성장하는 과정에서 신체적 필요를 충족시킬 뿐 아니라, 정신적 욕구를 만족시키기 위해서도 일단 어머니와의 좋은 관계를 맺어야 한다.

양육자와의 좋은 관계, 즉 모자와의 관계의 필요성은 아동의 자아감의 모호하고 미분화된 상태에 있기 때문이다.

그러기에 양육 초기에 아동의 자아감은 일련의 반사와 내적 잠재성에 지나지 않지만, 부모의 기대와 격려를 통해 그러한 미미한 자아감은 심리의 중심적인 조직화의 세력으로 신속하게 변형된다는 것이다.

2. 욕구 불만 상태

같은 그림만을 그리는 아동은 욕구 불만 상태에 있다고 보아야 한다. 아동에게 욕구불만은 정서적인 통로가 막혀있는 것과 같은 현상이기 때문이다.

아동의 욕구 불만은 대개 신체적인 것이지만, 때로 심리적 측면이 강하게 작용하기도 한다. 그 중 하나는 인정받고자 하는 심리이다. 아동이 인정받지 못하면, 중요한 대상으로부터 분리되는 경험을 하게 되기 때문이다.

아동이 중요한 대상으로부터의 분리됨을 견디는 역량은 고통스러운 현실을 견디는 능력과 관련돼 있다. 그럼에도 아동은 중요한 대상으로부터의 분리를 견딜 수 있어야, 현실적 대상 관계를 맺는데 필요한 성숙한 역량을 확립하고 유지할 수 있다.

이런 과정에서 부모는 아동에게 일단은 말로써 주의를 주는 편이다. “너만 그런 말 하면 어쩌니? 그러면 시간 안에 끝나지 못하니까 친구들이 곤란하겠지? 다른 애가 그런다면 넌 어떻게 생각하겠니?” 등으로 질문할 수 있다.

그러나 같은 충고를 몇 번 되풀이해도 고쳐지지 않으면 집단 생활의 규칙에만 구애되지 말고, 아이의 내면으로 들어가 볼 필요가 있다. 아동이 부모를 싫어하는 경우 가급적이면 접근해서 친근감을 보여주어야 한다. 때로 그 아동과 함께 장난도 해 보이면서, 부모는 너를 이해한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도 좋을 것이다.

부모에게 가까이 하고 싶어, 혹은 가정의 애정 부족 등으로 주목을 끌려는 행동일 때는 우선 스킨십 등으로 요구에 응해 주어야 한다. 그 후 모두와 같은 행동을 취했을 때나, 말을 잘 들었을 때, 듬뿍 칭찬을 해서 자립의 기쁨을 맛보게 해야 한다.

3. 창의성이 약화된 상태


같은 그림만을 그리는 아동은 창의성이 약한 측면이 있다. 아동은 다양한 창의성이 작용되는 시기인데, 그렇지 못하는 점을 지적해야 한다는 점에서다.

아동의 창의성 약화는 의뢰심 강화를 의미한다. 물론 이런 창의성은 재주와 관련되는 것이기는 하지만, 그보다는 오히려 의욕과 관련되는 것이라고 보아야 한다.

아동은 무엇이든 새로운 시도를 하려는 의욕이 있어야 하기 때문이다. 그리고 이런 의욕이 아동으로 하여금 새로운 창의성을 드러나게 만드는 요인이기도 하다.

무엇인가 시도하다 보면, 생각지도 않은 아이디어가 나오기도 한다. 다른 말로 하면 아동이 가진 잠재성이 아동의 노력으로 발현되는 결과를 초래하는 것이다.

그런 점에서 아동의 창의성이 약화된 문제는 혼자서도 새로운 생각을 하거나 스스로 홀로 설 수 있는 태도가 아니라, 내적으로 의욕을 보이지 않는 현상이라고 보아야 한다.

물론 이런 현상에는 먼저 어느 정도를 창의성이라 할 수 있는지, 이른바 창의성의 정의를 분명히 해야 할 전제적 조건이 필요할 것이다. 일반적으로 새로운 시도를 못한다 해서 창의성이 없다고 볼 수는 없기 때문이다.

그러면 창의성으로 문제가 되는 상태는 아동이 성장하는데 새로운 시도를 하려는 아이디어가 없는 경우이다. 반면 부모들 중에는 창의성의 문제가 아닌데도 자신의 기준에 의해 지나치게 아동을 특별하게 여기지 않아서, 오히려 아동이 의욕을 잃게 하는 경우도 있다.

이런 문제는 단순히 해동의 측면을 넘어 심리적 측면을 고려해야만 되는 이유이다. 실제로 창의성은 심리학적으로 의욕의 문제와 깊은 관계가 있는 것으로 드러난다.

예를 들면 부모는 아동이 그림을 그리기 싫다하거나 같은 그림을 그린다고 해도 그다지 관심을 보이지 않는 경우이다. 이런 현상은 아동으로 하여금 새로운 시도를 하려고 자극하는 부모의 관심과 배려와는 매우 비교되는 측면이 아닐 수 없다.

김충렬
▲김충렬 박사. ⓒ크리스천투데이 DB
4. 정리


같은 그림만을 그리는 아동을 둔 경우에 해당되는 부모라면, 전술한 심리적 원인을 참고해 반성할 필요가 있다. 부모가 올바르게 양육을 해도, 거기에는 반드시 원인이 될 만한 조건이 얽혀 있기 때문이다. 부모가 자신을 냉정하게 분석해야 개선 가능성이 보인다.

김충렬 박사(한국상담치료연구소장, 전 한일장신대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