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례식 ⓒPixabay
본문은 무남독녀 외동인 회당장 야이로의 딸이 죽은 사건을 중심으로 합니다. 당시 회당장은 회당에서 기도, 성경낭독, 그리고 설교할 사람들을 선정하는 등 회당예배의 총책임자입니다.

실로 회당장 야이로는 정통 유대교의 대표자요. 그 동료 유대인들에게 존경을 받는 사람입니다. 사회적으로 높은 지위를 가진 매우 유력한 사람에게 주님께서 위로하신 말씀이 “두려워 말고 믿기만 하라!”입니다. 본문 말씀을 배경으로 “두려워하지 말고 믿기만 하라”는 은혜를 나누고자 합니다.

1. 죽음을 너무 무서워하지 말아야 한다

“아직 말씀하실 때에 회당장의 집에서 사람이 와서 말하되 당신의 딸이 죽었나이다 선생님을 괴롭게 하지 마소서 하거늘 예수께서 들으시고 이르시되 두려워하지 말고 믿기만 하라 그리하면 딸이 구원을 얻으리라 하시고(49-50절)”.

이 말씀은 41-42절과 연계해서 이해해야 합니다. 41-42절은 회당장 야이로가 그의 딸이 죽게 되었음을 주님께 아뢰었는데, 지금 죽었다고 연락을 받은 것입니다. 주님은 그때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않으셨는데, 지금 딸이 죽었다는 소식을 듣고 “두려워하지 말고 믿기만 하라!”고 하신 것입니다.

전후 사정을 감안해 보면 주님께서는 회당장 야이로뿐 아니라 그 주변에 있는 모든 사람들에게, 언젠가 만나게 될 ‘죽음’이라는 것을 가르치려는 의도가 있었다고 볼 수 있습니다. 어차피 인간에게 가장 큰 두려움은 죽음이기 때문입니다.

지금 회당장 야이로는 12살인 딸의 죽음으로 인해 자존심, 체면 같은 것을 생각할 처지가 아니었습니다. 죽음은 야이로의 돈과 권세, 학벌과 지식, 지위와 명예를 모두 동원한다 해도 죽은 딸을 붙잡을 수 없는 한계상황에 이르게 만든 것입니다.

이는 죽음이라는 한계 상황에 직면할 때, 죽음이 두려워서 우리가 벌벌 떨며 너무 두려워하지 말아야 한다는 뜻입니다.

2. 주님에 대한 믿음을 가지면 죽음이 두렵지 않다


49-50절을 다시 보십시오. 인간은 죽음이 가까이 오면 두렵고 슬프고 기가 막힙니다. 이런 상황에서 인간이 할 수 있는 일은 아무것도 없습니다. 그저 죽음 앞에 말없이 슬퍼할 따름입니다.

본문의 주인공 회당장 야이로도 그랬습니다. 야이로는 결코 무식한 사람이 아니었습니다. 그는 이론이 정연한 지성인이었고, 경우가 분명하고 판단력이 명석한 사람이었습니다. 상당한 권력도 소유하고, 많은 사람에게서 존경을 받는 지도급 저명 인사였습니다.

그런 그도 절박한 죽음의 상황에서 “두려워 말고 믿기만 하라”는 음성을 들어야 했습니다. 이는 오늘 환난의 극한 상황에 처해있는 우리가 반드시 들어야 할 주님의 음성입니다.

필자는 언젠가 TV에서 42세의 젊은 나이로 자녀 둘을 남겨두고, 암으로 사망하는 건장한 남자의 죽음을 보았습니다. 그런 장면을 보면 삶이란 무엇이며, 또 죽음이란 무엇일까를 생각하게 됩니다.

분명한 것은 그런 극한 상황에도 우리가 할 일은 없다는 것입니다. 그러나 주님에 대한 믿음을 갖고, “두려워 말고 믿기만 하라!”는 주님의 음성을 들을 수 있다면, 죽음이 두렵지 않을 것입니다.

3. 죽음을 넘어서는 영원한 삶을 준비해야 한다


49-50절을 보면, 주님께서는 야이로의 딸을 곧바로 살려준다는 것이 아니라, 구원을 얻을 것이라고만 말하고 있습니다. 이는 죽음이 가장 두렵고 큰 것이지만, 죽음을 넘어서는 영원한 삶에 의미를 둔 것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이미 영원한 삶이 준비가 된 사람에게는 죽음이 두렵지 않기 때문입니다. 죽음을 준비해 두고 살았던 베토벤이 그랬을 것입니다. 베토벤의 유서는 죽은 다음 발견되었는데, 짧게 쓴 것은 일반적인 것이고, 길게 쓴 것은 두 동생들에게 쓴 것이었습니다.

베토벤은 청각을 잃을 것이라는 의사의 진단을 받고, 빈의 북서쪽 근교 하일리겐슈타트(Heiligenstadt)에서 유서를 작성한 것으로 알려집니다.

“내가 죽음을 생각했을 때, 음악에 대한 열정이 나를 붙들었다! 문득 신이 내게 명령하신 일을 모두 끝내기 전에는, 이 세상을 떠날 수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앞으로 내 손을 통해 태어나야 할 음악들…. 그것을 생각하면서 나는 지금 비참한 삶을 견뎌내고 있다.

나는 하루하루 내 마음에 인내를 새로 쓰고 있다. 거침없이 나를 위협하는 운명이 내 삶을 끊어 버리는 순간까지, 나는 흔들리지 않을 것이다! 바로 눈앞에 놓인 순간이 지금보다 좋아질지 혹은 그렇지 않을지도 모르지만, 각오는 이미 되어 있다!

아아…! 사람들은 언젠가 깨닫게 될 것이다. 비참한 운명을 어깨에 짊어지고도 음악가로서 최선을 다하기 위해 몸부림친 사람이 있었다는 것을, 또한 불행하다고 생각하는 사람은 자기처럼 불행한 어떤 사람이 있었다는 사실을 깨닫고 위안을 삼을 것이다.

나의 예술 절정이 활활 타오르기 전에 죽음이 다가온다면, 나의 운명이 아무리 무자비할지라도 나는 맞서 싸울 것이다. 언제든지 용감하게 그들을 맞으리라!”

김충렬
▲김충렬 박사. ⓒ크리스천투데이 DB
4. 정리


가는 인생의 길에 영원한 삶을 준비하여 죽음을 두려워하지 않고 살아가는 저와 여러분이 되기를 바랍니다. 기도하십시다!

“주님, 우리가 죽음을 무서워하지 말게 하소서. 때로 우리가 죽음의 공포에 휩싸일 때 주님에 대한 믿음을 갖게 하소서. 그리고 죽음을 넘어서는 영원한 삶을 준비하게 하소서. 죽음을 넘어서는 영원한 삶을 준비하는 사람에게 반드시 복을 내리시는 예수님의 이름으로 기도합니다. 아멘!”

김충렬 박사(한국상담치료연구소장, 전 한일장신대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