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영은 목사
에브라임 산지에 사는 엘가나라는 사람이 있었습니다. 하나님을 경외하고 인품도 좋고 경제적인 능력도 갖춘 좋은 사람입니다. 그에게는 아내가 둘이 있었습니다.

여기서부터 엘가나의 인생에서 하나님이 주신 축복이 훼손되기 시작합니다. 하나님이 정하신 둘이 하나가 되어야 누릴 수 있는 부부의 평안이 셋이 하나가 되면서 깨어지고 상처를 받게 될 것이기 때문입니다.

하나님이 정해 놓으신 테두리 밖으로 나가는 모든 것들은 부서지고 찢어지면서 아픔을 줍니다. 그것이 인생의 고통이 됩니다.

좋은 사람 엘가나는 왜 하나님이 짜놓으신 테두리에서 벗어난 선택을 했을까요? 엘가나가 매년 하나님께 예배 드리러 가는 실로에는 엘리의 두 아들, 타락한 제사장 홈니와 비느하스가 있었습니다. 제사장이 타락했으니 하나님의 법을 제대로 배울 수가 없습니다.

하나님의 말씀을 모르면 인생이 고통입니다. 엘가나의 두 아내 중 브닌나에게는 자녀들이 있었지만 한나에게는 자녀가 없었습니다. 하나님이 정해주신 자리는 하나인데 그 자리에 둘이 앉아 있으니 자리가 모자랍니다.

두 아내는 자연스럽게 서로에게 적이 될 수 밖에 없습니다. 이제 자녀가 많은 브닌나에게는 아이를 못 낳는 한나를 밀어 낼 수 있는 힘이 생겼습니다. 브닌나는 자녀가 많은 자신의 우월함으로 아이를 못 낳는 한나의 화를 돋구고 마음에 고통을 주어 괴롭히기 시작합니다.

그래서 매년 실로에 엘가나의 모든 가족들이 함께 하나님께 경배하러 가는 은혜로운 예배의 자리가 한나에게는 극심한 고통의 자리입니다.

"여호와께서 그에게 임신하지 못하게 하시므로 그의 적수인 브닌나가 그를 심히 격분하게 하여 괴롭게 하더라"(삼상 1:6)

왜 하나님이 하나에게 임신하지 못하게 하셨는지는 모르지만, 분명한 것은 하나님이 한나의 태를 열어 주셔야만 한나가 이 고통에서 벗어날 수 있습니다. 브닌나에게 당한 수치와 모욕감은 한나의 마음에 분을 일으키고 한을 품게 합니다.

마음이 지옥이니 사랑하는 남편의 지극한 사랑도 위로가 안 됩니다. 마음이 슬프니 맛있는 음식을 봐도 맛이 없고 하루하루 살아도 사는 게 아닙니다(삼상 1:8).

그때 마음에 한을 가득 품은 한나가 일어납니다. "한나가 마음이 괴로워서 여호와께 기도하고 통곡하며"(삼상 1:10)

한 맺힌 기도는 분명히 응답 됩니다. 세상 만사 그 어느 것에도 낙이 없고, 마음에 한을 가득 품으니 눈에는 아무것도 보이는 것이 없습니다. 오직 하나님만 보입니다. 그 기도의 내용은 특별합니다.

"서원하여 이르되 만군의 여호와여 만일 주의 여종의 고통을 돌보시고 나를 기억하사 주의 여종을 잊지 아니하시고 주의 여종에게 아들을 주시면 내가 그의 평생에 그를 여호와께 드리고 삭도를 그의 머리에 대지 아니 하겠나이다"(삼상 1:11)

그 특별한 기도는 아무나 할 수 없는 결단을 하게 만듭니다. 한나의 깊은 원한이 사무친 기도에서 사무엘이 나옵니다. 암흑 같은 어두움을 뚫고 한 시대를 살린 사무엘이 나오기까지 한나는 하나님께 산고와 같은 기도를 올려드렸습니다. 하나님은 그 기도를 받고 응답하셨습니다.

"내가 구하여 기도한 바를 여호와께서 내게 허락하신 지라 그러므로 나도 그를 여호와께 드리되 그의 평생을 여호와께 드리나이다 하고 그가 거기서 여호와께 경배 하니라"(삼상 1:27~28)

자기의 생명보다 귀한 젖 뗀 어린 아들 사무엘을 엘리의 손에 맡기고 눈물을 감추면서 혼자 집으로 돌아가는 한나의 피 맺힌 마음이 또 한 번 한이 되어 평생 아들 사무엘을 위하여 기도하게 되었을 것입니다. 마음에 한을 품은 기도는 능력이 있습니다.

이영은 목사(서울 마라나타교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