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정윤
▲허정윤 박사(Ph. D. 역사신학, 케리그마신학연구원, djtelcome@naver.com) ⓒ크리스천투데이 DB
6. 생명에 대한 인간의 도전과 한계(3)

(7) 인공지능

현대과학은 컴퓨터 기술을 바탕으로 인공지능(AI, Artificial Intelligence)을 발전시키고 있다. AI는 인간의 지능이나 컴퓨터보다 훨씬 효과적으로 복잡한 자료들을 처리할 수 있다. AI는 개념적으로 약인공지능(Weak AI)과 강인공지능(Strong AI)으로 구분한다.

약AI는 스스로 판단하지 않는 단계의 인공지능을 말하며, 특정 분야에서 인간의 체력과 시간의 한계를 보완하기 위하여 활용된다. 어떤 분야의 일을 처리하는 약AI를 만들기 위해서는 그 분야에서 나타날 수 있는 모든 조건-시행문(if-then)의 문항을 설계하여 그 AI의 소프트웨어 시스템에 기억시켜야 한다. 약AI는 기억된 조건-시행문의 문항에 따라서만 일할 수 있는 수준이기 때문이다.

2011년 미국의 IBM은 유명 퀴즈 프로그램 제퍼디(Jeopardy)에서 우승한 약AI를 만들었다. 약AI는 가정에서 청소, 세탁, 요리 등을 처리하는 기계 등에 쓰이고 있다. 의료 분야에서는 X-레이, CT, MRI, 초음파 등으로 촬영된 메디컬 이미지를 이용해 질병을 진단하고 수술까지 한다. 금융 분야에서는 주식매매 그래프를 인식하여 주가를 예측하기도 한다. 인터넷 검색을 할 때 자동으로 띄워 주는 추천 검색어도, 정해진 궤도를 운행하는 자율주행차도, 모두 약AI 수준에서 가능한 일들이다.

그뿐만 아니라 이제는 우리가 매일 사용하는 스마트폰 사진 촬영에도 자동으로 얼굴에 초점을 맞춰주는 약AI가 들어있다. 그러나 입력된 '조건-시행문'에 따라서 일하는 약AI는 그 데이터의 범위를 벗어나는 문제를 만나면, 오류가 발생하는 허점이 있다. 약AI는 그럴 때마다 수정과 보완을 필요로 한다.

구글의 바둑 프로그램이었던 알파고(Alpha Go)가 약AI의 한계를 보여준 대표적인 사례이다. 2016년 프로기사 이세돌과의 대결에서 허를 찔린 알파고는 다음 수를 제대로 두지 못하고 패한 적이 있다. 알파고의 유일한 패배였다. 구글은 알파고를 더 이상 수정하지 않고 퇴역시켰다.

그러나 새로 만들어진 바둑 AI들은 프로기사들을 모두 굴복시켰다. 이제 바둑 AI들은 오히려 프로기사들을 가르치는 선생이 되었을 뿐만 아니라, 자기들끼리 경쟁하면서 리그전을 펼치기도 한다. 현실적으로 AI는 다방면에서 이미 인간의 오차율을 극복한 수준이 되었으며, 인간의 능력으로는 처리가 불가능한 일들도 순식간에 처리하고 있다.

강AI는 인간처럼 복잡한 사물에 대한 판단과 결정이 가능한 AI를 말하며, 범용인공지능(AGI, Artificial General Intelligence)이라고도 한다. 좋은 AGI가 되기 위해서는 어떤 문제에도 정확하게 대응할 수 있어야 한다. 그런 AGI를 만들기 위해 등장한 것이 기계학습(Machine Learning)을 시키는 것이다. 기계학습은 이미 입력된 '조건-시행문' 방식의 데이터에 의해 처리하는 약AI와는 달리, 스스로 판단과 결정을 내릴 수 있는 강AI를 만들기 위하여 가능한 모든 데이터를 학습시키는 것이다.

기계학습은 패턴인식(Pattern Recognition)이라고도 불리는데, 이는 통계학을 기반으로 한 강AI의 학습법이라고 할 수 있다. 다수의 사건에 대한 데이터를 학습한 AGI는 그것들의 추세(패턴)를 기반으로 귀납적 판단을 내린다. AGI는 기존에 입력된 데이터가 없는 새로운 질문에도 대답을 할 수 있지만, 그 수준은 학습한 데이터의 양과 질에 달려 있다. 그러므로 양질의 데이터를 많이 학습하는 것이 중요하다. 그러나 구글은 기계학습을 넘어 딥러닝(Deep Learning) AGI를 만들겠다고 발표했다.

구글의 딥러닝이 기존의 기계학습 방법보다 좋은 성능을 낼 수 있는 비결은 바로 대표값 학습(representation learning)에 있다. 딥러닝은 여러 단계의 계층적 학습 과정을 거치며 적절한 대표값을 스스로 결정한다. 이 대표값은 특징값이라고도 하는데, 많은 양의 데이터를 학습할수록 정확한 대표값을 결정할 수 있다.

구글은 수많은 뉴런들로 구성된 인간의 뇌와 신경망(Neural Network)의 기능을 모방하여 세계 최고의 딥러닝 AGI 개발을 추진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현재 U-tube에서 각국 언어로 자막을 만들거나 발음할 수 있는 것도 딥러닝 AGI가 하는 일이다. 모바일(mobile) 단말기로 모든 사람들이 모든 데이터를 이용할 수 있도록 딥러닝 AGI와 클라우드 컴퓨팅(cloud computing) 네트워크를 결합하는 계획도 추진하고 있다.

만약 대용량 양자컴퓨터가 개발되어 세상의 모든 데이터를 딥러닝한다면, 인간이 만든 AGI의 지적 수준이 인간을 뛰어넘어 신적 수준에 도달할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런 일을 가능하게 할 수 있는 BMI(뇌-기계 인터페이스)와 인간을 닮은 휴머노이드 로봇 기술이 빠르게 발전하고 있다.

(8) BMI(Brain Machine Interface)

BMI는 인간이 자기 손과 발을 쓰지 않고 뇌에서 생각하는 것만으로 컴퓨터나 자동기계, 로봇 등의 제어에 활용하려는 기술이다. 인간의 신체 가운데 가장 신비로운 부분이 바로 정신작용이 발생하는 뇌다.

현대 뇌(腦)과학에 의하면 뇌는 신체의 각종 활동 상태에 따라 주파수가 다른 뇌파를 발생시킨다. 인간이 다른 동물과 달리 보이지 않는 신의 존재를 인식하는 것이 가능한 이유도 지적 능력을 발현하는 뇌의 신경계 기능이 탁월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현대 뇌과학은 뇌의 구조보다 신경계 기능을 연구하는 일에 집중하여 신경과학으로 발전하고 있다. 신경과학은 정신작용이 뇌와 신체의 각 부위를 연결하는 신경 네트워크의 기능에 의해서 발생하는 것으로 본다.

신경과학은 또한 컴퓨터와 융합한 계산신경과학과 과학기술을 융합한 신경공학을 파생시켰다. 계산신경과학은 이론신경과학으로도 불리며, 신경계가 어떻게 서로 정보를 전달하는지를 연구한다. 계산신경과학은 뇌파의 정보를 디지털화하는 것도 연구 분야에 포함한다.

신경공학은 계산신경과학 이론을 과학기술로 전환하여 신경계 질환자의 치료방법과 생활보조기구를 연구하는 것이 주목적이다. 따라서 뇌-기계 인터페이스(BMI: Brain Machine Interface)를 연구하는 것도 신경공학의 분야이다.

과거에는 공장에서 인간 노동자의 반복적인 작업을 대행하는 일에 사용되던 기계를 로봇이라고 말했다. 로봇이라는 말이 바로 강제적 노동을 의미하는 체코어 'robota'에 어원을 두고 있기 때문이다. 로봇의 개념은 전쟁 또는 불의의 사고를 당한 사람들의 신체 일부를 보완하기 위해 의수와 의족을 만들고, 신체기능이 약화된 일반인들에게 인공 귀, 인공 심장 등 신체기능을 보조하는 기계를 개발하면서 확대되었다.

로봇은 이제 주부의 가사노동을 대신하는 가사도우미, 학생의 학습을 지도하는 선생님, 대화의 상대자나 이성의 친구가 되어주는 역할까지 하고 있다. BMI 기술을 사용하여 로봇이 점점 발전한다면, 인간의 부족한 부분을 메우기 위해 인간생활의 일부를 로봇이 대체하는 것은 일상적인 일이 될 것이다.

더욱이 인공지능과 결합하면서 로봇은 이제 자동화 기계의 단계를 넘어 섰다. 인간에 의하여 만들어진 로봇이 인간의 수준으로 진화하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아직은 인간과 같이 환경변화에 따라 스스로 판단하고 대응할 수 있는 수준에는 이르지 못하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일본의 혼다(Honda: 本田)는 2000년 아시모(アシモ)를 만들었다. 혼다는 뇌파를 수집하는 헤드셋(head-set)을 착용한 사람이 손과 발 등을 동작하는 생각을 하면, 아시모가 그 생각에 따라 작동하는지를 실험했다. 과거에는 뇌파를 수집하기 위하여 뇌의 전기적 활동을 측정하는 뇌파검사기 EEG(Electro Encephalo Graphy) 및 근적외광 뇌계측 장치 NIRS(Near-Infrared Spectroscopy) 등의 탐침을 인체에 삽입했었다.

혼다는 그런 탐침들을 헤드셋에 부착하여 뇌파를 수집하는 기술을 개발했다. 당시 뇌파의 정보처리를 위해 로봇보다 더 큰 컴퓨터를 사용하였지만, 사람의 뇌파를 사용하여 로봇을 실시간으로 제어할 수 있음을 보여주었다. 2004년 한국전자통신연구원에서는 이용자의 요구에 따라 언제 어디서나 각종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 URC(Ubiquitous Robotic Companion) 네트워크 로봇 개발계획을 제시했다.

2005년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은 세계 최초 URC 네트워크 로봇인 '마루'와 '아라'를 개발했다. 2010년에 한국과학기술연구원은 집게형 손을 붙인 가사도우미 '마루-Z'를 시험 제작했다. 이와 같이 BMI 기술은 사람의 뇌 활동을 분석하여 사람처럼 온몸을 사용할 수 있는 로봇을 개발하는데 주력하고 있다.

미겔 니코렐리스는 2011년에 펴낸 『뇌의 미래, Beyond Boundaries』에서 사람의 뇌와 각종 기계 또는 로봇을 바로 연결하는 BMI 장치가 2020-030년 사이에 실현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러나 인간이 마음대로 조종하는 로봇을 만드는 시대가 멀지 않았음은 반가운 일이지만, 인간이 창조자의 뜻대로 움직이지 않아서 타락의 범죄를 저질렀던 사실도 기억해야 한다. 그렇다면 인간이 만든 BMI 로봇 역시 반대로 사람의 조종을 따르지 않을 수 있는 가능성에 대해서도 생각해보아야 하지 않을까? 그럼에도 인간들은 물불을 가리지 않고 BMI 기술을 발전시키면서 점점 인간을 닮은 휴머노이드(humanoid) 로봇 개발에 경쟁하고 있다.

(9) 휴머노이드: 인간에 의해 진화되는 AGI 로봇

BMI 로봇 기술에 첨단 NBIC 기술들이 융합되어 개발되고 있는 휴머노이드 로봇들은 인류문화를 크게 변화시킬 것으로 예측된다. 휴머노이드란 '인간(human)의 형태를 닮은(-oid)' 물체를 뜻하는 것이었지만, 이제는 나노 기술(Nanotechnology), 생명 기술(Biotechnology), 정보 기술(IT: Information Technology), 인지과학(Cognitive science)을 융합한 NBIC 기술로 만들어지는 AI로봇을 가리키는 말로 통용되고 있다.

NBIC 기술의 첫째인 나노기술은 수소원자 1개의 크기에 해당되는 1나노미터(㎚) 크기(10억 분의 1m)의 물질을 다룬다. 현대 문명의 트렌드(trend)는 제품의 소형화와 그것에 맞춰서 보다 작은 것을 잘 이해하고, 고도의 정밀도를 유지할 수 있는 나노기술를 요구한다. 20세기가 마이크론(1㎛=0.001㎜) 기술의 시대였다면, 21세기는 나노(1㎚=0.001㎛) 테크놀로지 시대로 변하고 있다. 현대산업의 쌀이라고 하는 반도체 산업이 그 대표적 예이다.

둘째인 생명기술은 생명체의 구조와 기능을 과학적으로 해명하고 산업기술에 응용코자 하는 생명공학을 말한다. 휴머노이드 설계에 모델을 제시하는 것이 생명공학이다.

셋째인 정보기술은 컴퓨터의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 그리고 정보의 공유를 위한 통신 네트워크 관련 기술이다. 정보기술은 휴머노이드 기술의 발전에 필수적이다. 휴머노이드를 정보통신 네트워크에 연결하면, 사람은 휴대폰으로 휴머노이드를 조종할 수 있다.

넷째로 인지과학은 인간의 정신을 포함한 생물의 지적 작용, 특히 기억이나 사고 등을 물리적 측면에서 해명하려는 것이다. 인지과학은 휴머노이드에게 인간성을 부여하는데 필요한 이론을 제공한다.

2016년 1월 스위스 다보스에서 열린 세계경제포럼(WEF: World Economic Forum)은 그때를 맞춰 출판한 WEF 회장 클라우스 슈밥(Klaus Schwab)의 '『4차 산업혁명』의 이해'가 의제로 제시되었고, 그것에 대한 개념이 논의되었다. 그 결과 4차 산업혁명은 '디지털 혁명에 기반하여 물리적 공간, 디지털적 공간 및 생물학적 공간의 경계가 희석되는 기술융합의 시대'로 정의되었다.

그러나 2019년 1월 총회에서는 '세계화 4.0: 4차 산업혁명 시대의 글로벌 구조 형성'이 의제였다. 여기서 논의된 제4차 산업혁명시대의 글로벌 구조 형성에는 휴머노이드가 주역으로 등장할 것이 예측된다. 왜냐하면 앞으로 인간과 대화가 가능하고 환경변화에 스스로 적응할 수 있는 휴머노이드가 보급되면, 인간과 휴머노이드가 공생하는 시대가 될 것이기 때문이다.

휴머노이드가 인간과 공생한다면, 인간의 세계관과 문화는 근본적으로 바뀌지 않을 수 없을 것이며, 그에 따라 국가의 경쟁력도 달라질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더 우수한 휴머노이드를 만들기 위한 세계 각국의 경쟁은 이미 불붙고 있다.

제4차 산업혁명 시대에 기독교인들은 심각한 도전을 맞이할 것이다. 무신진화론자들에 의하여 창조주의 존재와 창조의 데이터를 왜곡하거나 부정하는 딥러닝 휴머노이드가 보급될 가능성이 크게 잠재되어 있기 때문이다. 창조주 하나님을 믿는 기독교인들이 안일과 무지에 빠져 있는 사이에 무신진화론자들이 창조주 하나님의 데이터를 전부 파괴한다면, 기독교는 사라질 위기에 처할 수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