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음표 소녀 앞으로 참고 중복 요청 문제 응답 작업 중요성 기대 질문 정보 우리 아이 왜 이럴까요 이중성 양면성 궁금 김충렬
손재주 없는 아이들이 있다. 상황에 민첩하게 대응하지 못하고 행동이 느린 것이다. 이런 아동은 상황에 쉽게 적응하지 못해 허둥대는 모습을 보인다.

이런 아동을 둔 부모는 좀처럼 아이가 무언가를 해내지 못할 것으로 생각된다. 행동이 느리면 두뇌까지 느릴 것으로 생각돼 부모는 걱정스럽기에, 정확한 이해가 필요하다. 손재주 없는 아동은 자신감이 없는 아동, 행동이 느린 아동, 감각이 무딘 아동이라는 특징을 갖는다. 심리적 원인으로 우리는 다음 몇 가지를 생각해야 한다.

1. 운동 발달에 문제를 보이는 경우

손재주 없는 아동은 운동 발달에 문제를 보인다고 볼 수 있다. 운동 발달에 문제가 드러나면 감각적 반응이나 대응이 원만하지 않다.

우리는 먼저 운동 능력에 문제를 보인다는 신체 발달의 관점에서 생각할 수 있다. 손가락의 정교한 동작에 대해 알아보면, 아동의 우세손(우세한 손)은 빈번히 사용함으로써 발달이 촉진, 확립된다.

사용하기 쉬운 손으로 가위를 잡고 반대 손으로 종이를 움직이면, 좌우의 손 각각이 기능적 역할을 정확히 분담하고, 이로 인해 각각의 기능이 향상된다. 특히 좌우가 협조해서 그 과제를 수행함으로써 정교한 동작이 가능해진다.

이 우세손이 확립되어 정교한 동작이 향상되어 가는 것은 뇌의 발달을 의미하며, 뇌에서 역할 분담이 진행해 가는 것을 뜻한다. 이렇게 우반구와 좌반구 사이에서 여러 가지 감각정보가 교류함으로써 뇌의 기능 분화가 이루어진다.

신체의 구석구석으로부터 들어오는 감각정보를 제대로 통합하지 못해 자기의 손이나 신체를 충분히 사용하지 못하는 아동도 있다. 젓가락, 가위질, 단추 채우기에 의해 접촉되고 있는 촉각, 압각으로부터 오는 정보, 근육이나 관절로부터 오는 운동감각 정보와 이들이 가지고 있는 손의 이미지(시각정보)를 통합시키는 것이 어려운 것이다.

이와 같은 경우 촉각이나 고유수용성 감각, 그리고 전정감각 자극을 느낄 수 있는 활동을 제공하고, 자신의 신체이미지를 확립할 수 있도록 도움을 주어야 된다.

정교한 동작을 반복하여 연습하는 것은 중요하다. 서투른 일을 반복하는 것은 매우 어렵기 때문이다. 단추 끼우기를 한다면, 아동이 보기 쉬운 위치에서 큰 구멍으로 큰 단추를 빼내는 것부터 보여주는 것이 좋을 것이다.

2. 자아감이 약화된 상태

손재주가 없는 아동에게는 자아감이 약화된 상태로 볼 수 있다. 자아감이 약하면 자신이 가지고 있는 재주나 실력을 발휘하지 못한다. 이는 아동의 손재주가 아동의 자아감과 상당히 관련되어 있다는 점에서 이해된다. 아동의 자아감은 실현을 기초로 한다는 점에서다.

이것은 아동의 자기를 표현하려는 심리가 작업으로 드러난다는 시각에서 이해해야 한다. 아동이 무엇인가 만들고 싶어하는 심리는 자신을 드러내 표현하고 싶은 것이기 때문이다.

물건을 다루거나 새로운 물건을 만들고, 춤을 추거나 노래를 부르는 행동도 모두 아동이 자신의 존재를 드러내고자 하는 표현이다. 그러나 자아감이 약한 아동은 행동력 약화로 이어지는데, 이는 자신을 드러내고자 하는 의욕이 약한 것으로 볼 수 있다.

이런 자아감의 약화는 양육의 방법론에서 드러나는 차이로 보아야 한다. 부모는 아이를 양육할 때 능동적 또는 수동적으로 양육할 수 있다. 능동적으로 양육하는 부모의 아동은 스스로 하려는 자립성이 강화되지만, 수동적으로 양육하는 경우에는 부모에게 의존도가 발달하므로 자아감이 약화된다.

물론 수동적인 아이의 경우를 두고, 부모는 걱정을 끼치지 않는 ‘말 잘 듣는 아이’로 생각할 수 있다. 그러나 이는 자아감 약화를 초래한다는 점에서, 아이의 능동성을 살리는 일에 신경을 기울어야 함을 간과하지 말아야 한다.

3. 통제와 제재의 양육방법에서 자라난 아동

손재주 없는 아동은 통제와 제재의 양육 방법에서 자란 경우로 볼 수 있다. 부모가 아동을 통제와 제재를 하는 양육의 방법을 사용하면, 아동이 스스로 할 수 있는 것을 제한시키기 때문이다.

아동은 통제와 제재를 벗어나면 자주 실험해볼 수 있고, 행동할 수 있는 기회를 얻게 된다. 이것은 자신의 능력을 표현하거나 발휘하는 것이 가능해지는 효과를 얻게 된다.

실제로 통제와 제재의 양육방법을 받고 자란 아동은 어린 시절 부모가 자신에게 유약한 태도를 취했던 것처럼 자기 자신에 대해 유약한 태도를 보인다.

그로 인해 그런 아동은 성장한 후 마음의 충동적 욕구를 통제하지 못하고 과음·과식하거나 무분별한 애정표현, 돈 낭비 등을 하게 된다. 그리고 이들은 중요한 문제들을 무시하는 경향이 있으며, 충동적 욕구가 채워지지 않으면 화를 내는 성격을 지니게 된다.

충동적으로 행동하는 아동은 나중에 다른 사람들의 가정이나 권리를 예사로 침범하여 상대방의 감정을 상하게 하면서도 그것에 대해 모르는 경우가 많다.

상호 관계에 대해 고려하지 않고 자기의 바라는 것을 자기 방식대로 이루기를 바라고, 그렇지 못하면 화를 내거나 그것이 상대방이 자신을 사랑하지 않기 때문이다.

그들은 충동적이기 때문에 인내와 끈질긴 노력이 요구되는 일이 주어지면, 그 일에 대해 힘들어 하며 쉽게 집중력을 잃고 자신의 목표를 바꾸기도 한다. 이런 아동은 나중에 노력을 통해서 만족 얻는 것을 쉽게 포기하기 때문에 쉽고 재미있는 충동적인 만족을 찾아 방황할 수 있다.

김충렬
▲김충렬 박사. ⓒ크리스천투데이 DB
4. 정리

손재주 없는 아동을 둔 경우에 해당되는 부모라면, 전술한 심리적 원인을 참고해 자신에 대해 반성해 볼 필요가 있다. 부모가 올바르게 양육을 한다 해도, 거기에는 반드시 원인이 될 만한 조건이 얽혀 있기 때문이다. 부모가 자신을 냉정하게 분석해야 개선 가능성이 보인다.

김충렬 박사(한국상담치료연구소장, 전 한일장신대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