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교연 삼일절
▲과거 기독교 단체의 3.1절 행사에서 참석자들이 태극기를 흔들던 모습. ⓒ크리스천투데이 DB
"우리나라를 위해 목숨을 바친 분들의 희생에 감사하고 존중을 표합니다. 그러나 현충일에 태극기를 게양하는 행위는 또 다른 문제입니다. 그것은 마치 우상숭배와 같습니다. 그래서 여호와의 증인 신도는 현충일에 태극기를 게양하지 않습니다."

한 여호와의 증인 신자의 말이다. "그래도 간혹 게양하는 신자가 있지 않겠느냐"는 물음에도 그는 확신하는 듯 "그렇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그 대답에서 현충일 태극기 게양을 '여호와의 증인'이 어떻게 인식하고 있는 지 짐작할 수 있었다.

여화와의 증인은 종교적 이유로 병역을 거부한다. 그래서 이런 태도가 크게 놀랍지는 않다. 그렇다면 과연 기독교인들에게 있어 현충일 태극기 게양은 어떤 의미일까?

우선 현충일의 역사적 의미와 기독교의 관계에 대해 박명수 교수(서울신대 교회사)는 "현충일은 대한민국과 그 자유를 지키기 위해 피를 흘린 순국선열들의 숭고한 희생을 기억하고 그것에 가슴 깊이 감사하는 날"이라며 "특히 대한민국 건국에 핵심적 역할을 했고, 이후에도 '호국' '구국'을 그 사명 중 하나로 여겼던 한국 기독교와 밀접한 관계가 있다"고 했다.

이런 이유로 기독교에선 현충일에 태극기를 게양하는 것을 우상숭배로 여기지 않는다. 오히려 많은 기독교인들이 이날 태극기를 게양하고 있으며, 건국의 주역으로서 마땅히 그래야 한다는 의식이 강하다.

이상원 교수(총신대 신대원 기독교윤리)는 "태극기 게양과 우상숭배는 아무런 관련이 없다"며 "국가의 성립에도 하나님의 뜻이 있다. 그런 점에서 기독교인들은 대한민국 국민인 것을 자랑스럽고 감사하게 여겨야 한다. 그것이 하나님의 섭리와 손길을 존중하는 길"이라고 했다.

김병훈 교수(합동신대 조직신학)도 "태극기 게양은 우상숭배가 아니"라며 "미국의 경우 아예 예배당 안에 국기를 가져다 놓은 교회도 있다. 기독교인으로서 조국을 사랑하고 그 구성원으로서 의무를 다하는 것이야 말로 이웃 사랑을 실천하는 길이다. 또 한 국가를 세우신 하나님의 뜻도 분명 있기 때문"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