샬롬을 꿈꾸는 나비행동(상임대표 김영한 박사, 이하 샬롬나비)이 '취임 2주년 대통령의 국정 운영에 대한 논평'을 20일 발표했다.

샬롬나비는 이 논평에서 "2년 전 대통령 취임사의 '기회는 평등, 과정은 공정, 결과는 정의' 약속은 지켜지지 않았다"며 "적폐 청산으로 갈등과 분열로 얼룩진 한국 사회에 화합과 용서와 통합의 정치가 요구된다"고 했다. 아래는 논평 전문.

복음주의조직신학회
▲김영한 박사(기독교학술원 원장, 샬롬나비 상임대표, 숭실대 기독교학대학원 설립원장) ⓒ크리스천투데이 DB
2년 전 대통령 취임사의 "기회는 평등, 과정은 공정, 결과는 정의" 약속은 지켜지지 않았다.
적폐 청산으로 갈등과 분열로 얼룩진 한국 사회에 화합과 용서와 통합의 정치가 요구된다.

지난 2019년 5월 2일 사회 원로 간담회와 지난달 3일 경제 원로 간담회에 참석한 인사들은 "대통령의 경청하는 자세는 좋았지만, 정책과 노선을 바꿀 생각은 없는 것 같았다"고 반응했다. 경제 원로 간담회 때 전윤철 전 감사원장 등은 "비정규직의 정규직화, 최저임금 인상, 근로시간 단축으로 노동 경직성이 강화됐다"며 정부의 주요 경제정책을 비판했었다. 그러나 한 달 뒤 사회 원로 간담회에서 문 대통령은 최저임금 인상 등에 대해 "그 전체가 하나의 거대한 갈등으로 이를 해결하려면 사회적 합의가 활성화돼야 한다"고 말했다. 정책 자체의 오류를 인정하지 않고, 갈등 조정에 초점을 맞춰 설명했다.

2019년 5월 10일은 문재인 대통령이 취임한 지 2년이었다. 문 대통령은 취임사에서 "감히 약속드린다. 2017년 5월 10일은 진정한 국민 통합이 시작된 날로 역사에 기록될 것"이라고 했다. "오늘부터 저를 지지하지 않았던 분도 진심으로 우리 국민으로 섬기겠다"고 했다. 그는 "불가능한 일을 하겠다고 큰소리치지 않겠다"고 다짐했다. "잘못한 것은 잘못했다고 하겠다. 거짓으로 불리한 여론을 덮지 않겠다"고 약속했다. 그러나 그동안 2년간 그가 행한 국정 운영은 반대 세력에 대한 인적 청산 및 처벌 위주의 적폐청산, 무리하고 졸속한 탈원전 정책, 소득 주도성장 정책 등을 수정하지 않고 그대로 밀고 나감으로써 그의 약속이 제대로 지켜지지 않은 것으로 정치적으로 편향되지 않은 공정한 언론들이 평가하고 있다. 문 대통령은 5월 13일 오후 청와대에서 집권 3년 차 첫 수석·보좌관회의에서도 기존 정책에 대한 자성(自省)보다는 '연속성'을 강조했다. 대북(對北) 정책, 소득 주도 성장 등 경제 정책, 노동·복지 정책 등에 대한 비판적 목소리와는 거리를 둔 것이다. 이에 대해 샬롬나비는 문 대통령이 원로들의 충정 어린 목소리와 비판 언론들의 목소리를 경청해야 할 것을 요청하면서 지난 2년간 국정 운영에 대해 다음같이 논평하고자 한다.

1. 통합 약속은 간 곳 없이 처벌 위주의 적폐 청산이 일상사이다.

취임 직후 내건 100대 국정과제 제1호가 적폐 청산이었다. 취임하자마자 시작된 적폐 청산으로 사회 곳곳에서 인민재판과 같은 행태가 벌어졌고 수사받은 전(前) 정권 인사만 110명이 넘는다. 징역형 합계가 130년을 넘겼다. 4명이 자살했고, 1명은 모든 국가기관의 공격을 받던 중 유명을 달리했다. 전직 대통령 두 분은 부정부패의 물증도 없이 감옥에 수감되어 재판을 받고 있다. 문 대통령이 가장 중요한 것은 적폐 청산이라고 공표하면서 검찰과 경찰에게 철저한 수사를 지시하였기 때문이다. 심지어 기소된 사건의 공소 유지를 철저히 하라는 구체적 재판 전략까지 국정과제 속에 포함시켰다. 2017년 7월엔 "방산 비리 척결"을 지시했고, 8월엔 박찬주 육군대장 부부의 공관병 '갑질 의혹'에 대해 "뿌리를 뽑으라"고 했으며 2018년 2월엔 "강원랜드 채용비리 수사 외압 의혹을 엄정 규명하라"고 했다. 2018년 7월 인도 출장 중엔 촛불집회 계엄령 문건을 독립수사단을 구성해 밝히라고 지시했고, 지난 3월 동남아 순방을 마치고 돌아와서는 김학의 전 법무차관, 고(故) 장자연 씨 사건, 클럽 버닝썬 사건 수사를 지시하며 "공소시효가 지난 일도 사실 여부를 가리라"는 지침을 주기도 했다.

2. 검찰 등 권력기관이 대통령의 충견(忠犬)이 돼 표적 수사로 사정권을 휘두르고 있다.

"분열과 갈등의 정치를 바꾸겠다"며 "보수와 진보의 갈등은 끝나야 한다"는 약속은 어디에 있는가? 2017년 5월 10일은 조선 시대 사화(士禍)에 버금가는 잔인한 정치 보복이 대거 시작된 날로 기록될 것이다. 문 대통령은 "대통령의 제왕적 권력을 최대한 나누겠다"며 "권력기관은 정치로부터 완전히 독립시키겠다"고 했다. 하지만 검찰과 경찰 등 권력기관이 대통령의 충견(忠犬)이 돼 표적이 된 사람들을 인간 사냥하다시피 했다. 대통령이 지시한 박찬주 전 대장 수사, 기무사 계엄 문건 수사 등은 용두사미 정도가 아니라 아예 무고(誣告)에 가까운 것이었다. 권력 기관들이 이 말도 안 되는 수사를 한다며 사람들을 들볶고 100여만 원 뇌물죄까지 뒤집어씌우려 했으나 무죄가 됐다.

3. "능력과 적재적소를 인사 대원칙으로 삼겠다"는 약속은 없고 코드 일변도 인사를 하고 있다.

문 대통령은 취임사에서 "저에 대한 지지 여부와 상관없이 유능한 인재를 삼고초려해 일을 맡기겠다"고 약속했다. 그런데 지난 2년 동안의 국정 운영에서 그의 인사정책은 소위 "캠코더" 인사로 일관되었다. 문 대통령의 인사 원칙은 사실상 '내 편이냐, 아니냐' 뿐이었다. 내 편이면 헌법재판관조차 청문보고서 없이 임명을 강행했다. 바른미래당에 따르면 문 대통령의 낙하산 임명은 하루에 한 건 꼴이라고 한다. 문 대통령 친구들은 한 자리씩 하고, 법무법인의 동료는 법제처장, 심지어 사무장까지 공기업 이사가 됐다. 이러면서 취임사에선 "특권과 반칙이 없는 세상을 만들겠다"고 했다. 마지막으로 국민여론의 반대를 거슬러 친여 인사들을 임명하여 헌법재판소까지 장악하는 형태가 되면서 삼권분립이 크게 위협받는 전례 없는 상황이 왔다. 사법부가 대통령 지지 인사들에 의하여 개편되고 채워지고 있다. 가장 공정해야 할 인사로 구성되어야 할 대법원에 우리법연구회와 국제인권법연구회 회장을 역임했던 인사를 대법원장을 포함하여 14명 중 우리법연구회, 국제인권법연구회, 민변 출신 인사들 9명으로 임명하고 나머지 5명도 그러한 인사로 임명할 예정이다. 23개월 동안 전방위로 '적폐 청산'을 밀어붙이는 동안 정부와 그 산하단체, 입법부, 법원과 헌재 등 사법부, 지방자치단체와 지방의회, 중앙선관위 등 국가기관 전반에 '코드·진보' 인사들이 포진됐다. 국가 공영방송인 KBS가 공영방송이라는 위치에서 벗어나 정부 선전방송이 되어 버리고 난 뒤 관제언론으로 취급되어 시청률이 한 자리 숫자로 현저하게 떨어지고 있다.

4. 기회는 평등하고, 과정은 공정하고, 결과는 정의로울 것"이라는 약속은 지켜지지 않았다.

문재인 정부에서 기회는 평등하고, 과정은 공정하고, 결과는 정의로울 것"이라고 했다. 지금 이 말은 시중에서 문 대통령을 희화화할 때 쓰인다. 현집권 세력은 기막히게 투기(妬忌)하면서 남 투기는 비난하고, 자기들은 위장 전입하면서 남은 징역형 때리고, 자기들은 격세 증여하면서 다른 사람은 못 하게 하는 법 만들고, 제 자식은 외고 보내고 남의 자식은 자사고도 못 가게하고, 자기 세력은 집 두 채, 세 채 갖고 남들에겐 집 팔라고 위협하고, 자기들은 체크리스트이지만 남은 블랙리스트이고, 자기들 댓글 조작은 괜찮고 남은 불법이고, 자기들은 피감기관 돈으로 해외 가면서, 다른 자들은 1만2700원 법인카드 사용을 문제 삼아 쫓아냈다. 대통령은 반일(反日)하고, 딸은 일본 극우단체가 설립한 대학을 졸업했다. 그 학교 교가는 정한론(征韓論) 창시자를 본받자는 가사로 시작한다고 한다. 이러면서 공정과 정의를 약속했고 실천한다고 선전한다.

5. 소득주도성장과 탈원전 정책을 밀어붙이면서 소통하겠다는 대통령의 약속은 없다.

문 대통령은 "국민과 수시로 소통하는 대통령이 되겠다. 주요 사안은 대통령이 직접 언론에 브리핑하겠다"고 했다. 그런데 대형 국정 현안이 매일같이 쏟아지는데도 문 대통령 기자회견은 2년간 단 세 번뿐이었다. 오히려 "국내 관련은 질문받지 않겠다"고 기자들 질문까지 봉쇄했다. 문 대통령에게 정책 실패에 관해 질문한 기자는 인터넷 몰매를 맞았다. '매국노'라는 인격 모독을 당한 기자도 있다. 대통령 딸의 해외 이주와 그에 따른 국민 세금 지출의 이유는 지금까지 설명하지 않고 있다.

6. 반 헌법적인 청와대 청원 이슈로 제일 야당 해산 촉구 여론 조장은 국론분열 조장이다.

이번 고위공직자비리수사처(공수처) 신설 법안과 수사권 조정 법안, '연동형 비례제 선거법 계정에 사태의 배후에는 어떻게든 '공수처법'을 통과시키겠다는 청와대가 있었다. 이를 위해 '연동형 비례제'를 내건 소수 야당과 거래한 것이었다. 고립된 제1야당이 어떻게 나올지는 정치 초보도 예상할 수 있다. 이에 대통령은 반대하는 야당의 요구는 듣지 않고 여당의 입장에 선 것이다. 이는 현 정부의 어두운 면이다. 자유민주사회에서 제1야당은 그 정당한 몫이 있다. 그런데 제1야당이 집권당의 공수처 법안과 선거법 개정을 반대한다고 청와대 청원에 제1야당 해산 청원에 아주 비정상적으로 2백만 명 청원자가 쇄도하는 것을 허용할 뿐 아니라 이를 국민의 여론이라고 호도(糊塗)하고 있다. 이러한 발상은 포퓰리즘이다. 이러한 포퓰리즘은 자기들이 촛불 혁명에 세워진 정부라는 주장에서도 나타나고 있다. 그러면 촛불 시위에 나오지 않은 더 많은 시민들은 이 정부에서는 적폐 대상이 되어 버리는 것인가? 태극기 시위에 나온 많은 시민들은 대통령이 관심을 가져야 할 국민이 아니란 말인가?

7. '캠코더(대선캠프·코드·더불어민주당)' 인사로 주류세력 교체가 균형과 화합의 정치인가?

문 대통령이 취임 이후 지난 23개월 동안 전방위로 '적폐 청산'을 밀어붙이는 동안 정부와 그 산하단체, 입법부, 법원과 헌재 등 사법부, 지방자치단체와 지방의회, 중앙선관위 등 국가기관 전반에 '코드·진보' 인사들이 포진됐다. 정치권 관계자는 "보수 진영이 저항 한번 제대로 못 하는 사이 문 대통령 의도가 완벽하게 실현됐다"고 했다.

현 정부 내각은 '캠코더(대선캠프·코드·더불어민주당)' 인사가 주축이다. 초대 내각은 전체 17개 부처 장관 중 13명이 '캠코더'였다. 현 정부 들어 신설된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을 포함하면 18개 부처 중 14명으로 늘어난다. 문 대통령이 대선 전 약속했던 '통합 내각'은 이뤄지지 않았다. 2차 개각 이후에도 상황은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 최근 자료에 따르면, 18개 부처 장관 정책보좌관 39명 중 33명이 민주당 보좌진 등 '캠코더' 출신으로 나타났다. 각종 산하기관 역시 낙하산 인사가 반복돼 정부 말단까지 '캠코더' 인사들이 장악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8. 사회 원로들의 충언에 따라 적폐청산 중지하고 용서, 화합, 통합으로 국정을 이끌기 바란다.

문 대통령은 아직도 3년 임기가 남아 있다. 대통령은 다시 한번 자신의 2년간의 정치 행적과 그 초라한 실적을 겸허하게 받아들이고 사회원로회의에서 원로들이 했던 국가를 위한 진솔한 제안을 받아들이기를 바란다. 그리하여 적폐청산 중지, 표적 수사를 중단하고, 용서, 화합과 통합으로 국정을 이끌기 바란다. 능력과 적재적소에 인재 배치, "기회는 평등, 과정은 공정, 결과는 정의" 약속 실천, 탈원전 정책 수정, 소통하는 국정 운영, 청와대 청원 제도 건설적으로 운영, 우파와 좌파 넘어선 능력과 도덕성에 입각한 인재 등용 정책을 수행해 주기 바란다. 한국교회와 신자들은 대통령을 비롯한 국정 맡은 자들이 국정을 바르게 운영하도록 기도해야 하고 정부의 각 정책을 냉철하게 감사하며 우리 사회에 하나님의 정의와 공의가 실현되도록 건설적인 관심을 표명해야 한다. 이것이 바로 사회의 등대와 소금의 역할을 하는 교회와 신자의 올바른 태도이다.

2019년 5월 20일
샬롬을 꿈꾸는 나비행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