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애란 박사, 북한 인권,  여의도국회도서관
▲20일 오후 국회도서관 대강당에서 북한인권 바로세우기 포럼이 진행 중인 가운데 이애란 박사가 발제하고 있다. ⓒ강혜진 기자
‘북한인권바로세우기 톡!톡!톡!’ 포럼이 ‘올(All)바른인권세우기’ 주최로 20일 오후 국회도서관 대강당에서 진행됐다. 이날 포럼은 올(All)바른인권세우기 하 스테판 상임고문이 좌장을 맡고, 김흥광 대표(NK지식인연대), 정종기 교수(아세아신학대 북한학), 이애란 원장(자유통일문화원), 이화문 대표(북자유인권글로벌네트워크) 등이 발표자로 참석했다.

포럼에서 ‘북한의 야만적인 사형제도와 북한주민의 생명권 침해 실태’라는 제목으로 발제한 이애란 원장은 먼저 “북한은 유엔가입국이자 시민적·정치적 권리에 관한 국제규약(B규약) 가입국”이라고 밝혔다.

이 원장에 따르면 이 국제규약의 제6조 1항은 ‘모든 인간은 고유한 생명권을 가지며 이 같은 권리는 법률에 의해 보호된다. 어느 누구도 자의적으로 자신의 생명을 박탈당하지 아니한다’고 명시하고 있다.

이 원장은 “북한은 이와 같은 국제협약을 준수할 의무가 있지만, 북한에서 일어나고 있는 대부분의 인권 침해와 반인도적 범죄행위들은 이같은 국제규약들을 광범위하게 위반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또 이 원장에 따르면, 북한 형법은 ‘국가는 형법에 규정된 범죄에 한하여만 형사책임을 지우도록 한다(제6조)’고 규정하여 죄형법정주의 원칙을 천명하고 있다. 특히 사형은 육체적 생명을 박탈하는 최고의 형벌이므로, 범죄를 저지를 당시 18세 미만인 자, 임산부에 한해서는 집행할 수 없도록 제한하는 규정(제29조)도 있다.

그러나 사형을 허용하는 범죄를 △국가전복음모죄(제60조) △테러죄(제62조) △파괴·암해죄(제65조) △조국 반역죄(제63조) △민족 반역죄(제68조) △마약 관련죄(제206조, 제208조) △고의적중살인죄(제266조) 등 중범죄 중 ‘정상이 특히 무거운 경우’로 상당히 추상적으로 규정하고 있어 얼마든지 자의적 해석이 가능하다고 그는 지적했다.

이 원장은 “사형을 허용하고 있는 위 조항들은 ‘반국가 목적’ ‘정상이 특히 무거운 경우(상황이 좀 더 심각하다고 여겨지는 경우)’ 등 추상적이고 자의적 해석이 가능한 내용으로 규정되어 있기 때문에 적용 여하에 따라 자의적 생명권 침해가 가능하다”고 말했다.

이어 “북한 형법은 이같은 사형 부칙을 중범죄가 아닌 ‘군사시설 고의파손죄, 국가재산략취죄, 교화인도주죄(감옥에서 도주하는 죄), 개인재산강도죄’ 등 11개 조항에 걸쳐 일반범죄에도 광범위하게 적용되고 있기 때문에 생명권과 생존권의 침해가 광범위하게 일어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 원장은 특히 “최고지도자의 명령과 지시에 따라 재판없이 처형하는 공개처형과 총살 등이 너무나 자의적으로 빈번하게 일어나고 있다”면서 “사형의 집행 방법도 고사총 사격, 장마당 교수형, 회염방사기 사형 등 생명에 대한 존중을 전혀 찾아볼 수 없는 잔혹한 방법으로 집행하고 있기에 국제사화가 경악을 금치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원장은 “북한에서는 인명에 대한 살상이 쥐잡듯이 일어나고 있다”면서 배가 고파서 동네 두부집에서 두부 한 판을 훔친 대학생이 총살을 당한 일화를 전했다. 또 자신이 직접 목격한 공개처형 현장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이 원장에 따르면, 1996년 11월 16일 무산 장마당에 갔을 때 최 아무개라고 하는 33세의 남성이 장마당에서 공개처형을 당하는 사건이 있었다.

이 원장은 “그는 무산군 협동농장의 농장원이었는데 그가 너무 배가 고파서 농장의 소를 한 마리 훔쳐서 잡아먹었다. 북한에서는 소를 노동력으로 여기기 때문에 소를 함부로 잡아먹으면 살인죄에 해당된다. 그런데 그는 당시 인민반 회의에서 ‘소꼬리와 소눈’이 비싸게 팔린다는 이야기를 듣고, 이것을 팔기 위해 사방을 돌아다니다가 결국 철도 안전원한테 들킨 것이다. 그래서 1년 가까이 교도소에 수감돼 있다가 교수형을 당했다. 사형은 무산 장마당에서 집행됐는데, 1심이나 2심 등의 재판 과정이 생략된 것은 말할 것도 없고, 청년연맹에서 인민재판식으로 구호를 외친 후 곧바로 사형을 집행했다. 제대로 먹지를 못해 얼굴과 온 몸에 살이 하나도 없고 뼈에 가죽을 씌워놓은 것 같은 사람을 결국 교수대에 매달았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더 잔인한 일은 한 끼 벌어서 한 끼 먹고 살던 북한주민들의 삶의 터전이 바로 장마당이었는데, 처형한 사람을 3일 동안이나 그곳에 그대로 방치해 둔 것”이라고 했다.

이 원장은 “한반도에서 가장 중요하게 다뤄져야 하는 문제는 바로 인권 문제”라면서 “지금 북한 내부에서 변화들이 일어나고 있다. 우리 국민들이 북한 주민들을 각성시키고 그들이 용감하게 싸울 수 있는 토양이 되어주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또 “현 정부는 탈북민들을 적극적으로 수용하여 북한 주민들에게 희망의 메시지, 삶의 메시지를 보내주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마지막으로 이 원장은 “흑인 노예들이 400년 동안의 노예 생활에서 해방될 수 있었던 것은 그들이 직접 싸워서 이겼기 때문이 아니라, 그들을 위해 싸워준 이들이 있었기 때문”이라며 “북한 주민들은 노예 상태에 있다. 이들이 싸울 줄 몰라서가 아니라 싸울 힘이 없기 때문이다. 우리 국민들이 북한 주민들의 인권을 위해 싸워주어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