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당중앙교회 최종천 목사
▲분당중앙교회 최종천 목사
어제 마음을 함께 했던 성도 한 분이 주님 앞에 가셨다는 전화를 아내집사님께로부터 받았습니다. 어려울 때 함께 했기에 무엇보다 마음 가까워 갑작스러운 투병 소식을 듣고 간곡히 기도했던 분입니다. 아직은 세상의 모든 일을 마치기에는 인간적으로는 안타까운 한창 일을 할 연배입니다.

해외 이주를 하셨고, 2년여 전 뵐 때도 건강히 또 열심히 일하시고, 시간 내어 섬겨주셨던 분입니다. 분당에 다시 가고 싶어서, 아파트 안 팔고 그냥 두고 왔다는 말도 했었습니다.

얼마 전에도 연세는 드셨지만 역시 어려울 때 함께 했던 성도님이 오래 된 투병 끝에 가셨습니다. 허연 꽁지머리를 뒤로 묶은, 공직 마치시고 이곳 오셔서 투병을 위해 산 밑에 집을 지으시고, 하루하루를 건강히 감사히, 그리고 말끔하고 깨끗하게 사시던 의로운 분이었습니다.

몇 해 전에는 주일 2부 예배 시간에 대표 기도하시고, 진한 양복에 반듯한 모습으로 예배 후에, "목사님 오늘 정말 말씀의 은혜를 많이 받았습니다. 감사합니다."라고 인사하셨던 장로님이, 그 후 나흘 째 되던 목요일에 이전 직장동료들과 동네 산에 가셨다, 갑자기 하늘의 부르심 받았습니다. 모든 장로님들 중에서도 가장 건강하셨던 분이시고, 그 아버님도 백세 가까이 사셨던 강인한 분입니다. "착하고 선한이여"라는 제목의 조시를 써드렸고, 그에 합당한 분이셨습니다.

교구총무로 수고하셨고, 참 많은 어려운 이들 마음 다해 도와주셨고 챙기고 섬기셨던 아낌받던 분도, 갑작스레 발견한 병이라는 하나님의 초청을 받아 의연하고 단아하게 주님 품 안에 안기셨습니다. 어느 날 여름 저녁 기도회 후에, 웬일인지 저와 사모 그리고 부부인 장로님과 총무님 네 사람이, 교회 근처 커피집에서 커피를 마시고 이상히 늦게 이야기를 하게 되었습니다.

이야기 도중 "우리 목사님이 어떤 목사님이신데"라는 표현이 마음에 오래 남습니다. 밤에 잠이 안 온다 했고, 너무 다른 분들 챙기느라 자신을 못 돌보신다 걱정해 드렸습니다. 사모가 원장인 상담원에 오시기로 했는데, 그 뒤 보름 후 병을 알게 되었고, 투병 길 끝에 가셨습니다. 무엇인가 마음에 남기시려고 그리 늦게 이야기하게 하셨나보다 생각했습니다.

많은 죽음을 보며, 그 죽음은 꽃이 지는 것이 아니라, 가장 영화로운 꽃이 피는 순간이라 생각합니다. 요즘은 저도 죽음이라는 것을 많이 생각하며, 그것이 우울이나 위축이 아니라 편안과 기대임을 느낍니다.

 "왔다 그리고 가다", 오늘 아침 제 마음에 남는 문장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