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민국 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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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자가 크면 전체를 볼 수 없다. 그러나 그림자의 전부를 꼭 보아야 한다면 높은 곳에 올라가야 한다. 우주선에 탑승하여 매우 높은 상공에 올라가면 거대한 지구 전체도 볼 수 있듯, 우리는 지금 몰락한 대한민국 기독교의 암울한 그림자 전체를 보아야 할 때이다.

어떠한 기준율로 기독교의 몰락을 평가해야 올바른 분별이라고 받아들일 수 있겠는가. 몰락을 분별하는 기준은, 메시아(그리스도) 언약이다. 그리스도 언약을 상실한 상태는 몰락이고, 그리스도 언약을 붙잡으면 회생이다.

그리스도 언약을 상실하면, 목회자는 타락하고 성도들은 영적 분별력을 상실한다. 그리스도 언약을 상실하면, 자신이 타고 있는 배가 어디를 향해 가고 있는지 분간하지 못한다. 아예 분간조차 하지 않는다.

목회자는 자신이 운항하고 있는 배가 보물선인지 해적선인지 분간하지 못하고, 성도들은 당연히 보물선 선원인지 해적선 선원인지 분별하지 못한다.

그리스도 언약을 상실하면 온갖 인본주의가 판을 치고, 귀신을 숭배하는 우상 종교와도 인간적인 교류를 종용하며, 어떤 것이 참된 진리인지 분별하지 못하는 영혼의 암흑기가 도래한다. 대한민국 기독교는 심해와 같은 칠흙의 어두움에 갇혀 버렸다.

WCC가 그 주범이다. WCC는 ‘World Council of Churches(세계교회협의회)’의 약칭으로, 1948년 네덜란드 암스테르담에서 규합된 적그리스도 단체이다. 그들이 주장하는 ‘세계교회 통일’이라는 슬로건은 얼핏 보기에 매우 이상적인 기독교의 미래를 지향하는 듯한 교회 연합 운동처럼 보일 수 있다.

그러나 그 이면을 들여다 보면, 기독교의 뿌리인 그리스도 언약을 변질시키고 상실시켜서 하나님과 성도들 간의 주종 관계를 파괴시키는, 하나님께 대항하는 적그리스도의 궤계가 구심점임을 알 수 있다.

WCC는 종교다원주의(religious pluralism), 종교적 혼합주의(religious syncretism)를 지지하고 있다. 타종교와 함께 진리를 공동으로 연구하여 발전시키고, 타종교에 담겨 있는 부분적인 진리를 수용하고 발전시키는 것을 중요한 선교적 과제라고 생각한다.

WCC는 대화(dialogue), 구원(salvation), 하나님 나라(kingdom of God), 하나님의 선교(Missio Dei), 인간화(humanization) 등 매우 매력적인 신학적 용어들을 동원하여 전 세계에 흩어져 있는 수많은 교회들을 유혹해 왔다.

WCC는 나아가 선교사들을 더 이상 타종교 권역에 파송하지 말아야 할 것을 주장하기도 했다. 선교사 파송금지(missionary moratorium)를 선언함으로써, 타종교 안에도 구원이 존재함을 간접적으로 인정하고 있다.

WCC는 1952년 독일 빌링겐(Willingen) 대회에서 새롭게 등장한 ‘하나님의 선교(Missio Dei)’라는 선교 개념을 피력하며 전통적인 선교 개념을 전적으로 부인하고, ‘교회 중심의 선교(Church-centered mission)’가 아닌 ‘선교 중심의 교회(mission-centered Church)’가 되어야 함을 강조하였다.

교회가 중심이 되어 그리스도의 복음의 비밀을 선포하는 것이 선교가 아니라, 세상의 모든 영역에서 일하시는 하나님의 선교에 교회가 동참하는 것이 참다운 선교라고 주장함으로써, 정치, 경제, 사회, 문화 전반과의 타협적 공존을 정당화시키며 합종연횡을 주장하고 있다.

타종교와의 갈등과 대립을 종식시키고, 빈민 구제 같은 사회정의를 실현하자는 주장은 얼핏 정당성이 있어 보인다. 그러나 그리스도의 피흘림은 인간적 화합이 아니다. 선행의 추구는 주체가 아니다. 선행과 사회정의 실현은 부수적인 실천 가치이다. 주제와 부제를 혼돈시켜 그리스도의 구속 언약을 파괴시키는 궤계는 결국 하나님의 구속 사역을 훼방하는 적그리스도의 역할 수행이다.

1971년 벨기에 루뱅 대학(University of Louvain)에서 결정된 문헌(지면 관계상 문헌 내용 생략)을 보면, WCC는 성경의 권위(authority)와 무오류성(inerrancy)을 더 이상 인정하지 않음을 내포했다.

WCC를 주도하는 신학자들이 가르치는 유니온신학교는 자유주의 신학 최선봉에서 지금도 교회 일치와 교회 연합을 주장하며, 하나님의 방법이 아닌 인간적인 방법으로 평화와 정의를 부르짖고 있다.

유니온신학교 총장 찰스 브릭스(Charles Briggs)는 취임 강연에서 “성경은 종이에 글씨를 인쇄해서 제본한 책이며, 그 이상은 아무 것도 아니다”고 하여 학생들에게 큰 박수갈채를 받았다. 우리나라에도 유니온신학교 출신들이 자유주의 신학을 보급하고 있으니, 그리스도 언약 상실의 악의적 결과들이 전방위적으로 나타나고 있다.

WCC 제8차 총회(아프리카 짐바브웨 수도 하라레)에 참석한 이화여대 조직신학 교수 정현경은 “요한복음 14장 6절의 그리스도가 천국에 이르는 유일한 길인가?”라는 질문에 “예수가 실수했다”고 대답하였다.

그리고 1993년 11월 미국 미네소타주 미네아폴리스에서 모인 WCC 대회에서 성령(the Holy Spirit)을 고대 아시아의 신들(ancient Asian deities)과 동일시했으며, 2천여명의 여성 청중들에게 “나의 내장은 불교의 내장이요, 나의 심장도 불교의 심장이며, 나의 오른쪽 두뇌는 유교도의 두뇌이고, 나의 왼쪽 두뇌는 크리스천의 두뇌”라고 했다.

이렇듯 비성경적 논리, 비언약적 사고, 절대자 하나님의 존재를 부정하는 무리들이 가득한 WCC 세계 대회가 지난 2013년 대한민국 부산에서 열렸다. 지리멸렬하게 사그러들던 WCC에 양질의 장작을 공급, 활활 타오르는 불꽃으로 소생시킨 역할을 대한민국 목사들과 단체들이 불행하게도 수행한 것이다.

WCC
▲WCC 부산 총회 모습 ⓒWCC 제공
WCC 부산 대회 개최를 반대하는 목사가 오히려 징계(정직 처분)를 받았으니, 세상을 구원하러 오셔서 이단으로 몰린 그리스도의 그때와 무엇이 다르랴.

WCC 부산 대회 개최를 주도한 무리들은 자신들의 교회 세력과 비대한 총회 단체 세력을 과시하며 WCC 운동에 동참했을 뿐 아니라, 수많은 목사와 교회와 단체들이 WCC에 가입했다.

WCC는 세계교회 연합과 세계 종교 통일을 당위성으로 거대한 ‘아나콘다’가 되어 목사들과 성도들의 영혼을 휘감아 옥죄고 있다. 그리스도의 언약 밖에서 인본주의 실현을 위해 목구멍이 보이도록 거대한 입을 벌리고 삼킬 기회만을 엿보고 있다.

설마 하던 목사들과 설마 하던 교회들, 설마 하던 단체들이 WCC에 가입해 있고, 성도들은 자신들이 출석하는 교회가 어디를 향해 가고 있는지 가늠조차 못하고 있는 가운데, WCC에 가입한 목사와 교회와 단체들은 그들만의 다음 축제를 위해 전전긍긍하고 있다.

성도들은 누가 선한 목자이고 누가 삯군 목자인지 구분하지 못한 채, 익숙한 교회 환경, 신앙 형태에 길들여져 있다.

오랜 교우들과 반복적으로 익숙해진 교회 현실에 성도들이 안주하고 있는 가운데, 대형교회, 거대한 단체, 유명 목사들이 대거 WCC 적그리스도의 중추적 역할을 수행하려 몸부림치고 있다.

WCC는 지금, 그리스도의 유일한 구속에 대한 반기를 들고 모든 교회와 모든 종교가 통일되기를 염원하고 있다. 그리스도는 타종교와 절대적으로 연합할 수 없을 뿐 아니라, 다른 종교들을 심판하실 심판자이시다. 심판자가 어찌 대적들과 연합할 수 있겠는가. 그리스도 언약을 상실한 단체들이라야 타종교와 연합한다.

그래서 WCC에 가입한 목사들은 삯군이고, WCC에 가입한 교회는 그리스도 언약을 상실한 무리이며, WCC에 가입한 교단은 그리스도 언약을 상실한 무리들을 이끄는 적그리스도 해적선이다.

그리스도 언약은 하나님께서 죽음에 빠진 성도들에게 영생의 반전을 주신 은혜의 약속이다. 그래서 구약성경은 그리스도께서 오신다는 약속이고, 신약성경은 하나님께서 그리스도를 보내신 약속이행의 말씀이다. 그러므로 성경을 압축하면 ‘그리스도’이다.

예나 지금이나 오늘을 살아가는 우리가 스스로 하나님의 성도인지 적그리스도의 무리인지, 분별할 수 있는 하나님의 표준율은 ‘그리스도 언약’이다.

지금 우리들은, 그리스도의 보물선에 승선하고 있는가. 아니면 WCC 적그리스도의 해적선에 승선하고 있는가.

WCC는 이 시대에 출현한 많은 적그리스도들을 연합시켜, 그리스도 언약을 주신 하나님께 대적하는 적그리스도의 괴수 중 괴수임이 분명하다.

하민국 목사
웨민총회인천신학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