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지는 [유지연의 단어공부 인생공부]를 매월 15일 연재합니다. 이 코너의 글은 휫셔뮤직그룹(Fisher Music Group)의 유지연 대표가 직접 쓴 것입니다. 유 대표는 휫셔뮤직그룹을 통해 힐송, 빈야드, 지저스컬처, 벧엘뮤직 등 전세계 워십뮤직 메이저 레이블의 음악을 소개했고, 휫셔북스를 통해 잭 헤이포드의 ‘시편처럼 사는 예배자’, 맥스 루케이도의 ‘폭풍의 눈 속에서 세상을 보다’ 등을 직접 번역해 국내에 소개해 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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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_능력(Power)

대한민국은 지금 빗나간 능력 위주의 사회구조 속에 너무 오래 표류하고 있다. 나라의 이미지를 대변하는 지성과 이성, 예술과 문화는 이미 균형을 잃었고, 소위, ‘돈, 권력, 외모, 소유’라고 이름하는 능력들이 우리의 가치관과 정신세계를 마구 흔들어 놓고 있다. 거리에는 초점이 흐려진 미래의 사진들이 나뒹굴고 있다. 능력에 대해서 다시 생각해봐야 할 때다.

첫째, 타고나거나 습득한 능력, 갖춰진 능력, ability(어빌리티)가 있다. 일반적인 지적(IQ) 능력, 예술가의 특별한 재능(talent), 통찰력이 여기 속한다. “저 친구 일 맡겼더니 잘해내네, 능력 있어!”라고 말할 때의 수행 능력이다. 독자의 흥미를 이끌어내는 작가의 능력. 화가, 연주가, 운동선수, 예술가의 스킬(artistic skill)이 뛰어날 때 어빌리티가 있다고 한다.

둘째, 배워서 습득하거나 소유한 능력이 아니라, 주어진 능력, 권한을 부여 받아 통제하는 능력, power(파워)가 있다. 이스라엘의 지도자 모세는 야훼로부터 능력을 부여 받았고, 대통령의 권한은 국민들의 투표에 의해 부여 받은 능력이다. 성직자는 안수(ordain)를 받음으로, 국가대표도 대사도 특사도 부여 받은 권한이다. 우리가 쉽게 착각하지만, 파워는 자기 능력이 아니라 주어진 능력이다.

그리고, capacity(캐파시티). 무엇을 품고 수용할 수 있는 능력, 시험을 견뎌내는 역량, 이해할 수 있는 능력이다. 엘리베이터의 9인승, 11인승 표시는 수용할 수 있는 공간 능력이며, 핵보유 능력, 군사력도 이 능력이다. 자신의 분수만큼 수용 가능한 능력, 캐파는 키워나갈 수 있다.

우리 사회는 이 능력들을 잘못 사용하고, 남용하고 있다. 구약성서 십계명의 제3계명, “너의 하나님 여호와의 이름을 망령되이 일컫지 말라”에서 사용된 영어단어 “misuse”는, mis(나쁜, 잘못된)와 use(사용하다)의 합성어로, 그 이름을 남용하거나 잘못 사용하지 말라는 뜻이다. 외화를 보면 욕을 할 때도 ‘Jesus’하고, 아무 때나 말 끝마다 주여, 주여하는 사람들처럼 말이다.

인간에게는, 타고나거나 습득한 능력, 부여 받은 능력, 수용할 수 있는 능력이 있다. 개인과 사회에 반드시 필요한 삶의 원동력, 생산력, 그 에너지다. 하지만 그 능력들이 잘못 사용될 때, 사회와 국가는 분열하며, 분노와 혐오가 들끓고, 질서는 파괴되고, 배려는 사라지며, 돈과 권력의 힘에 법조차 무너지고, 유전무죄 무전유죄, 갑질, 성형 천국, 외모지상주의, 조물주 위에 건물주 같은 단어들이 난무하게 된다. 권력을 잡은 자는 그 능력을 부여해준 국민들 위에 올라서서 역사책에 기록될 자신의 이름을 노래하며, 살아있는 권력 죽은 권력을 만들어낸다. 시대가 던져주는 슬픈 자화상이다.

알고 있는가? 파워, 권력, 능력은 마치 칼과 같다. 잘 사용하면 세상을 유익하게 하지만, 잘못 사용하면 남을 다치게 하고, 결국 자기 자신도 다치게 마련이다.

유지연
▲휫셔뮤직그룹의 유지연 대표. ⓒ휫셔뮤직그룹 제공

유지연 휫셔뮤직 대표(david yoo, FMG)

유지연 대표는 어쿠스틱 기타리스트이자 싱어송라이터, 프로듀서로 현재 휫셔뮤직그룹(Fisher Music Group)의 대표, 아발론(Avalon) 어쿠스틱 기타 디스트리뷰터로 활동하고 있다. 1974년 데뷔한 후 정태춘, 박은옥, 윤형주, 이선희, 김종찬, 백영규, 한돌, 임지훈 등의 포크, 팝 계열의 유명가수와 함께 수백장의 음반에 참여했다. 또한 두란노 경배와 찬양 초대 뮤직 디렉터로 ‘전하세 예수’ 앨범을 작업했고, 예수전도단, 다윗과요나단, 사랑이야기 등 CCM 아티스트들과도 편곡, 연주, 프로듀서로 함께 작업했다. 1980년 첫 앨범을 발표했으며, 히트곡으로 자작곡인 ‘사랑과 평화: 던져진 동전이 굴러가듯이’, ‘야베스의 기도’ 등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