땅의 문제를 기도회로 승화시키고자 노력
구국기도, 신앙에서 선택 아닌 의무 강조

용문산기도원
▲세미나가 진행되고 있다.
(재)기독교대한감리회 애향숙(이사장 전명구 목사)에서 주최하고 감리교신학대학교(오성주 총장직무대행)가 주관한 용문산기도원 제3회 학술세미나가 지난 5월 1일 오전 한국 기도원의 본산지이자 성령운동 진원지인 경북 김천시 용문산길 소재 용문산기도원(원장 나서영 목사)에서 개최됐다.

용문산기도원 구국기도회 56주년을 맞아 ‘용문산기도원 구국기도회에 관한 역사적 고찰’이라는 주제로 열린 이번 제3회 학술세미나는 수도사연회·베다니교회·기둥교회 등이 후원했으며, 감신대 소요한 박사(한국교회사)와 박철호 목사(기념탑교회)가 발제자로, 감신대 이후정 박사(역사신학)가 논찬자로 나섰다.

‘용문산기도원 구국기도회의 역사적 고찰’을 주제로 첫 강의에 나선 소요한 박사는 “기도가 시작된 구국제단은 설립자인 아실 나운몽 목사가 1940년 6월 13일 애향숙 창설 이후 나라와 민족을 위해 기도하던 기도처에서 시작됐다”며 “나운몽 목사는 땅의 문제를 기도회로 승화시키고자 노력했던 인물로, 구국기도는 신앙에 있어 선택의 문제가 아닌 의무라고 강조했다”고 밝혔다.

소 교수는 아실의 국가관에 대해 “기독교와 국가는 절대 분리될 수 없다는 ‘기독교와 국가의 불가분성’을 분명히 했고, 나아가 성서를 통해 기독교와 민족의 불가분성을 해석했다”며 “그는 기독교 정신에 민족혼이 있고, 성서에는 하나님의 뜻을 이루는 사람들이 애국·애족의 선봉자요, 철저한 민족애에 입각한 정치가였다고 주장했다”고 소개했다.

그는 “아실의 사상은 좌우 이념에 기대지 않고 이를 뛰어넘는 인물로, 현세의 이념을 강력히 비판하기도 했다. 이에 따라 용문산 구국기도 제단 역시 좌우 어떤 이념에도 속해 있지 않은 기도제단으로써 성서를 기준으로 기도운동이 전개됐다”며 “아실의 구국기도가 56년간 계속 유지될 수 있었던 이유는, 이데올로기에 있어 한쪽으로 경도된 것이 아니라, 오히려 이를 경계하고 하나님의 뜻이 이뤄지는 것에 초점을 맞추고 중도를 걸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소 교수는 “아실의 구국기도는 단순히 나라를 위해서만이 아니라, 사상과 이론과 행동이 구체적으로 표현된 결과였다. 좌우의 이념을 뛰어넘는 ‘참(진리)’이라는 공심(公心)과 일념(一念)의 개념이 담겨 있었다”며 “그에게 사상이란 하나님의 뜻이었고, 그 뜻은 바로 하나님의 말씀을 의미한다. 그가 주장하는 완전한 사상은 생명이 있는 사상으로서, 이는 곧 ‘하나님과 민족의 바른 관계’에서 생성되고, 그 관계는 세상의 주의와는 다른 하나님의 뜻이 내재된 영원한 관계였다”고 설명했다.

결론에서 소요한 교수는 “아실은 기독교와 민족을 불가분의 관계로 이해했고, 그래서 구국기도는 선택이 아닌 의무였다”며 “구국기도가 필요한 이유를 성서에서 찾고, 민족을 살리기 위해 하나님 말씀인 성서에서 하나님의 사상을 찾아 이를 행동으로 옮기고자 했다. 바로 여기에 구국기도의 원동력이 있다”고 말했다.

용문산기도원
▲기념촬영이 진행되고 있다.
이어진 논찬에서 이후정 교수(역사신학)는 “아실의 삶과 사역은 이 민족의 구원을 위해 자기를 희생하며, 오직 예수의 복음과 하나님 나라의 의를 위해 바쳐졌다는 감동적인 역사”라며 “그가 걸었던 길은 예수 십자가 고난의 길이었고, 자기 이익과 영광이 아니라 하나님의 영광을 위해 예수정신을 이 한반도와 한민족에 호소했던 발자취였다”고 강조했다.

이 교수는 “소 교수의 뜻깊은 강연을 통해 다시 한 번 아실 구국기도의 위대한 영성이 한국교회의 나태해지고 녹슨 현실과 사명을 깨우는 경종이 되기를 간절히 바란다”고 전했다.

이후 박철호 목사(기념탑교회)가 ‘용문산기도원 구국기도회의 계승을 위한 방안’을 강의했다. 그는 “오직 나라와 민족을 위해 1963년 4월 30일 새벽부터 시작해 1년 365일 24시간 쉬지 않고 릴레이 기도를 이어온 한민족 구국제단 구국기도운동을 무형문화제 혹은 경상북도 지정 무형문화제로 지정해야 한다”며 절차와 방법에 대해 설명했다.

박 목사는 “무형문화재란 50년 이상 지닌 건물로 보존가치가 있는 것을 판단해 지정한다”며 “‘용문산기도원 대성전’, ‘초가집’, ‘사택’은 건축적인 면에서, 수도사들이 입은 제복은 복식 면에서 보존할 필요가 있기에, 학술적으로 접근해 대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용문산기도원에 관한 무형문화제 지정은 국가무형문화재 지정 대상 및 기준(제14조 1항 외 ‘바’항) 민간신앙의례, 종교의례 등에 해당되며, 문헌, 기록, 구술 등의 다양한 자료들을 통해 오랫동안 지속되어 왔기에, 역사적 가치가 있음을 증빙해야 한다”고 밝혔다.

박 목사는 “구국기도는 먼저 기네스북에 등재해 세계유산으로 삼을 만하다”며, “용문산기도원에 관한 무형문화제 등록은 지금부터 빨리 준비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제안했다.

세미나에 앞서 드려진 개회예배는 감신대 장성배 박사 사회로 감신대 총장직무대행 오성주 박사의 기도, 용문산 수도사들의 특송, 전명구 목사의 ‘앞서 행하시는 하나님’ 설교, 용문산기도원 원장 나서영 목사의 축도 등이 진행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