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자유주간
▲아메리칸 엔터프라이즈 인스티튜트에서 회의가 진행되고 있다. 이날 회의 주제는 '한국 정부가 정권교체 후 북한 인권 활동을 제약하는가'였다. ⓒ김동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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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메리칸 엔터프라이즈 인스티튜트에서 열린 회의에서 북한자유주간 대표단을 비롯 연구소 스태프들이 탈북자 대표들의 발언을 듣고 있다. ⓒ김동은 기자
제16회 북한자유주간에 참석한 탈북자 단체 대표들이 대한민국 정부의 대북정책이 변화되면서 북한 인권을 위한 활동에 불합리한 제약을 받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현지시간 2일 오후 1시 워싱턴 D.C.의 '싱크탱크' 중 하나인 아메리칸 엔터프라이즈 인스티튜트(AEI)에서 열린 회의에서 현 대한민국 정부가 북한인권 활동에 보이고 있는 자세에 대해 실제적인 사례를 들어 설명했다.

AEI는 미국 부시 행정부 시절 이라크 전쟁 등 대외 정책에 영향을 미친 연구기관이다. 이날 회의에서 AEI 측의 핵심 질문은 "현 대한민국 정부가 북한 인권 활동에 제약을 주고 있는가"였다.

이에 한 탈북자 단체 대표는 "정권이 바뀌면서 정부에서 받던 예산 대부분이 삭감됐다"며 "지금 우리들은 아르바이트를 하며 힘겹게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고 밝혔다.

또 다른 탈북자 단체 대표는 "정부에서 직접적으로 활동을 접으라고 하지는 않지만 각종 제도적 장치로 손발을 묶고 있다. 많은 탈북자 단체들에서 강연 수입이 예산의 큰 부분을 차지한다. 그러나 정권이 바뀌면서 통일안보교육은 사라지고 통일교육만 남았으며 잡혀있던 강연 일정이 모두 취소됐다"고 했다.

이어 "대학 등 강사로 활동하던 곳들은 하나같이 연을 끊었다. 예산을 신청하려 하니 북한 인권 관련 단체들은 신청서를 내지 말라고도 한다. 정부가 탈북자 단체의 수입을 없애 스스로 문을 닫게 하려는 것 같다"고 주장했다.

또 "과거에는 북한의 도발 등 이슈가 있으면 많은 탈북자 단체장들이 방송과 인터뷰를 했지만 최근에는 친 정부인사 몇 명을 제외하곤 전혀 연락을 받지 못한다. 또 한참이 지난 과거 활동들을 트집 잡혀 수개월씩 조사 받기도 한다. 그 과정에서 탈북자들의 정보가 누출되는 인권 문제도 발생한 바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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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니콜라스 에버슈타트(Nicholas Eberstadt) 정치 경제 분야 담당관이 북한자유주간 대표단들에게 질문하고 있다. 그는 한국의 정권 교체 이후 북한 인권 활동에 대한 제약 여부에 대해 질문했다. ⓒ김동은 기자
그는 "이런 상황에서 활동할 수밖에 없는 것이 너무 안타깝다. 나는 돈이나 벌자고 대한민국에 온 것이 아니다. 너무나 힘들지만 아직까지 우린 북한 인권 활동을 그만 둔 적이 없다. 많이 힘들겠지만 끝까지 포기하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또 다른 탈북자 단체 대표는 "북한의 실상을 알리러 안보강연 강사로 간 곳에서 북한 인권에 대한 말을 하지 말라는 말을 들었다. 나는 이것이 현 정부가 남과 북을 어떤 식으로 접근하는지 보여주는 것이라 생각한다. 탈북자로서 북한의 인권에 대한 말을 안 하면 내가 무슨 이야기를 하겠냐"며 눈시울을 붉히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