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음표 소녀 앞으로 참고 중복 요청 문제 응답 작업 중요성 기대 질문 정보 우리 아이 왜 이럴까요 이중성 양면성 궁금 김충렬
발음이 명확하지 않은 아이들이 있다. 이런 아이들은 명확하게 마음을 표현하지 못하는 편이다. 자칫 친구들의 놀림거리가 되어 심리적 상처를 받기도 한다. 어려서의 경험은 나중에도 중요한 바탕이 되기에, 이를 방치하면 아동은 더욱 표현 능력을 상실하게 된다. 서둘러 개선해 주어야 할 이유이다.

이런 시각에서 발음이 명확하지 않은 아동은 명확하게 발음을 하지 못하는 경우, 언어습득이 느린 경우, 그리고 생각이 분명하지 않은 경우 등의 특징을 갖는다. 발음이 명확하지 않은 아이들의 심리적 원인에 대해 다음 몇 가지를 생각해야 한다.

1. 발음하는 여건의 문제

발음 이상의 원인에는 실로 여러 가지가 있다. 그 중 하나는 발음 기관의 고장, 구개(口蓋)열, 목구멍이나 이의 이상 등, 또 청력(聽力) 장애(障碍), 뇌성마비(腦性麻痺)와 같은 몸의 이상 등이 있다.

발음에 영향을 주는 기관은 혀, 입술, 턱, 입천장 등이다. 언어기관 이상은 일차적으로 발음이 부명확하게 들리게 만든다. 예를 들면, 혀가 짧아 발음이 부명확하다면 설소대가 혀 앞 쪽에 붙어 있는 것은 아닌지, 입천장 뼈가 갈라져 구강과 비강이 구분되지 않아 ‘ㄱ, ㄷ, ㅂ’ 발음에서 콧소리가 나는 경우이다.

다음으로 언어 습득하는 과정에서 잘못된 언어습관으로 인해 발음에 문제가 유발되기도 한다. 실제로 언어기관에 이상이 있는 아이들보다, 잘못된 유형으로 언어를 습득하거나 잘못된 발음하고 있는 부모로 인해 발음에 문제가 있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예를 들면, 부모가 아이와의 대화에서 아이가 귀엽다고 ‘그랬쩌’, ‘아야 했떠’ 등의 방식으로 혀 짧은 소리를 내는 경우이다.

아동은 생후 7-8개월 정도에 옹알이를 시작하면서 주위로부터 들리는 말을 모방하여 말을 배우게 된다. 이런 시각에서 명확한 발음으로 아이와 대화하려는 부모의 태도가 필요하다.

부모는 아이의 말을 끝까지 들어주면서 아이와 상호작용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아이가 발음에 어려움을 보인다면, 전문가의 도움을 받는 것이 바람직하다.

2. 구음장애가 있는 경우

발음이 명확하지 않은 아동은 구음장애일 수 있다. 구음장애 또는 발음장애는 발음이 부명확하거나 구음의 발달이 지연되는 경우이다. 구음장애는 대체로 8세 미만 아동의 약 10%, 8세 이상 아동의 약 5%에서 나타난다.

구음장애가 몇 개의 발음에만 국한된 경우에는 저절로 호전되는 경우가 많다. 다만 만 8세 경까지 저절로 좋아지지 않는 경우, 저절로 호전되는 것을 기대하기가 어렵다. 특히 우리나라 아동들의 경우에는 ㅅ, ㅆ, ㅎ, ㅂ, ㄷ, ㄱ 등의 발음이 어려운 경우가 많다.

발음 장애가 있는 아동의 경우는 다음과 같다. 만 8세까지 장애가 지속되는 경우, 발음의 장애로 말을 이해하기 어려운 경우, 발음의 장애로 또래관계의 지장이 초래되거나 학습장애, 자존심의 저하가 동반되는 경우, 발음의 생략 또는 치환이 있는 경우 등이다.

구음장애가 있는 경우에는 흔히 표현성 언어발달 장애, 수용성, 표현성의 혼합형 발달성 언어장애, 읽기장애, 발달성 운동조절 장애, 유뇨증 등이 흔히 동반되기도 한다.

발음기관의 기질적인 장애에 의해 발음장애가 나타나기도 하는데, 이러한 경우 침을 흘린다거나, 비정상적으로 씹고 삼키는 행동, 혀의 움직임의 이상 등이 동반돼, 수술적인 처치가 필요한 경우도 있다.

3. 자신감이 결여된 상태

발음이 명확하지 않은 아동은 자기중심적인 경향이 있다. 아동이 자기중심적인 경우 낯익은 사람 앞에서는 뽐내지만, 생소한 사람이 많은 자리에서는 전혀 자신감을 잃고 말을 잘 하지 못한다,

그들은 타인을 위한 배려적인 행동, 불안행동, 분노 가능성, 얼굴 붉히기, 시선 접촉 등 타인을 불쾌하게 만들거나 불편하게 할지도 모르는 행동이나 특성을 두려워한다.

이런 아이들은 대인관계적 상호작용 상황과 타인들 앞에서의 수행 상황뿐 아니라, 무리 속에서 혼자 있는 지하철, 식당, 길거리 등의 상황에서도 불안을 느끼면서 불편해 한다.

이런 아이들은 남들 앞에서 명확한 발음으로 말을 하지 못하는 경우가 있다. 이런 현상은 아마 유교를 배경으로 한 우리의 눈치 문화, 화합과 체면의식, 집단의식, 배려의식, 타인중심적인 사고 등에 크게 영향을 받는 일종의 문화증후군일 수도 있다.

그런 점에서 아동이 남 앞에서 말을 잘하지 못하는 현상은 서구와는 달리 동양 문화권의 특수성을 인식하게 만드는 요인이다.

실제로 정신과적 진단분류체계에서도, 한국과 일본의 사회공포증 환자들은 특이한 점을 보인다는 점이 이를 뒷받침한다.

이처럼 대인공포감은 아동이 말을 잘 못하는 경향을 넘어 자신이 다른 사람들에게 해를 끼치거나 불편하게 할 얼굴 붉히기, 화내기, 시선접촉, 입냄새, 체취 등이라는 과도한 불안을 발전시키는 경향이 있다는 점을 생각하게 한다.

이는 사람 앞에서 말을 못하는 아동은 다른 사람들에게 자신이 피해를 준다는 염려를 가지고 있을 수 있다.

김충렬
▲김충렬 박사. ⓒ크리스천투데이 DB
4. 정리

발음이 명확하지 않은 아동을 둔 경우에 해당되는 부모라면 전술한 심리적 원인을 참고하여 스스로 반성할 필요가 있다. 부모가 올바르게 양육한다 해도, 반드시 원인이 될 만한 조건이 얽혀 있기 때문이다. 부모가 자신을 냉정하게 분석해야 개선의 가능성이 보인다.

김충렬 박사(한국상담치료연구소장, 전 한일장신대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