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훈
▲이재훈 목사가 설교하고 있다. ⓒ이대웅 기자
기독교학술원(원장 김영한 박사) 제12회 석학초청강좌 개회예배에서는 이재훈 목사(온누리교회)가 ‘희망은 나이들지 않는다(시 39:4-7)’는 제목으로 설교했다.

예수님께서 십자가에서 돌아가신 성금요일이었던 이날, 이재훈 목사는 설교 도중 십자가와 부활에 대해 언급했다. 다음은 그 주요 내용.

오늘 본문은 다윗의 신앙고백입니다. 삶의 헛됨을 깨닫고, 사람들의 인생이 그림자같이 헛된 일로 소란해하는 모든 삶 속에서, 나의 소망은 오직 주께 있다고 고백합니다.

많은 사람들이 절망하고 있습니다. 키에르케고어는 절망을 “죽음에 이르는 병”이라고 했습니다. 그는 절망을 두 가지로 구별합니다. 하나는 자기 자신이기를 원하지 않는, 또 다른 존재이기를 원하는 절망입니다.

다른 하나는 자기 자신이기를 원하는 절망, 이를 반항의 절망이라고 합니다. 절대자 앞에서 자신이 얼마나 연약한 존재인지 인정하지 않고, 스스로 존재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것입니다. 인간은 이렇게 절망 속에 살아가고 있습니다.

예수님께서 이 땅에 오셔서 십자가와 부활을 경험하셨습니다. 성령의 임재하심을 통해 우리에게 주신 이 놀라운 축복은, 우리에게 이 땅을 소망 가운데 살아가게 합니다.

예수님은 진실을 외면한 막연한 희망을 말씀하지 않으셨습니다. 우리 죄와 여러 문제들과 고통, 우리가 직면한 모든 절망에 눈감은 채 인정하지 않고, 잘 될 거라고 덕담만 하지 않으셨습니다.

주님께서는 죽음의 문제, 고통의 문제, 모든 절망의 문제를 있는 그대로 알려주시고 깨닫게 하시고 그 절망을 이기는 진정한 소망을 허락해 주셨습니다.

우리는 고난주간과 성금요일, 부활을 맞이합니다. 예수님께서 십자가에서 처형되신 바로 그 사건은, 이 세상에 희망이 없음을 보여줍니다. 죄 없는 의로우신 분이 죄로 가득한 인간들에 의해 죽임당한 이 사건은, 이 세상에 절대 소망이 없음을 보여줍니다.

그러나 십자가가 죽음으로 끝났다면, 인류는 절망에 쌓여 있었을 것입니다. 그러나 예수님은 살아나셨습니다. 예수님의 죽음은 우리의 모든 절망을 다 가져가셔서, 십자가에서 처리하신 것입니다. 죽음을 죽이신 죽음, 세상의 모든 절망을 희망으로 바꾸신 죽음입니다.

예수님은 가장 절망해야 할 그 순간에, 최고의 희망을 말씀하셨습니다. 고난과 모욕을 받으시고 십자가에 못 박혀 죽으셨지만, 사흘만에 다시 살아나실 것을 말씀하셨습니다.

세상 어떤 철학자나 종교 지도자가 죽음 이후 다시 살아날 것을 예언했습니까. 대부분은 죽음 이후를 모른다고 말했습니다. 죽음에 대한 많은 명상과 교훈을 남겼지만, 죽음이 가져다 주는 절망을 이긴 자는 없었습니다.

오직 예수 그리스도 그 분만이 죽음을 직시하셨고, 그 죽음을 이기는 승리를 우리에게 보여주셨습니다. 그리고 우리도 그 죽음을 이긴 승리에 동참할 수 있다고 약속하셨습니다.

오늘 성금요일, 그리고 부활을 맞이하는 이 시간, 우리에게 희망을 주신 예수 그리스도, 그 분 안에서 우리가 기뻐합시다. 오늘 강좌가 그 분 안의 참된 희망을 나누는 복된 자리가 되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