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화: 그리스도를 닮기 원하는 이들에게
성화, 그리스도를 닮기 원하는 이들에게

마이클 리카르디 | 김선미 역 | 그의나라 | 120쪽 | 10,000원

마이클 리카르디는 미국 마스터스 신학대학원 시절 함께 수업을 들었던 친구입니다. 리카르디의 아내 제나와 함께 짧은 시간이었지만 소그룹 성경공부도 함께 참여했고, 학생 때부터 쓰기 시작한 복음주의 블로그 크리플게이트(The Cripplegate)에 좋은 글을 기고하기도 했습니다.

졸업할 때쯤 존 맥아더 목사가 섬기는 그레이스 커뮤니티 교회 아웃리치 담당 목사로 섬기기 시작해, 교제 그룹 중 하나인 그레이스 라이프에서 정기적으로 설교하고, 마스터스 신학교에서도 조직신학을 가르치는 등 점점 하나님께서 크게 사용하시는 것을 곁에서 지켜볼 수 있었습니다.

지난 3월에 있었던 쉐퍼드 콘퍼런스에서는 존 맥아더, 리건 던컨, 조엘 비키, 알 몰러, 마크 데버, 스티븐 로슨 등과 함께 메인 스피커로 참여하기도 했습니다. 마스터스 신학대학원에서 강해 설교 교수로 일하고 있는 스티븐 로슨은 그의 콘퍼런스 말씀을 칭찬하며 “강대상에 천둥이 내린 것 같다”는 평을 하기도 했습니다.

성화는 하나님께서 미리 정하시고 부르신 이들을 의롭다 하시고 영화롭게 하시는 주권적인 은혜입니다. 하나님을 믿는 자에게는 축복입니다.

하지만 많은 경우에 있어 신자들은 칭의에는 눈물로 감사하고, 영화를 간절히 기다리며 소망하지만, 성화에 대해선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고 방황합니다. 구원의 과거와 미래는 확실히 알고 바라보지만, 현재는 어떻게 바라봐야 할지 모른다는 말입니다.

리카르디는 바로 이 문제를 바로잡기 원합니다. 물론 이 짧은 책으로 모든 것을 다 정리하고 설명하기는 어렵지만(저자가 인정하듯이), 성화에 있어 핵심적인 다이나믹스(작동 원리)를 제대로 설명하는 것이 이 책의 목표입니다.

리카르디는 비교적 최근에 보수적 복음주의 안에 일어난 성화 교리 논의를 언급합니다. 《Jesus All 예수로 충분합니다》의 저자 튤리안 차비진과 《그리스도인의 구멍 난 거룩》의 저자 케빈 드영 사이에 몇 차례 오고간 논쟁입니다.

2011년 우호적으로 시작된 이 논쟁은 점점 날카롭고 분열적이 되어, 결국 차비진이 복음 연합(The Gospel Coalition)에서 떠나는 것으로 막을 내립니다.

논쟁의 핵심은 성화의 다이나믹스(성화에 있어 하나님의 역할과 인간의 역할이 어떻게 상호 작용하는지)였습니다.

훌륭한 복음주의 리더 사이에도 성화에 대한 의견 차이가 존재한다는 사실이 충격적입니다. 리카르디는 모든 그리스도인이 ‘절대 성화’ 교리를 혼동해서는 안 된다고 말합니다. 왜냐하면 모든 신자가 현재 성화를 경험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보통 성화의 양쪽 측면을 다루는 책들은 성화가 하나님과 인간의 합작품이라고 말하면서, 양측이 담당하고 있는 역할이 있다고 정리하기 마련인데, 리카르디는 그렇게 이 문제를 다루지 않습니다. 그것이 이 책의 특별한 장점입니다.

그는 빌립보서 2장 13절과 고린도후서 3장 18절, 로마서 12장 2절 등을 통해, 성화는 근본적으로 내적이고 초자연적인 성령의 주권적 사역이라고 말합니다. 동시에 성령께서 신자를 성화시킬 때 여러 가지 수단을 사용하신다고 말합니다.

그가 제시한 다섯 가지 수단은 성경, 기도, 교제, 섭리, 순종입니다. 그리고 마침내 성화의 다이나믹스를 제시합니다.

어떻게 성령이 주권적으로 신자 안에서 초자연적으로 성화를 일으키실 때 사용하시는 수단에 신자가 참여할 수 있는지를 말합니다. 그 키포인트는 바로 ‘바라보기’입니다.

똑같이 성령이 사용하시는 수단, 즉 성경, 기도, 교제, 섭리, 순종을 활용하면서도 ‘바라보기’라는 중요한 원칙을 놓으면 큰 문제가 생깁니다.

이 핵심 포인트를 알지 못하기 때문에 많은 신자가 성화를 축복으로 여기지 못하고 짐으로 여기며, 기쁨으로 성령이 사용하시는 수단에 참여하지 못하고 억지로 수단에 참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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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화의 수단에 참여하는 것을 오로지 내가 만들어야 하는 일로 여기면 쉽게 율법주의에 빠질 수 있고, 금세 실패하여 좌절하기 쉽습니다. 성화의 수단에 참여하는 것이 하나님과 뭔가 특별하고 신비로운 경험을 통해 자동으로 이루어지는 것이라 믿는다면, 이 또한 정적주의나 신비주의로 흐르기 십상입니다.

성화의 은혜를 그냥 무시하고 세속주의에 빠지거나, 반대로 완전 성화주의를 신봉하여 잘못된 삶을 살게 될 가능성도 있습니다.

성화는 완전히 하나님의 사역이니 나는 손을 놓겠다고 오판하거나, 성화의 은혜를 하나님이 베푸셨으니 이제는 모두 내 손에 달려 있다고 오해할 수 있는 것입니다.

그래서 리카르디의 말처럼 성화의 주체를 온전히 성령으로 인정하면서, 그 분이 사용하시는 강력한 성화의 수단에 ‘예수의 영광 바라보기’라는 관점을 가지고 적극 참여해야 합니다.

리카르디는 자신이 제시한 다섯 가지 수단에 어떻게 그리스도의 영광을 바라보며 참여할 수 있을지 아주 명쾌하게 정리합니다. 이 부분이 이 책이 가지고 있는 가장 가치 있는 부분입니다.

성화에 관련된 여러 가지 잘못된 생각을 바로잡아줄 뿐 아니라, 성화가 어떻게 작동하는지에 대한 오해도 바로잡아 줍니다. 이 작동 원리는 매일의 삶 속에 성화의 경주를 하는 모든 신자가 항상 되새겨야 할 원리입니다.

짧은 맺음말 이후에는 이 책의 많은 분량을 차지하는 질의응답이 있는데(120쪽 중 36쪽), 여기서 그는 앞서 제시한 성화의 다이나믹스에 관련된 여러 질문을 다루고 있습니다.

가령 믿음이 성화에 미치는 영향, 순종과 감정의 관계, 순종하고 싶지 않을 때 어떻게 해야 하는지 등이 있습니다. 이 부분도 앞서 설명한 성화의 원리를 이해하는 데 많은 도움을 줍니다.

이 책은 존 맥아더 목사의 추천글이 담겨 있는데, 그는 이렇게 말합니다.

“신자가 성화를 어떻게 생각하는지는 매우 중요하다. 하나님이 그들을 무엇을 하도록 부르셨고, 무엇이 되라고 부르셨는지 이해하는 데 직접적으로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성화에 대한 잘못된 이해는 통제 불능의 세속주의로부터 숨막히는 율법주의에 이르기까지 처참한 결과를 가져올 수 있다.

그러나 성화를 올바로 이해한다면 하나님의 은혜와 성령의 능력으로 신자는 그리스도를 추구하며 더욱 성장하여 기쁨과 승리를 누리게 될 것이다.

확실히 여기에 많은 것이 달려 있다. 그렇기에 이 책이 필요한 것이다. 나는 당신과 모든 그리스도인 독자들에게 이 책을 적극적으로 추천한다.”

책의 원제는 ‘Sanctification: The Christian's Pursuit of God-Given Holiness’입니다. 하나님이 주신 거룩함을 신자가 추구하는 것이 바로 성화라는 말입니다.

이 책을 통해 날마다 신자 안에서 거룩함을 이루어가시는 하나님의 은혜로운 사역에 모든 신자가 기쁨과 즐거움으로 참여하게 되기를 간절히 기도합니다.

조정의
크리스찬북뉴스 편집위원, 유평교회 담임목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