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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가 죽은 자 가운데서 살아나셨고(마 28:7)

사망 권세 이기시고 부활하신 예수 그리스도의 은혜가 부활을 사모하는 모든 이들에게 함께 하시기를 바랍니다. 예수님은 부활사건을 통해 자신을 죽여야 다시 산다는 것을 몸소 보여주셨습니다.

올해는 3·1운동이 일어난 지 100주년이 되는 뜻깊은 해입니다. 3·1운동은 1.5%의 기독교인들이 중심이 되어 일어난 독립운동이며, 이 시기 신앙인이 된다는 것은 조선의 독립을 위하여 기꺼이 목숨을 바치는 것과 같았습니다.

어둡고 축축한 지하 독방에 감금되어 무자비한 고문을 당하다 순국한 유관순 열사는 “나라를 위해 바칠 목숨이 하나밖에 없다는 것이 나의 유일한 슬픔”이라고 하셨습니다.

교회 안에 갇혀 불에 타 희생당한 제암리교회 교인들은 일본의 악행과 총검의 위협 앞에서 “죽음은 어느 때나 올 터인즉 나를 위하여 죽으신 주 예수께 전심 참으로 충성하겠다” 고백했습니다.

이들이 당당했던 것은 부활신앙을 확고히 갖고 죽음의 공포와 방화의 잿더미 속에서 굴하지 않았기 때문이라 믿습니다. 죽어도 다시 산다는 부활신앙이 있다면 더 이상 죽음은 두려움의 대상이 아닙니다. 오늘을 살아가는 우리에게도 이런 부활신앙이 필요합니다.

대기업들의 잇단 공장폐쇄와 청년실업, 비정규직 문제는 경제적 양극화와 갈등을 확대하고, 저출산 고령화로 인한 노인 빈곤 및 자살, 사회복지 부담의 증가는 또다시 경제 한파를 우려하게 만듭니다.

세월호 참사 5년이 지났지만, 아직도 책임자에 대한 문제, 진실 왜곡의 깊은 갈등이 재연되는 안타까운 현실입니다. 연이은 대형사고가 입증하듯 구조적 부실과 안전 불감증에서도 벗어나지 못하고 있습니다.

자살률 세계 1위라는 오명과 유명 가수의 일탈에서 보듯 어이없는 파문은 우리 사회가 안고 있는 또 다른 병폐를 확인시켜 주는 것이며 차별금지법 논란 및 헌법불합치 판결을 받은 낙태 문제 또한 교회의 입장으로 볼 때 안타까움과 우려를 금할 수 없습니다.

정치권은 정파적 대립과 소모적 다툼으로 국민을 더욱 실망하게 만듭니다. 2017년 핵전쟁의 위협 속에서도 역사적인 남북, 북미정상회담이 이어지면서 한반도 비핵화와 평화정착의 기대가 한껏 고조되었지만, 북미가 여전한 입장 차를 좁히지 못해 기대만큼 속도를 내지 못하며 불안한 모습을 보이고만 있습니다.

얼마 전 강원도 고성, 속초, 옥계, 망상에서 일어난 산불로 인하여 교회와 성도님들의 집과 일터, 그리고 주민들에게 큰 피해가 발생하였습니다. 산불로 인한 재산 피해가 극심하였고, 불에 탄 집들과 폐허로 변한 삶의 터전은 참혹한 모습이었습니다.

이렇듯 많은 시련을 겪고 있지만 우리에게 다가오는 부활의 기쁜 소식은 이를 충분히 이겨낼 수 있다는 희망의 메시지가 될 것을 믿습니다.

100년 전 신앙의 선배들처럼 민족의 위기와 역사의 현실에 당당히 일어서는 교회가 돼야 합니다. 또한 아파하는 이들의 눈물을 닦아주고, 고통당하는 이웃과 함께 아파하는 교회의 모습, 상처 입은 이웃의 치유와 회복을 돕는 것은 부활 신앙에 동참하는 것이라 믿습니다.

기쁨으로 그리스도께서 다시 살아나셨음을 선포하며 우리 모두가 행복한 부활절이 되기를 기도합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