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정현 목사.
▲사랑의교회 오정현 목사. ⓒ크리스천투데이 DB
10년의 논란과 의혹

대형 예배당 건축, 논문 표절 의혹, 학력 의혹, 목사안수 의혹...

사랑의교회 오정현 목사를 둘러싼 논란들이다. 서초동에 새 예배당을 짓겠다고 한 지난 2009년부터 약 10년 동안 사랑의교회는 이런 문제들을 꼬리표처럼 달고 다녔다. 이는 지금도 진행형이다. 그리고 교회 자체보다 담임목사에 집중된 의혹과 비판, 각종 소송이 이어지고 있다.

그러나 사랑의교회는 지난 3월 10일 공동의회에서 오 목사의 2003년 위임의 적법성을 재확인하고, 그를 다시 청빙하기로 결의했다. 당시 15,076명이 참석해 96.42%인 14,536명이 찬성했다. 오 목사는 이렇게 '재신임'을 받았다.

이 공동의회 결과는 단지 '위임소송'에서 이기기 위한 형식절차로만 볼 수 없다. 소송의 당사자는 엄연히 오 목사 개인과 노회다. 교회로서는 오 목사를 불신임하고 그 대안을 찾을 수도 있었다. 옳고 그름을 떠나 지난 10년 동안 피로가 누적된 것도 사실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교인들은 압도적으로 오 목사를 지지했다.

15년 만의 편목과 청빙, 그리고 재위임

오 목사와 대척점에 있는 이들이 바로 '사랑의교회 갱신위원회'(이하 갱신위)다. 갱신위는 사랑의교회 예배당 건축과 오 목사의 논문 표절 의혹을 계기로 지난 2013년 발족했다. 사랑의교회가 전에 쓰던 소위 '강남예배당'에서 현재 모임을 갖고 있다.

이들은 오 목사에 대한 의혹을 집중적으로 제기하며 법적 소송까지 불사한다. 오 목사의 소송 대부분이 이들과 직·간접으로 관계돼 있다. 대표적인 것이 '위임무효 소송'이다. 1·2심에선 오 목사가 이겼으나 대법원이 그가 "합동 측 목사가 아니"라는 취지로 파기환송해, 2심 역시 그의 2003년 위임을 무효화했다. 이후 오 목사 측의 재상고로 대법원 계류 중이다.

오 목사가 사랑의교회 담임이 된 후 약 15년이 지나 총신대서 편목과정을 다시 거친 것도, 교회가 그를 사실상 재청빙한 것도, 노회가 동일교회에 같은 인물을 재위임한 것도 모두 이 때문이다. 교단(예장 합동)은 물론 한국교회 전체에서 전례를 찾을 수 없는 일이다.

이를 두고 교계 안팎에선 우선 "부끄럽다"는 반응이 많았다. 한국교회 얼굴과 같은 초대형교회이고 '제자훈련'의 상징인 사랑의교회와 그 담임목사의 행보라 하기엔 아쉬움이 많이 남았기 때문이다. 이 같은 여론은 분명 사랑의교회와 오 목사가 자성해야 할 부분이고, 진실된 모습으로 풀어야 할 과제다.

"교회 개혁은 영적인 일... 영적으로 해야"

그러나 '목사의 자격'이라는 교회의 고유 권한에 대한 법원의 이 같은 판단은, 한편 '종교의 자유' 논란을 촉발시켰다. 서헌제 교수(중앙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명예)는 "국가가 교회의 고유한 영역에 간섭하고 통제한 중대한 사건"이라고 했다. 단지 오 목사라는 특정 개인에 국한된 문제가 아니라는 것이다.

교계에서 개혁적 목소리를 내 왔던 정주채 목사(향상교회 원로)조차 "국가가 어찌 종교의 가장 종교적인 사안들, 그 고유 영역에 속하는 문제들을 심리하고 판결한단 말인가? 이는 주권 영역에의 침투요 침해"라고 일갈했다.

이를 계기로 교계에선 갱신위와 그 주변에서 오 목사를 끊임없이 비난하는 이들을 향한 성토가 조금씩 나오기 시작했다. '갱신'이라는 명분은 좋으나, 특정인을 향한 '먼지털기식' 투쟁 방식과 소송이 지나칠 뿐 아니라 교회에 덕이 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사랑의교회 강남예배당
▲굳게 닫힌 사랑의교회 강남예배당 정문. ⓒ크리스천투데이 DB
정주채 목사는 그가 발행인으로 있는 '코람데오닷컴' 기고를 통해 이를 지적했다.

"필자가 2, 3년 전에 사랑의교회 마당기도회의 주일예배 설교자로 초청받아가서 '이제 마당기도회를 끝내라'는 뜻으로 권한 적이 있다. 이로 인해 필자는 교회갱신을 바라고 주장하는 사람들로부터 많은 오해와 비난을 받았다.

필자가 그런 권면을 하게 된 이유가 많지만 크게는 세 가지였다. 첫째는 그리스도의 십자가 앞에서 서로 용서하고 화해할 수 없겠느냐는 것이었다. 그때 설교하던 주일이 바로 종려주일이었다. 둘째는 예배와 교육을 정상적으로 회복하는 것이 좋겠다는 것이었다. 교회개혁을 위해 한다지만 그렇게 하다 보면 예배가 데모가 될 염려가 있고, 자녀들이나 초신자들에게는 좋지 못한 영향을 줄 수 있으며 교육이 정상적으로 이루어지기도 어렵기 때문이다.

그리고 셋째는 하나님께 기도한다면서 왜 모든 교회 문제를 사법기관에 제소하느냐는 생각 때문이었다. 일종의 책망이었다. 필자가 알기로 당시 마당기도회가 오정현 목사를 걸어 고소한 건수가 20건이 넘었다. 교회개혁은 영적인 일이다. 영적인 일은 영적으로 해야 한다."

정 목사 뿐 아니다. 故 옥한흠 목사가 세운, 개혁 성향의 교회갱신협의회(교갱협)에서도 조금씩 그런 목소리가 들리기 시작한다. 교갱협의 한 중진 인사는 "본인은 오정현 목사의 목회 방법과 철학에 대해 비판적 입장이지만, 그 반대파의 과격한 방식에 대해서도 동의할 수 없다"고 했다.

갱신의 결과는 무엇인가?

오정현 목사를 향한 도 넘은 비판은 그를 반대하는 기사를 주로 게재해 온 뉴스앤조이(이하 뉴조)에서도 포착된다. 최근 뉴조는 오 목사가 설교 등에서 자주 쓰는 단어와 언어 습관을 분석해 내보냈다. 바로 '영적'(Spiritual)이라는 용어다.

특이한 것은 단지 오 목사가 '영적'이라는 말을 어떤 식으로 쓰고 있고 그 의미가 무엇인지를 위주로 정리했다는 점이다. 그래서 이 기사만 보면 도대체 왜 이런 것까지 분석했는지 이해가 되지 않는다. 하지만 뉴조가 그 동안 오 목사에 대해 견지해 온 부정적 논조를 감안하면, 그 행간에 흐르는 냉소와 조롱을 읽어낼 수 있다. 그렇다 하더라도 왜 '영적'이라는 단어를 문제 삼았는지는 명쾌하지 않고, 그저 트집 잡기로 비칠 따름이다.

사랑의교회 오정현
▲뉴조는 ‘정의의 여신’ 이미지와 사랑의교회 건물 등을 합성해 기사와 SNS에 게재했다. ⓒ뉴조 페이스북 캡쳐
뉴조는 또 그들의 기사와 SNS에 '심판대에 선 사랑의교회'라는 글과 사랑의교회 건물 사진, 그리고 그리스 신화(神話)에 등장하는 '정의의 여신' 이미지를 합성해 게재했다. 그들이 원하는 심판의 주체가 '하나님'인지, 아니면 세상적 잣대 혹은 이교도의 신에 불과한 것인지 의문이 남는다. 한 신학자는 "심판자는 오직 하나님 뿐"이라며 기독교가 '정의의 여신' 상징을 사용해선 안 된다고 했는데, 이런 견해를 굳이 들지 않아도 이 정도는 '기독교인이라면' 상식 아닌가.

뿐만 아니라 뉴조는 오 목사가 '형제회'라는 모임에서 한 발언도 최근 공개했다. 이에 따르면 지난 2008년 녹음된 것으로 추청되는 이 파일에서 오 목사는 교회 건축에 대한 자신의 고민을 털어놨다. 그러나 범죄 모의도 아닌 사적 대화를 이런 식으로 보도한 것을 두고 "보도 윤리에 반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오정현 목사를 비난하는 이들의 궁극적 목적은 교회 갱신인가 아니면 오정현 목사 그 자체를 끌어내리는 것인가. 지난 약 6년간의 갱신의 열매는 무엇인가. 왜 교갱협 내에서조차 "그만큼 했으면 되지 않았느냐"는 여론이 형성되고 있는지, 사랑의교회 교인 절대 다수는 왜 오 목사를 여전히 지지하고 있는지, 그들은 냉정하게 돌아봐야 하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