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당중앙교회 최종천 목사
▲분당중앙교회 최종천 목사
우리 영혼이 한 없이 낮아져 주님 앞에 나아갈 때, 우리는 주님의 은혜로 씻김을 받습니다. 주님의 긍휼히 여기심은 우리의 죄를 그의 보혈로 덮어 씻어주심이며, 우리의 습성과 성향과 취향의 방향을 바꾸어 주님을 향해 엎드러지게 하심입니다. 넘어져도 미끄러져도 주님 품안으로 주님 쪽으로 미끄러지고 엎어져, 그 품 안에 안기게 하심입니다.

우리가 펄펄히 살아 있을 때, 휘두르는 그 힘은 강함이고 능력이고 권능이며 가능인줄 알았으나, 우리에게 주어지는 분노와 허탈과 좌절은 언제나 우리를 허무의 늪에서 허우적거리게 하였습니다.

삶이 몹시도 아프고, 가슴이 후벼 패이는 날, 먼 허공을 바라보는 망연한 눈길 속에, 내가 가야할 길은 내가 가고 있는 길이 아님을 알게 됩니다. 주님이 말씀하셨던 그 길이고, 주님이 보여주셨던 그 길이고, 주님이 열어주시는 그 길을 봅니다.

그리고 또 보니 그 길은 새로운 길이 아니고, 지금까지 내가 걸어온 길이고, 또 지금도 걷고 있고, 또 걸어 가야할 먼 곳까지의 길입니다. 다만 그 길을 걷고 있는 내가 달라져, 다른 사람으로 그 길을 걸으니 그 길이 달라 보일 뿐입니다.

삶은 언제나 새로운 것을 원하고, 새로운 환경과 사람과 능력과 여건을 원하지만, 해 아래 새로운 것은 없고, 다만 내 마음을 새롭게 함으로 내게 주어진 현재를 새롭게 하여, 우리는 주님이 주신 새로운 세상과 세계 속에서 주님의 새 은혜와 새 능력을 체험하며 살 뿐입니다.

어제 새벽 말씀을 준비하는 가운데, 시편 138편 3절이 그렇게 가슴에 울려왔습니다. 늘 보는 말씀이고 뇌아리는 말씀일지라도, 어느날 문득 다가와 우리를 또 흔들 때가 있습니다.

"내 영혼에 힘을 주어 나를 강하게 하셨나이다."

주께서 우리 영혼에 힘을 주시면 우리는 강하게 됩니다. 주님께서 우리 영혼에 힘을 주시면, 우리 앞의 장벽이 크게 보이지 않고 작게 보입니다. 주님이 우리 영혼에 힘을 주시면, 시련과 아픔과 실망이 어느날 내게 희망과 은총이었음이 보입니다. 주님이 우리 영혼에 힘을 주시면, 나의 누추와 왜소와 부끄러움이 그분이 내미는 손길입니다.

삶의 아픔과 불편과 기운의 상실은, 우리 영혼의 기력이 쇠진했을 때입니다. 이 아침에 간구합니다. "주님, 내 영혼에 힘을 주어 나를 강하게 하소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