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독교, 과학 등 세상 학문과 대화 멈추지 말아야
유신진화론 수용시 성경과 신학 이론 무너질지도
성경 속 오랜 연대 찾기보다, 새로운 관점의 접근
빅뱅 이론 접해도, 하나님의 창조 믿어질 수 있어
과학자들 연구 결과는 하나님께서 생략하신 부분

젊은 지구창조론 지지하나 창조과학회와는 달라

황의찬 붕어빵
▲황의찬 목사는 “하나님은 자기의 전지전능함으로써 천지를 창조할 때 성년의 아담과 하와로 시작했다”며 “생략된 과거의 의도적 설정이다. 하나님은 생략된 과거를 표시하는 단절선을 옮김으로써 구원을 실현한다”고 말했다. ⓒ크리스천투데이 DB
2017년 <하나님의 기름부음>, <침묵하지 않는 하나님>, <붕어빵> 등 3권을 잇따라 발표한 황의찬 목사(온고을교회)가 2018년 <밧세바의 미투>로 주목을 끈 데 이어 최근 ‘에덴 탐사 보고서’라는 부제의 <아담은 빅뱅을 알고 있었다>를 출간했다.

소설 형식으로 펴낸 이번 책에서 황 목사는 대담하게도 ‘새로운 창조이론’을 꺼냈다. 이 ‘시작에서 생략된 과거 이론’은 과학계의 ‘정설’로 받아들여지는 빅뱅 이론과 이후 진화 과정을 하나님께서 ‘생략’하셨다고 보는 관점이다.

빅뱅과 진화의 흔적이 우주와 지구에 존재하지만, 하나님은 이를 생략하고도 그 과정을 다 거친 것처럼 성경대로 천지를 창조하셨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이론에 대한 의구심과 질문이 생기는 것도 사실이다.

과학계의 무신론적 관점과 타협하지 않으면서도 토론의 문을 열어놓고, 하나님의 전지전능한 창조 역시 훼손시키지 않으려는 충정에서 나온 이론이라고 할 수 있다. 그래서 이 책은 ‘변증서’이다. 다음은 자신의 책과 이론에 대한 황 목사의 ‘변증’이다.

아담은 빅뱅을 알고 있었다
황의찬 | CLC | 267쪽 | 12,000원

-이번 소설은 창조론을 다루고 있습니다.

“창조론에 대해 새로운 관점을 하나 제시하고 싶었습니다. 개인적으로는 ‘우주 생성에 대한 새로운 관점’을 하나 툭 던졌다고 생각합니다. 궁극적으로는 <붕어빵>이 그랬던 것처럼, 변증서입니다.

기독교는 세상 학문과 대화를 해야 합니다. 특히 과학과 대화할 때, 기독교는 이미 주어진 텍스트(성경)를 해석해서 우주의 생성이나 창조를 증명하려 합니다. 하지만 과학은 모든 지식을 동원해 끊임없이 사실관계를 규명하는 방식을 씁니다.

그래서 때로는 서로 가까워지기도 하고, 때로는 극한대립이 펼쳐집니다. 지금은 상당 부분 대립 구도에 있는데, 이러한 가운데 ‘제3의 창조론 관점’을 제시한 것입니다. 이렇게 과학과 대화할 수 있다는 해석의 틀 말입니다.

성경 속 족보 분석을 토대로, 성경은 우주 생성에 대해 짧게는 6천년, 길게는 1만년 전 일로 봅니다. 하지만 과학은 훨씬 긴 시간이라고 합니다. 둘 사이의 타협점으로 기독교에서는 창세기 1-3장 사이에 간격이 길었다는 ‘간격설’, 창조의 엿새가 오늘날 말하는 하루가 아닌 하나의 시대를 의미한다는 ‘날-시대 이론’ 등이 나왔습니다.

그런데 1926년, 허블 망원경 관측 결과 우주가 팽창하고 있음이 드러났습니다. 그 옛날 지동설처럼, 이 과학적 명제를 반발하거나 반대한다면 하나의 이단아가 될 것입니다. 과학자들은 우주 팽창설을 토대로 과거를 돌아보기 시작했습니다.

그에 따르면 1백년 전, 1천년 전, 멀게는 1억년 전 우주는 지금보다 작았을테니, 우주가 원소보다 작은 알갱이였을 그 시작점을 천체물리학자들과 수학자들이 역으로 파고들었습니다. 그렇게 ‘빅뱅 이론’이 만들어졌고, 요즘에는 우주 탄생 시점을 138억년 전으로 보고 있습니다.

그러면서 기독교 내에서도 하나님이 빅뱅과 진화를 사용하셨다는 타협안인 ‘유신진화론’이 나오기 시작했습니다. 요즘은 유신진화론이 대세인 것 같은데, 그렇게 과학과 교감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공감할 수는 없었습니다.”

-목사님의 입장은 무엇입니까.

“우리에게 주어진 텍스트를 해석함에 있어, 우주 생성 연대가 길다는 전제는 바람직하지 않은 것 같습니다. 젊은 연대를 포기하고 오랜 연대쪽으로 기울면서, 텍스트 안에 근거가 있다는 유신진화론적 주장이 나옵니다.

유신진화론이 해석상 가능은 하겠지만, 성경과 신학의 전체 이론이 뒤틀리고 무너질 가능성이 많습니다. 그래서 동의할 수 없었습니다. 지금 목회자들과 신학자들, 신학생들까지 다 넘어가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텍스트 안에서 오랜 연대의 근거를 어거지로 찾지 말고, 새로운 관점을 가져보기로 했습니다. 바로 ‘하나님의 전능하심’에 의지하는 것입니다. 하나님은 충분히 엿새만에 창조하실 수 있고, 그것도 이미 오랜 역사가 흐른 모습으로 창조하실 수 있다는 것입니다.

여기서 더 깊이 들어가지 않으시는데, 저는 그런 의미에서 과감하게 하나님께서 과거를 생략하고 창조하셨다고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텍스트 안에서 오래된 지구를 찾아내 유신진화론으로 타협할 것이 아니라, 시작 당시 과거가 생략돼 있었다는 ‘생략된 과거 이론’을 제시하는 것입니다.

성경에 따르면 아담과 하와를 지으실 때, 그들은 이미 (육체적·지식적으로도) 결혼하기에 합당한 성인들이었습니다. 그들이 몇 살인지는 성경에 안 나오지만, 탈무드에서는 30세 정도로 봅니다. 그렇다면 잉태에서부터 30년간이 생략됐는데, 여기에 주목해 보자는 것입니다.

에덴동산에는 수풀이 무성한 아름드리 나무도 있었을 것 아닙니까. 그 나무를 자르면 (세월의 흔적인) 나이테가 없을까요? 저는 있다고 보는 것입니다. 조성 과정을 생략한, 완성된 상태였다는 것입니다. 선악을 알게 하는 나무도, 생명나무도 마찬가지입니다. 소설 부분에서 이를 은근히 드러내고 있습니다.

창세기 2장에는 4가지 강이 흐르고 있습니다. 흙만 다진다고 물이 흐를 수 있을까요? 하나님께서 천지를 창조하실 때, 지하에 이미 충분한 지층이 쌓여 있었을 것입니다. 수원지에서부터 물이 흘러가 서서히 채워지도록 만드신 것이 아니라, 이미 수원지부터 바다까지 물이 찰랑찰랑 흘러 넘치는 상태로 창조하셨을 것입니다.

황당하게 여길 수도 있겠지만, 우리가 그런 전능하신 하나님을 믿는 것 아니겠습니까?”

배경 구조 라인 폭발 팝 빅뱅 화려한 추상 무늬 빛 웨이브 스윙 운동 곡선
▲과학계는 ‘빅뱅’으로 우주가 시작됐다고 말하고 있다. ⓒ픽사베이
-하지만, 성경은 과학책이 아닌데요.

“프란시스 쉐퍼가 말했습니다. ‘과학에 대해 문을 닫으면, 창조론이 고스란히 보존은 되겠지만 대화가 막히고 전도의 문이 닫힐 것’이라고요. 하지만 문을 활짝 열어 젖히면 성경의 창조론이 훼손될 수밖에 없다는 것이 우리의 ‘딜레마’입니다.

과학자들과 대화하면서 그들이 성경을 받아들일 수 있도록 하되, 우리 크리스천들도 그들의 노력과 수고에 대해 수긍해야 합니다. ‘이거 잘못 됐어’라고 말하면, 대화가 단절됩니다. 과학자들의 이론은 수와 식으로 제시되어 누구도 부인할 수 없는데, 기독교에서도 이를 인정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과학자들이 연구했던 그 창조 이론들을 인정하면서, 하나님은 그 부분을 생략하고도 창조하실 수 있다고 말하는 것이 ‘시작에서 생략된 과거 이론’입니다. 말씀드렸지만, 그 첫번째 증거가 바로 완전한 개체로 창조된 ‘아담과 하와’입니다.

과학자들이 연구하고 있는 내용은, 신학의 입장에서 하나님께서 생략하신 부분이라는 것입니다. 하지만 연구할 수 있는 가치를 부여하셨기에, 충분히 연구할 수 있고 크리스천들도 그 대열에 동참할 수 있습니다. 아담과 하와가 유아기부터 성년에 이르기까지의 부분을 연구하는 것을 책에 ‘아프리오리, 선험, 추체험’으로 표현했습니다.

창세기 2장 24절에 하나님께서 ‘부모’에 대해 말씀하셨는데, 아담과 하와는 이의를 제기하지 않습니다. 부모가 무엇인지와 양육에 대한 것 등의 지식을 이미 갖고 있었기 때문일 것입니다. 선험이란 경험하지 않아도 아는 것이지요.

책에서 생략된 과거의 여러 사례들을 소설에 녹여냈습니다. 과학에도 ‘생략된 전제’라는 것이 있지 않습니까. ‘빅뱅 이론’ 역시, 그 ‘빅뱅’이 시작된 ‘특이점’에 대해 아직 정확히 규정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정리하자면, ‘생략된 과거 이론’은 창조론에 대한 ‘제3의 관점’입니다. 근본주의자들의 ‘6천년 설과 과학주의자들의 ‘빅뱅 설’에 대한 ‘제3의 관점’입니다.

-‘생략된 과거 이론’은 과학 이론인가요, 신학 이론인가요?

“신학 이론입니다. 과학적으로는 생략됐다고 말할 수 없을 것이기 때문입니다. 과학에서는 인간도 세포에서 시작됐다고 합니다. 과학은 그런 것들을 밝히는 학문이기에, 생략됐다고 할 수 없습니다. 생략했다고 하는 순간, 철학이 되고 종교가 됩니다.”

-이 이론을 놓고 과학자들이 대화를 하려 할지 의문이 듭니다.

“받아들이는 과학자들도 있겠지만, 거부하는 과학자들도 많을 것입니다. 전지전능하신 하나님은 21세기에 빅뱅 이론을 통해 유신진화론이 나올 것도 다 아셨을텐데, 왜 이런 것들이 횡행하도록 허락하셨을까요?

그래서 책에선 ‘왜 생략하셨는가’에 대해 언급했습니다. 하나님은 사람들에게 늘 ‘두 갈래 길’을 내주신 분이시기 때문입니다. 자유의지를 주셨습니다.

에덴동산에서 아담과 하와를 지으실 때, 생명나무 열매와 선악을 알게 하는 나무의 열매를 동시에 두시지 않았습니까. 생명나무 열매를 먹고 영원히 사랑할 수도 있지만, 선악의 열매를 먹고 사탄의 휘하에 들어갈 수도 있습니다.

인간의 실존에서는 언제나 이 두 갈래길이 있었습니다. 하나님을 사랑하는 길과 배반하는 길 중 선택할 수 있습니다. ‘그럼에도 나를 사랑할래?’ 하시는 것입니다.

이는 제 실존과도 관련됩니다. 두 아이를 청각장애로 키우고 한 아이를 떠나 보내면서도, ‘하나님 어떻게 이럴 수 있습니까? 제가 다른 사람들보다 더 악합니까?’ 하며 돌아설 수도 있고, ‘그럼에도 하나님을 사랑합니다’라고 할 수도 있습니다. 언제나 두 갈래 길이 있습니다.

빅뱅 이론과 과학을 듣고 하나님을 배반할 수도 있지만, 그럼에도 하나님의 창조를 믿을 수도 있습니다. 우리는 과학자들에게 창조를 믿으라고 강요할 수 없습니다. 평생 연구한 빅뱅 이론으로 신을 거부할 수도 있지만, 빅뱅 이론이 있더라도 ‘생략된 과거’를 믿고 하나님을 사랑할 수도 있습니다.

그렇게 과학자들과 대화할 수 있습니다. 138억년 전부터 하나님께서 창조를 시작하셨다거나 그 뒤에 진화가 이어져왔다고 타협할 것이 아니라, ‘생략된 과거 이론’을 갖고 대화할 수도 있습니다. 과학자들은 138억년 전의 빅뱅을 부인할 수 없지만, 하나님께서는 이를 생략하실 수 있다는 것입니다.”

-이론을 만든 계기가 있으신가요.

“개인적인 이야기를 드리고자 합니다. 지금까지 이 모든 것이 실제가 아닌 ‘꿈’이라고 생각한 적이 있습니다. 아들을 27년간 키우다 잃었기에, 트라우마가 있습니다. 그때 ‘순간 창조’에 대한 묵상을 했습니다.

‘하나님은 순간적으로도 창조하실 수 있다’는 것은 칼빈도 했던 말입니다. 그 말에 전적으로 동의하고 믿습니다. 그렇다면 내 머릿속 모든 문제들도 ‘생략된 과거’가 될 수 있지 않을까, 내가 겪는 고난들이 하나님의 전능하심에 비춰보면 ‘생략된 과거’일 수도 있지 않을까 하는….

저는 ‘유비(類比)’를 좋아합니다. 하나님께서 자기 형상을 따라 인간을 만드셨기에, 우리 속에는 하나님 모습이 숨어 있습니다. 이것이 ‘유비’입니다. 기억상실 환자는 어느 시점 후의 일들을 모두 망각해 버린다고 합니다. 이처럼 하나님도 과거를 그렇게 생략하셨을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빅뱅 이론은 과거를 추적하는 이론입니다. 아담은 가인이 아벨을 죽였을 때, 아마도 과거를 생각해 보지 않았을까요? ‘그의 죄를 생각하면 한시도 살아남을 수 없겠지만, 너마저 죽을 수는 없으니 다 잊어버리고 힘을 냈으면 좋겠다.’ 이것이 아버지 가인의 바람 아니었을까요.

책에서는 아담이 가인과 쟁론하면서 하나님을 영접하도록 합니다. 그러면서 논쟁이 벌어집니다. 가인이 쫓겨서 놋 땅으로 가는데, ‘쉼이 없다’는 뜻입니다. 가인은 거기서 후손 라멕의 살인을 목격하고, 아버지 아담이 했던 방식을 답습하게 됩니다.”

아담은 빅뱅을 알고 있었다
-아담과 하와가 에덴동산에서 나온 뒤 무슨 대화와 생각을 했을지 소설에서 다루고 있어 흥미로웠습니다.

“오랜 묵상의 산물입니다. 해당 성경 대목을 읽으면서 ‘어떻게 됐을까’ 하는 의구심이 생기는 곳들이 많았습니다. 에덴동산에서 쫓겨날 때 과연 어떤 그림이었을까, 쫓겨나서 새로운 정착지에 도착할 때까지는 어땠을까 하는 것들 말입니다.

대표적인 의구심이 ‘가인과 아벨은 누구와 결혼했을까’ 입니다. 가인에게 표를 준 이들은 누구일까, 아담과 하와는 쫓겨난 뒤 언제 첫 제사를 드렸을까…. 그런 의문들에 모두 나름의 대답을 달았기에, 좀 싱겁다고 하는 분들도 있습니다.

이럴 가능성이 있겠다 하는 의미로 이 책을 읽고 나면, 창세기 1-5장을 읽으면서 평소 궁금했던 부분들을 해소할 수 있을 것입니다. 터무니없는 상상은 아닙니다. 이 책에 숨겨진 의도가 있다면, 창세기 1-5장 속의 의문들을 자연스럽게 해소시키는 것입니다.

가인의 아벨 살인 사건이 언제 일어났을까요? 쫓겨나서 바로 둘을 낳은 뒤 사건이 생겼다면, 의문이 풀리지 않습니다. 하지만 쫓겨난 뒤 100년쯤 지나서라면, 술술 풀립니다. 하나님이 아벨 대신 셋을 주신 때, 그가 130세였기 때문입니다. 쫓겨나자마자 사건이 발생했다면, 꼬이게 됩니다.

그렇다면, 그 100년 사이에 무슨 일이 일어났을까요. 쫓겨난 다음부터 자녀를 생산했다면, 그 자녀들이 25세쯤 짝을 찾고 다시 자녀를 생산했다고 칩시다. 2.5년에 한 명씩 낳았을 때, 100년쯤 후에는 몇 명이 됐을까 계산해 봤더니, 얼추 500명이었습니다. 700-1,000명이라는 수학자들도 있습니다.

가인이 아벨을 죽였을 때, 이미 500명 이상이 존재했다는 것입니다. 그렇다면 하루아침에 일어난 감정으로 사건을 저지른 것이 아니라, 어린 시절부터 쌓여온 뭔가가 있었을 수도 있지 않겠습니까?

창세기 성경공부 시간에 ‘갑분싸(갑자기 분위기 싸해지는)’를 만드는 질문이 있습니다. ‘가인은 누구랑 결혼했어요? 가인을 죽일 사람이 누가 있나요?’ 등입니다. 그럴 때 이 소설을 한 번 읽어보시면 좋겠습니다.”

-조금 선정적인 부분이 섞여 있는 것 같습니다.

“의도적이었습니다. 하나님이 원하시고 설계하신 ‘섹스’의 의미에 대해 말하고 싶었습니다. 모든 피조물들도 축복하는 완벽한 관계에서, 범죄 이후 그 관계가 급속하게 타락합니다. 그래서 중간에 ‘스캔들’을 넣었습니다. 그저 욕정과 정복욕에 의한 관계였습니다.

아담과 하와의 성관계 장면이 두 차례 나오는데, 진정한 관계는 둘이 합하여 한 몸이 되는 것입니다. 남자는 ‘내 아내의 몸 속에 내 뼈가 들어있으니, 그 갈빗대를 터치하기 위해’ 여자에게 들어갑니다.

여자는 ‘네 갈비뼈 하나로 만족할 수 없다, 열두 개 모두 와야 한다’는 느낌입니다. 진정한 섹스를 하면, 여자는 남자가 내 몸 속에 완벽하게 들어온 쾌감을 느낀다고 합니다. 타락으로 퇴색한 섹스의 의미, 부부 생활을 하는 분들이 한 번쯤 짚어보도록 하기 위함입니다.”

-2017년 3권이 나왔고, 작년 <밧세바의 미투>에 이어 이번에 <아담은 빅뱅을 알고 있었다>까지 5권째입니다. 다작의 비결이 있으신지요.

“이 책 역시 오래 전부터 구상했고, 3년 전부터 본격적으로 쓰기 시작했습니다. 이 책을 쓰기 위해 과학 공부를 많이 했습니다. 좋은 인터넷 강의가 많습니다. 그리고 칼 세이건의 <코스모스>와 스티븐 호킹의 <시간의 역사>를 정독했습니다. 과학과 신학 사이의 ‘틈새’를 탐구하면서 접근했습니다. 창조과학회 추천도서들도 거의 다 읽은 것 같습니다.

제가 젊은 지구창조론을 지지하는 것은 창조과학회와 같지만, 뚜렷하게 다른 점은 화석에 대한 것입니다. 창조과학회는 ‘노아의 홍수’ 때 지층과 화석이 생겼다고 주장하지만, 저는 그때까지 지구에 지층과 화석이 없었다는 것에 대해 납득하기 어렵습니다.

창조과학회의 약점은 하나님의 창조가 엿새만에 완벽하게 끝난 것이 아니라, 노아의 홍수로까지 그것을 끌어간 데 있지 않나 합니다. ‘노아의 홍수’는 격변일 뿐이지, 그 자체가 창조에 크게 기여할 수는 없지 않을까요. 창조는 엿새 동안 완벽하게 진행됐을 것입니다. 그래서 제 책에 아담과 하와가 화석을 갖고 대화하는 장면을 넣었습니다.

책을 쓰면서 전라북도 부안 지역에 채석강이라는 곳에 갔습니다. 바닷가 바위산들에 시루떡처럼 지층이 드러나 있습니다. 지질학자들은 이것이 바다 속에 있다가 융기했다고 하는데, 이런 지층들이 이미 에덴동산에 있었다고 보는 것이 옳지 않을까요.”

르네상스 미술가 평전
▲미켈란젤로의 ‘아담의 탄생(1510, 프레스코)’. ⓒ한길사 제공
-책을 통해 기대하시는 바가 있다면.

“저뿐 아니라 공감하는 분들과 함께 새로운 관점의 창조론으로 인정받았으면 좋겠습니다. 하나님의 창조를 훼손하지 않으면서도, 과학자들과도 충분히 대화하면서 신학을 키워갈 수 있습니다.

우격다짐으로 주장하기보다, 툭 던져놓았다고 할 수 있습니다. 시간이 지나면서 동조자가 생기면 이론에 체계가 잡히고 발전할 것입니다. 아직 섣부른 면이 없지 않은데, 이 화두가 진전되어 유신진화론으로 넘어가는 안타까운 일은 없어지면 좋겠습니다.

흔들리지 않는 믿음으로, 전능하신 하나님을 믿어 그리스도의 장성한 분량까지 이르렀으면 좋겠습니다. 비기독교인 철학자와 과학자들과도 이런 관점으로 토론을 하고 싶습니다. 하나님이 허락하신다면, 하나의 창조 이론으로 자리잡을 수도 있지 않을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