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천 목사(분당중앙교회 담임).
▲최종천 목사(분당중앙교회 담임).
지난번 비오고, 요즘은 미세먼지 뜸한 괜찮은 날이 상당히 됩니다. 비가 와도 봄은 우리 마음의 꽃이기에, 그 부슬히 내리는 비 속에도 봄은 보입니다. 날씨가 화사해도, 뿌연 미세먼지 속에 온 세상이 흐릿이 보여도, 봄은 우리 가슴에 있습니다.

봄은 꽃의 계절이고, 꽃은 기쁨이고 또한 슬픔입니다. 아름답고 화사해서 기쁨이고, 그 기쁨은 곧 시듦으로 우리 곁을 떠나니, 잃음의 슬픔이 커 찬란함은 더 큰 아픔입니다. 그래서 쇼팽의 "봄의 왈츠"는 활기찬 춤곡이 아니라 슬픔의 아름다움을 가슴에 남기나 이해됩니다.

언제나 이때쯤, 또 이때가 좀 지난쯤이 되면, 화려한 꽃의 전성과, 그 꽃이 떨어져 흩날리는 꽃비, 그리고 바닥을 덮어 희게 덮인 눈을 연상케 하는 꽃의 잔해들은, 우리 가슴에 아름다움은 한 모습이 아니라, 그 아름다움을 지닌 모든 모습에 존재함을 보여줍니다.

봄 되면 꽃 피고, 그 꽃은 보는 사람들을 감동케 하고, 그 감동의 여파는 힘든 삶을 밝게 합니다. 그래서 우리는 "봄 꽃"과 "봄 마음"을 소중히 여기고, 봄에 있었던 가슴의 추억을 소중히 여깁니다.

삶이란 힘들다 생각하면 한 없이 힘들고, 눈물겹게 시리고 외롭다 생각하면, 한 없이 시렵고 외롭고 위축되는 것이 삶입니다.

무엇을 바라보건, 무엇을 생각하건, 그것은 내 마음의 향기이지, 내 눈 앞의 물상만의 것이 아닙니다. 그러기에 우리는 이 봄을 맞이하여, 봄 꽃의 아름다움이 봄 마음의 아름다움이 되기를 바랍니다.

적당히 쌀쌀해 가볍게 입기에는 어깨에 힘이 들어가고, 낮 되면 더워 덧입은 외투 하나쯤 덜어내야 하는 계절에, 우리는 더 화창한 봄을 마음에 그립니다.

어느 땐가 봄나들이 가야겠다라는 생각은 그냥 우리를 흘러나오는 바램입니다. 저는 요즘 먼지 적은 날, "벚꽃 흐드러진 탄천을 걸어야겠다"와, "다시 산에 가야겠다"를 생각합니다.

이번 주간에 매일 전도를 나가시는 "상시 전도대"를 위해, 담임목사가 기도를 드리기로 했습니다. 일정으로, 수요일을 제외하고는 매일 얼굴이라도 보며, 그 마음을 보며, 기도드려 보냈습니다.

햇빛이 길고, 그을음이 깊다는 봄날인데도, 그 마음에 주님의 복음을 위한 마음과 사랑이 있는 이들. 그들이 봄 꽃이고 봄 마음이었습니다. 힘과 용기와 감사와 사명이, 다시 마음에 새겨지는 소중한 마주함이고 스침이었습니다.

사랑하는 성도님들, 스치는 그 누군가에게도, 봄과 봄의 향기 봄의 기운과 밝음을 힘으로 주소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