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인권위원회
▲국가인권위원회 온라인 홈페이지의 진정서 양식. 성별란의 ‘남(트랜스젠더) 여(트랜스젠더)’는 곧 ‘지정되지 않음(직접 기입)’으로 바뀔 예정이다. ⓒ인권위 홈페이지 캡쳐
국가인권위원회(위원장 최영애, 이하 인권위)가 온라인 홈페이지 진정서 양식의 '성별'란에 '지정되지 않음(직접 기입)'을 넣기로 최근 결정했다.

원래 이 란에는 △남 △여 △남(트랜스젠더) △여(트랜스젠더)만 있었다. 그런데 이번에 △남(트랜스젠더) △여(트랜스젠더)를 없애고, 남자와 여자가 아닌 모든 경우 선택할 수 있도록 이 같은 항목을 만든 것.

이에 따라 앞으로 성별란은  △남 △여 △지정되지 않음(직접 기입)으로 정리된다.

인권위 관계자는 "(성별을) '선택할 수 있는 항목이 없다'는 진정이 접수돼 심의를 거쳐 해당 항목을 만들었다"며 "제3의 성을 인정한다는 의미는 아니"라고 했다.

이 관계자는 또 "이번에 바꾸기로 한 것은 온라인 진정서 양식"이라며 "종이로 된 진정서의 성별란은 온라인과 달리 (작성자가 스스로 성별을 기입할 수 있게) 빈칸으로만 되어 있다. 온라인 양식을 이것과 통일시킨 것일 뿐"이라고 했다.

그러나 앞서 이런 사실을 보도한 한 언론에 따르면, 인권위 관계자는 "해당 부서는 진정서 양식에 써 있는 '남, 여, 남(트랜스젠더), 여(트랜스젠더)' 등 4개 성 외에 다른 성이 있을 수 있다는 진정 내용이 타당할 수 있다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또 이 언론은 "인권위는 앞으로 진정서 외에 성별 기재가 필요한 인권위 내 공문서 양식을 만들 때에도 이번 방식을 도입할 것을 긍정적으로 검토 중"이라고 덧붙였다.

트랜스해방전선 진정 받아들여
"동성혼 합법화 사전 정지작업?"

인권위에 이런 진정을 넣은 단체는 트랜스해방전선이다. 이들은 SNS에 "국가인권위원회 진정 서식이 성별 이분법에 근거한 것을 발견했다"며 "이는 인권침해 대응 및 인권 보호를 주 업무로 하는 인권위원회의 목적에 부합하지 않는다고 판단하여 진정을 제기했다"고 밝혔다.

인권위의 이번 결정에 대해 한국기독교공공정책협의회(대표회장 소강석 목사)는 "동성혼을 합법화하려는 시도가 끊임없이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인권위가 '제3의 성'을 기입할 수 있도록 진정서 양식을 바꾸겠다고 한 것은 동성애와 동성혼의 합법화의 문을 여는 사전 정지작업이라는 오해를 받기에 충분하다"고 했다.

그러면서 "대한민국 헌법 제11조 ①은 '모든 국민은 법 앞에서 평등하다. 누구든지 성별·종교 또는 사회적 신분에 의하여 정치적·경제적·사회적·문화적 생활의 모든 영역에 있어서 차별을 받지 아니한다'로 되어 있다. 여기에서 성별은 남자와 여자를 의미한다"고 했다.

동성애동성혼반대국민연합(동반연) 운여위원인 제양규 교수(한동대)도 "헌법 제36조 ①은 '혼인과 가족생활은 개인의 존엄과 양성의 평등을 기초로 성립되고 유지되어야 하며, 국가는 이를 보장한다'고 되어 있다"며 "국가기관인 인권위의 이번 조치는 이 같은 헌법을 부정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