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음표 소녀 앞으로 참고 중복 요청 문제 응답 작업 중요성 기대 질문 정보 우리 아이 왜 이럴까요 이중성 양면성 궁금 김충렬
친구를 무시하는 아이들이 있다. 친구를 인정하지 않고 트집을 잡는 것이다. 이런 아동은 친구들을 자기보다 못하는 아이로 보려고 흉을 보거나 심한 욕설도 서슴치 않는다.

이런 행동은 정상적인 발달 과정이 아닐 뿐 아니라, 자칫 사회성에 심한 문제를 유발시킨다는 점에서 지체하지 말고 개선해 주어야 한다.

친구를 무시하는 아동은 항상 친구를 무시할 준비를 하고 있는 듯한 모습이다. 무시한다는 것은 겉으로는 자신감을 드러내는 것으로 보이지만, 실제로는 그와는 정반대인 경우로 보아야 한다.

이런 아동의 내면에서는 자신의 우월감을 억지로 쟁취하려는 공격성을 기반으로 하기 때문이다. 이처럼 친구를 무시하는 아동에게는 내면에서 공격성이 터져 나올 정도라고 보아야 한다.

이런 시각에서 친구를 무시하는 아동은 공격적인 행동을 보이는 아동, 친구의 장점을 인정하지 않으려는 아동, 그리고 자신의 우위성을 드러내고 싶은 아동이라는 특징을 갖는다. 친구를 무시하는 아동의 심리적 원인에 대해 다음의 몇 가지를 생각해야 한다.

1. 부정적 정서의 문제

친구를 무시하는 아동은 부정적 정서를 가지고 있다. 이들이 부정적 인지가 부정적 정서를 축적하는 결과를 초래한 것이다. 이들의 부정적 인지는 그대로 부정적 사고를 유발시키고, 그것은 다시 부정적 정서를 유발한다.

이는 성별에 따른 우울증상과 사회성의 관계를 살펴본 연구에서 남녀 모두에게서 우울증상과 사회성이 유의미하다는 데서 입증되고 있다.

친구를 무시하는 아동일수록 사회성이 낮고, 우울한 집단은 비우울 집단보다 남과 어울리지 않고, 또래 친구들 간에 인기가 없고, 자신을 이해해주는 또래 친구가 없다고 느껴서 대인관계에 소극적이고, 자기 비하와 대인기피증 같은 부정적 특징이 있었다.

또 친구를 무시하는 아동은 품행장애, 적대적 반항장애와 같은 행동 문제와 공존하는 경우가 빈번하다고 보고됐으며, 아동의 우울증상이 심해질수록 공격성도 증가함을 밝혔다.

즉 아동의 우울증상은 소극적이고 위축된 행동과도 관련이 있지만, 부정적·반항적 행동에도 영향을 미쳐 또래 관계에 부정적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것이다.

친구를 무시하는 아동은 사회적 상황에 대한 생리적, 행동적, 인지적 반응 모두에서 사회적 기술이 부족하고 사회적 유능성이 낮았으며, 우울증상이 높을수록 교우관계를 비롯하여 교사, 학교, 환경에 대한 취미, 특기, 학업관계 등 모든 영역에서 학교적응이 떨어졌다.

2. 인정받고자 하는 심리


친구를 무시하는 아동은 인정받고 싶은 심리를 드러내고 있다. 자기 능력을 과시하여 친구들보다 더 낫다고 스스로 우기는 것이다.

이런 현상은 아동이 스스로 자신의 우월감을 과장하는 것이다. 이는 그 내면에 인정받고자 하는 심리를 감추고 있는 것이다. 아마 부모에게 인정받지 못하는 것들을 친구들에게 더욱 인정하라고 요구하는 꼴이다.

친구를 무시하는 행위는 분명히 자신을 인정하라는 역설적 심리가 바탕에 깔려 있다. 이런 아동에게서 드러나는 강력한 힘에 대한 추구는 가상적인 비난자에 대한 일종의 역공격이기 때문이다.

이런 현상은 아동이 우위성이 인정되는 친구들을 비난함으로써, 스스로를 방어하고 그 적대자로부터 실제의 징벌을 불러일으키려는 심리이다.

이런 점에서 친구를 무시하는 아동은 이렇게 함으로써 자기의 능력을 자랑하고 싶고, 자신의 우위를 분명하게 하고 싶다는 생각이 근본에 깔려 있으면, 그것이 무시나 트집의 원인이 되는 경우도 많다.

이런 아동은 자기 중심을 세우고자 하고 자기 주장을 누를 길이 없는 것이다. 그래서 못하는 아이, 서투른 아이, 우물쭈물 하는 아이의 행동을 보면 여지없이 그들을 무시하므로 자신의 능력을 내세우는 기회로 활용한다.

3. 열등감


일본의 어머니들은 아동을 내보내면서 “누구에게나 피해를 끼치지 말라!”고 하고, 미국의 어머니들은 “누구에게나 도움이 되는 일을 하라!”고 하는데 비해, 한국의 어머니들은 “누구에게나 지지 말라!”고 한다.

이는 우리의 깊은 곳에 열등감이 바탕해 있음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아동은 부모로부터 인정받지 못해 열등감이 형성되면, 나중에 만족스러운 대인 관계를 맺을 수 없다.

개인적인 열등감, 무가치감, 그리고 종종 느끼는 외로움은 때때로 견딜 수 없는 것이 된다. 자신이 온전한 인간이 아니라고 생각하고, 이는 모든 적응 노력을 불가능하게 만드는 불안을 만들어낸다.

열등감이나 선망감이 강한 아이는 상대가 잘 하는 일에 트집을 잡아 상대를 깔보는 것으로, 자신의 입장을 유리하게 보이려는 심리가 작용한다. 노력은 하지 않으면서 남의 흉을 보는 것으로 자신이 우위에 있는 것처럼 보이고 싶은 심리이다.

안전과 만족은 피해의식을 유발, 자신의 가치감을 타인을 비난함으로써 보호하려고 한다. 다른 친구를 무시하는 아동이 이런 비난의 전이를 활용하고 있는 것이다.

그는 누구라도 자신의 방어 체계, 즉 비난 체계 안으로 계속 끌여들여야 한다. 위험의 깃발은 계속 펄럭이므로, 그는 자신을 비난하지 않는 사람들과만 관계하고자 한다.

아동의 이러한 열등감 자각은 치명적인 자기 체계 결핍을 나타내는 심각한 불안을 낳으며, 이 결핍은 근저에 있는 열등감과 그에 따른 거부감과 불안을 위장하거나 배제할 수 없다.

김충렬
▲김충렬 박사. ⓒ크리스천투데이 DB
4. 정리


친구를 무시하는 아동을 둔 경우에 해당되는 부모라면 전술한 심리적 원인을 참고해 반성할 필요가 있다. 부모가 올바르게 양육을 해도, 원인이 될 만한 조건이 얽혀 있기 때문이다. 부모가 자신을 냉정하게 분석해야 개선 가능성이 보인다.

김충렬 박사(한국상담치료연구소장, 전 한일장신대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