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지는 박동운 단국대학교 경제학과 명예교수의 칼럼을 매주 한 차례 연재합니다. 박 교수는 「성경과 함께 떠나는 시장경제 여행」(2009)과 「성경, 예수, 그리고 기업가정신」(2018)이라는 책을 썼습니다.

박 교수는 "이들 책에서 '기독교는 어떻게 세계종교가 되었는가?'를 큰 주제로 삼았다. 이 주제를 놓고 구약과 신약의 가르침, 예수의 행적, 기독교를 세계종교가 되게 한 성경 속의 10대 CEO(Chief Executive Officer; 최고경영자)를 다뤘다"고 밝혔습니다.

그러면서 "기독교는 아브라함부터 현재까지 줄곧 밖으로 뛰쳐나가려는 정신, 곧 전도정신(傳道精神)이 강한 종교"라며 "이런 정신을 가진 지도자를, 위험을 무릅쓰고 '기독교의 CEO'라고 정의한다. 이런 관점에서 칼럼을 쓰려고 한다"고 전했습니다.

박동운
▲박동운 교수
기독교가 세계종교가 될 수 있었던 것은 기독교가 출발부터 법치(法治)를 중요하게 여겼기 때문이다.

'이스라엘 백성'은 출애굽을 계기로 드디어 실체를 드러냈다. 출애굽 이전에 이스라엘 백성은 대부분 뿔뿔이 흩어져 노예로 살았을 것이다. 야곱이 이집트 총리인 아들 요셉의 권유로 가족을 데리고 이집트로 이주한 후 하나님의 말씀하셨던 대로 430년이 지나자 이스라엘 백성은 모세의 인도로 출애굽에 성공했다.

모세는 약 2백만여 명에 이르는 이스라엘 백성을 이끌고(주: 이에 관해서는 다음에 설명함) 광야에 이르렀다. 이 때 이스라엘 백성에게 가장 필요한 것은 무엇이었을까? 법이었을 것이다. 법치는 어느 시대, 어느 장소를 가릴 것 없이 중요하다. 무법천지(無法天地)는 파멸을 가져올 것이다. 로마가 천년 동안 세계를 지배할 수 있었던 것은 로마가 법치국가였기 때문이다.

하나님은 출애굽에 성공한 이스라엘 백성에게 모세를 통해 수많은 법을 주셨다. 그 가운데 맨 윗자리를 차지하는 법이 십계명(十誡命; Ten Commandments)이다. 독일의 구약학자 G. A. 에발트(1603∼1675)가 정리한 것으로 알려진 십계명을 인용한다.

 1. 너는 내 앞에서 나 외에 아무것도 신으로 하지 말라.
 2. 너는 너를 위해 어떤 우상이든 만들지 말라.
 3. 네 하나님 여호와의 이름을 망령되이 일컫지 말라.
 4. 안식일을 기억하여 이를 거룩하게 하라.
 5. 네 부모를 공경하라.
 6. 살인하지 말라.
 7. 간음하지 말라.
 8. 도적질하지 말라.
 9. 네 이웃에 대하여 거짓 증언을 하지 말라.
10. 네 이웃의 집을 탐내지 말라.

십계명 가운데 1∼4계명은 하나님과 사람 간의 관계를, 5∼10계명은 사람과 사람 간의 관계를 나타낸다. 이들 관계가 어긋났을 때 하나님은 어떤 벌을 내리실까? 두 가지 예를 든다.

 "1. 너는 내 앞에서 나 외에 아무것도 신으로 하지 말라."

솔로몬이 늙자 많은 아내들이 그를 꾀어 다른 신들을 따르게 했다. 솔로몬은 예루살렘 동쪽 산에 이방신 산당을 지었다. 그는 외국인 아내들을 따라 이방신을 섬겼다. 그러한 솔로몬에게 하나님이 두 번이나 나타나셔서 다른 신들을 따라가지 말라고 당부하셨지만 솔로몬은 듣지 않았다.

마침내 하나님이 진노하셨다. "네가 내 언약과 내가 너에게 명령한 내 법규를 지키지 아니 하였으니 내가 반드시 네게서 왕국을 떼어 네 신하에게 주겠다."(왕상11:11) 솔로몬이 죽자 하나님의 말씀대로, 이스라엘은 북왕국과 남왕국으로 나뉜 뒤 결국에는 망하고 말았다.

"10. 네 이웃의 집을 탐내지 말라."

나봇이라는 사람이 아합 왕의 궁 근처에 포도원을 가지고 있었는데 아합 왕이 정원을 늘리려고 나봇에게 땅을 양도(讓渡)하기를 제안했다. 그러나 나봇은 하나님의 법을 내세워 거절했다(왕상21:1-4). 나봇은 왕비 이세벨의 간교한 계책으로 돌에 맞아죽고 말았다. 하나님이 아합에게 벌을 내리셨다. 성경에 이렇게 쓰여 있다-"(자기 아내 이세벨의 충동에 말려든 아합처럼 주님께서 보시기에 이렇게 악한 일을 하여 자기 목숨을 팔아버린 사람은 일찍이 없었다.)(왕상21:25)

기독교처럼 법을 중요하게 여기는 종교는 없을 것이다. 그래서 기독교는 세계종교가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