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사 병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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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 필자는 한 기독교 과학자들의 모임에 간 적이 있었다. 그 때 패널을 진행하던 교수님이 자기 분야에서는 성경의 사건이나 창조에 관해 이야기하면 비과학적이고 정신이 나간 사람 취급을 하고, 다른 사람에게 신앙적인 이야기를 하기 어렵다는 고민을 털어 놓았다.

그 때 다수의 참석자들이 비기독인 과학자들에게 창조를 설명하기는 어렵다는 것에 공감하면서, 다만 생명의 신비로움을 볼 때 창조주가 있다고 설명할 수 있고, 따라서 의학 분야가 신앙을 설명하기 좋은 것 같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그 모임에서 많은 기독교 과학자들이 ‘신은 존재하지 않는다’는 공격에 고통받고 있음을 알게 됐고, 의학도로서 기독교 신앙을 전파해야겠다는 사명 같은 것을 느낄 수 있었다.

필자가 연세대학교 치과대학을 다닐 때 기독교 신앙을 가진 교수님을 많이 만났다. 그분들은 자연스럽게 하나님의 창조에 대한 믿음을 기반으로 강의를 하셨다. 이에 대해 ‘정신이 나갔다’고 비난하는 학생들도 있었고, 하나님의 존재에 대해 고민하는 학생들도 있었다. 기독교를 바탕으로 세워진 연세대에서도 기독교를 배척하는 이들이 있으니, 다른 일반 학교에서는 말할 것도 없다. 다수의 교수님들이 무신앙인이며, 무신론을 기반으로 강의한다고 들은 적이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의학은 창조 섭리에 대해 이야기하기 가장 수월한 학문 분야이다.

과학이 많이 발전했음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아직 많은 인체의 비밀을 밝혀내지 못하고 있다. 인체는 너무나 정교하기 때문이다. 정자와 난자로부터 시작한 하나의 세포가 독립적인 활동을 하는 생물이 된다는 것은 참으로 경이롭다. 로마서 1장에서 바울은 ‘우리가 만물을 통해서 하나님의 존재를 알 수 밖에 없는데, 하나님을 알면서도 거역하는 죄를 짓고 있다’고 지적하였다.

과거에 신앙이 없는 한 똑똑한 친구와 대화를 한 적이 있었다. 그 친구는 분자들의 우연한 이동으로 생물이 탄생할 수 있다고 믿고 있었다. 내가 확률이 적지 않겠냐고 물으니, 확률은 적지만 무한한 시간 속에서 가능하다고 말했다. 나로서는 이해가 되지 않는 주장이었다. 창조주가 있든지 없든지, 둘 중에 하나만 진리일 것이다. 확률적으로 보면 창조주 없이 분자가 이동해서 생명체로 탄생할 확률은 매우 낮다. 본인도 확률이 적다고 인지하면서 왜 무신론을 믿겠다는 것일까?

디모데후서 3장 7절에 ‘항상 배우나 마침내 진리의 지식에 이를 수 없느니라’는 구절이 있다. 또 디모데후서 4장 4절에는 ‘또 그 귀를 진리에서 돌이켜 허탄한 이야기를 좇으리라’는 구절도 있다. 그 이유는 교만 때문인데, 교만은 사람이 지식을 많이 알면 위대해 지는 줄로 착각하게 만든다. 지금 과학 안에는 유물론이라는 허탄한 이야기가 들어와 있다. 무신론자들은 ‘신의 존재에 대해 증명해보라’며 신앙인을 공격하는데, 반대로 신앙인은 ‘신의 부존재에 대해 증명해보라’고 반문할 수 있다. 그리고, 그 반론의 중요한 논거 중 하나가 생명의 존재인 것이다.

평생 공부해도 다 알 수 없을 정도로 수 많은 이론들이 기독교를 부정하고 있는데, 그 중 비과학성을 가지고 공격하는 경우가 있다. 그러나 최소한 비과학성 때문에 기독교 신앙을 부정하는 실수는 저지르지 말아야 할 것이다. 지금도 의과대학에서는 많은 교수들이 무신론을 기반으로 한 과학이 진리인 것처럼 가르치고 있다. 그러나 조금만 생각해 본다면, 상식적으로 창조주 없는 생명의 존재는 불가능함을 알게 된다.

생명의 탄생과 관련된 딜레마는 수 없이 많은데, 시작 자체가 모순이 된다. DNA가 복제 되려면 효소 단백질이 필요하고, 효소 단백질이 생성되려면 DNA가 필요하다. 즉 이 둘이 동시에 있어야 하는데, 분자가 저절로 이동해서 이 둘이 존재하게 된다는 것은 불가능한 일이다. 분자가 이동해서 DNA나 효소 단백질이 저절로 생기기에는 너무 복잡하다는 사실은 의학을 공부해 보면 누구나 알 수 있을 것이다.

의대생들이 의학을 배우며 신앙에 대한 확신을 잃어버리는 경우를 많이 보았다. 필자는 많은 의료인들이 교과과정에 스며들어 있는 무신론의 부당함을 알고, 복음을 부끄러워 하지 않기를 바란다. 필자는 과학이 발전할수록 하나님의 존재에 대해 더 많은 논거가 축적될 것이라 믿는다. 아울러 의학 분야는 하나님의 존재를 가장 느끼기 쉬운 분야임을 알고, 복음의 진리를 지키는 사명을 갖기를 바라는 바이다.

신명섭 치과원장 (성누가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