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치 극우
▲‘나치’를 상징하는 깃발이 걸려 있는 모습 ⓒpixabay.com
영어 버전 위키피디아(wikipedia)에서 '극우'(極右, far-right)를 검색하면, 이 단어가 종종 나치즘이나 파시즘 같은 '전체주의'(全體主義, totalitarianism)와 관련돼 사용되는 단어임을 알 수 있다. 목적을 이루기 위해 '폭력'도 수반한다고 덧붙이고 있는 것도 이런 이유 때문이다.

극우에 대한 위키피디아의 이런 정의가 독특한 것은 아니다. 국내·외 백과사전의 거의 대부분은 이 단어를 설명하면서 나치즘과 파시즘을 예로 든다. 이 둘은 역사에서 전체주의의 폭력성을 보여준 대표적 양상이었다.

경기대학교 정치전문대학원의 조성환 교수 역시 극우의 키워드로 '폭력'과 '전체주의'를 꼽는다. 그는 "극우는 폭력을 용인하는 정치적 집단행동"이라며 "역사적으로 극우는 전체주의에서 나타났다. 극좌든 극우든 '극'이라는 접두어가 붙으면 폭력과 전체주의라는 공통분모를 갖는다"고 했다.

국내 온라인 백과사전 중 하나인 '우남위키'도 극우를 '전체주의'로 분류하며 "우익의 이념을 폭력적, 극단적인 방법으로 추구하려는 사람이나 정치 세력"으로 정의하고 있다. 그러면서 "역사상 파시즘, 나치즘, 군국주의가 가장 대표적"이라고 덧붙인다.

그러나 국내 일부 언론을 중심으로 극우라는 표현이 오·남용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특히 '극우 개신교'가 그렇다. 주로 동성애와 공산주의, 북한 정권에 대한 경각심을 드러내고, 집회와 세미나 등으로 그런 것을 표출하는 이들을 향해 이런 말을 쓴다. 이것이 맞다면, 앞서 살펴본 정의대로 이들은 목적 달성을 위해 폭력도 서슴지 않는 집단이다.

'우남위키'는 그러나 "한국에서는 좌파 인사들이 우파 인사들을 공격할 때 극우라는 용어를 사용할 뿐, 실제로 그들이 폭력적이고 극단적인 행동을 했다는 증거는 없다"고 했다. 조성환 교수는 "극우 개신교라는 표현은 공산주의 선전기법이기도 했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김철홍 교수(장신대)는 "역사적으로 극좌는 스탈린주의, 극우는 나치즘과 파시즘이 대표한다"며 "극좌와 극우의 공통점은 이렇듯 전체주의 양상으로 나타나고 폭력을 수반한다는 것이다. 그런데 지금은 특정 이슈와 관련해 개인의 생각을 매우 강하고 직설적으로 표현하면 이를 극우라고 한다"고 했다.

김 교수는 "전체주의로 갈 위험성이 큰 국가주의를 경고하고, 그 반대 편에 있는, 종교의 자유와 시장경제, 자유민주주의와 같은 개인의 근본적인 자유를 주장하는 이들을 종종 극우 내지 극우 개신교로 낙인찍는다"며 “매우 잘못된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