응답자들이 과거보다 북한 인권에 대해 긍정적으로 인식하고 있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북한인권정보센터(이하 NKDB)는 21일 ‘2018 북한인권에 대한 국민인식’발간을 기념한 세미나에서 이런 사실을 밝히며 “국민들은 북한 인권 실태에 대한 실체적인 정보보다 언론보도와 남북한 관계, 북한의 국제 사회에 대한 유화적 제스처에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다”고 전했다.

서울 광화문 센터포인트빌딩에서 개최된 이날 세미나에서는 지난해 연말 한국리서치에 의뢰해 전국 성인남녀 1천명을 대상으로 북한 인권에 대한 인식을 설문 조사한 결과를 발표했다. 이번 조사는 ‘남북‧미북 정상회담 개최 전후 북한인권에 대한 국민인식 변화 비교’라는 주제로 진행됐다. 신뢰수준은 95%, 표준오차는 ±3.1%포인트다.

○ 북한인권 상황 인식 및 개선 가능성에 대한 국민 인식

북한인권 개선 가능성
▲북한 인권 개선 가능성. ⓒ북한인권정보센터(NKDB)

NKDB에 따르면 북한 인권 상황에 대해 95.7%가 “북한 인권 상황이 심각하다”고 응답했던 2017년도 결과와 달리 이번 조사에선 응답자의 85.4%만 “북한 인권 상황이 심각하다”고 응답했다.

특히 81.2%가 “북한 인권 상황이 더 개선될 가능성이 없다”고 답했던 2017년도와 달리 65.1%(2017년 16.7%)가 “북한인권이 개선될 가능성이 있다”고 답했다. 이와 동시에 북한인권법 제정에 따른 북한인권 개선 효과에 대해 응답자의 45.6%(2017년 33.6%)는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응답했고, 47.2%(2017년 62.1%)는 “효과가 없을 것”이라고 응답했다.

반면 북한인권에 대해 “평소 관심이 있다”고 답한 응답자는 61.2%, “관심 없다”고 응답한 사람은 38,4%로 2017년도와 큰 변화를 보이지 않았다.

이에 NKDB는 “남북 및 북미정상회담과 남북관계 개선 조짐에 의한 착시효과가 나타나고 있으며, 북한 인권의 실제 상황과 국민인식의 변화 과정을 지속적으로 분석하여 적극적인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며 “남북관계 개선과 미‧북간의 회담 진행이 북한 인권 개선을 자동적으로 가져올 것이라는 기대는 경계할 필요가 있으며, 북한 인권 문제의 실질적 개선을 위한 국내외의 적극적인 관심과 노력이 뒷받침 되어야 할 것”이라고 했다.

북한 인권 개선 위한 우선적 방법 인식
▲북한 인권 개선 위한 우선적 방법 인식. ⓒ(사)북한인권정보센터(NKDB)

북한 인권 개선을 위해 우선적으로 해야 할 사항으로는 국제사회의 공조를 통한 압박 36.3%(2017년 49.4%), 꾸준한 대화를 통한 개선촉구 및 지원 33.8%, 국제사회의 대북지원 확대 및 활성화 16.3%, 북한인권피해 기록 및 홍보 8.0% 순서로 나타났다.

NKDB는 “현재까지 북한 인권 개선을 위한 우선적 방법은 ‘국제사회의 공조를 통한 압박’이 가장 높게 나타나고 있으나, 국민들의 인식은 ‘국제공조와 압력’에서 ‘대화와 지원 중심’으로 전환되고 있다”고 파악했다.

북한 인권 단체 역할
▲북한 인권 개선을 위한 북한인권단체 활동의 필요성 인식(2018). ⓒ(사)북한인권정보센터(NKDB)

북한 인권 개선을 위해 북한인권단체가 가장 우선해야 할 역할은 ‘북한인권 상황 기록 및 피해상황에 대한 국내외 홍보활동’(34.3%, 2017년도 27.5%)이 가장 높았고, ‘김정은 국제형사재판소 제소 등 국제적, 정치적 활동’이 22.5%로 그 뒤를 이었다. ‘대북방송 등을 통한 북한 주민 의식교육’과 ‘대북지원’은 2017년도와 비교했을 때 각각 4.2% 감소, 1.0% 증가했다.

이밖에 북한 인권 개선을 위한 활동으로 “북한 인권 피해 기록 및 보관이 필요하다”는 응답이 80.4%, “국내외 세미나 등 인권상황 홍보가 필요하다”는 응답이 78.8%였다. 이 밖에 북한인권법 시행 등 제도적 준비 78.5%, 의료지원 식량지원 등 대북지원 70.1%, 북한인권 문제에 대한 과거청산 준비 65.0%, 대북인권방송을 통한 북한주민 의식교육 63.0%, 대북전단 살포 41.3% 등이었다.

이에 NKDB는 “대북전단 살포가 필요하다는 응답은 2017년(59.6%)에 비해 18.3%p 감소했고, 대북인권방송을 통한 북한주민 의식교육도 2017년(75.4%)에 비해 12.4%p 감소했다. 이는 남북관계가 전반적으로 진전되는 상황이 큰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또 “의료지원, 식량지원 등 대북지원에 대해 응답자의 70.1%는 ‘필요하다’고 응답해 2017년(59.1%)에 비해 11.0%p 증가했다. 남북관계 개선이 가시화되는 상황으로 인식하여 대북지원 확대에 대한 긍정적인 답변이 증가한 것으로 볼 수 있다”고 했다.

북한 인권 개선을 위해 가장 노력해야할 집단은 북한 정부 40.6%, 유엔 15.9%, 국제인권단체 13.5%, 대한민국 정부 12.8%, 미국 등 각각 정부 11.6%, 국내 북한 인권 단체 3.7% 순으로 응답했다. 2017년도와 비교했을 때 큰 변화를 보인 부분은 ‘북한 정부’(8.0%p 증가)와 ‘대한민국 정부’(6.0%p 감소)였다.

○ 북한 인권 관련 이슈에 대한 국민 인지도

북한 인권
▲북한 인권 관련 이슈에 대한 국민의 인지도(2018). ⓒ(사)북한인권정보센터(NKDB)

‘북한의 공개처형’에 대해서는 92%가 “들어봤거나 알고 있다”고 응답했고, ‘북한 정치범수용소’에 대해서도 82%가 인지했다. 이는 연도별 차이 없이 각각 90% 이상, 80% 이상을 유지하고 있으며, 북한인권문제의 핵심적 의제로 인식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017년보다 인지도가 줄어든 항목은 북한인권법, 김정은 국제형사재판소(ICC) 제소, 유엔 북한 인권결의안, 인신매매, 공개 처형으로 각각 3.7%p, 7.2%p, 0.8%p, 2.5%p, 1.3%p씩 감소했다.

NKDB는 “김정은에 대한 국제형사재판소(ICC) 제소는 2014년 유엔 북한인권조사위원회(COI) 보고서에 명시됐고, 이후 매년 채택되고 있는 유엔 북한인권 결의안에 포함되어 있으나 국민 인식은 다소 낮아지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고 했다.

이밖에 북한인권법, 유엔 북한인권 현장사무소 서울 설치 및 운영, 통일부 북한인권기록센터, 법무부 북한인권기록보존소에 대한 인지도는 각각 28.7%, 27.7%, 17.9%, 14.1%로 여전히 낮은 인지도를 보였다.

NKDB는 “북한인권법(28.7%)은 제정 이전인 2015년에 45.7%로 인지도가 가장 높았는데, 통과된 이후부터 오히려 인지도가 낮아져 2018년에는 28.7%로 현저히 낮아졌다”며 “인지도가 낮은 것은 정부의 정책적 의지의 부재로 활동과 홍보가 미미하기 때문으로 보인다”고 했다.

법무부 북한인권기록보존소 통일부 북한인권기록센터
▲법무부 북한인권기록보존소와 통일부 북한인권기록센터에 대한 인식(2018). ⓒ(사)북한인권정보센터(NKDB)

또 법무부 북한인권기록보존소에 대해서는 “정부 과천청사에서 법무연수원 용인분원으로 축소 이전되었고, 북한인권기록보존소 역할에 대한 기대가 충족되지 못하여 불만족 비율이 매우 높은 상태로 보인다”고 했다.

통일부 북한인권기록센터에 대해서는 “이는 통일부의 국단위로 조직으로 3년째 운영되고 있으나, 정부기관으로서의 존재감이 거의 없는 상태다. 북한인권법 통과로 통일부 북한인권기록센터 설치운영, 법무부의 북한인권기록보존소 설치운영 등 정부 공식 부서가 만들어졌으나, 북한인권재단의 미출범/사무실 폐쇄, 북한인권기록 활동과 성과 공유 미흡 등으로 운영 성과는 비판적 평가를 받고 있다”고 전했다.

○ 북한 인권과 관련해 우리 정부의 대응책에 대한 국민 인식

북한 인권 정부 대응 국민 인식
▲북한 난민 대규모 발생 시 우리 정부가 취해야할 대응책. ⓒ(사)북한인권정보센터(NKDB)

‘북한 난민 대규모 발생 시 우리 정부가 취해야할 대응책’은 2017년도(‘모두 받아야 한다’ 49.6%, ‘선별적으로 받아야 한다’ 38.1%)와 상반된 반응을 보였다. 이번 조사에서 응답자의 49.8%가 “경제적 능력과 외교적 부담을 고려하여 선별적으로 받아들여야 한다”고 했고, 35.6%만 “같은 동포이기 때문에 우리나라에 살고자 하는 사람은 모두 받아야 한다”고 답했다.

NKDB는 “북한 난민에 대해 ‘전원수용’에서 ‘선별 수용’으로 인식이 전환됐다”며 “이러한 결과는 남북관계 개선은 희망하지만 공동생활은 거부하는 인식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말했다.

‘북한인권 개입 여부’에 대해서는 응답자의 27.2%(2017년 22.9%)가 “북한 인권 문제는 북한 내부의 문제이므로 간섭해서는 안 된다”고 응답했고, 67.9%(2017년 73.6%)가 “보편적 인권 차원에서 적극적으로 개입하여야 한다”고 응답했다. 북한인권 문제에 대한 외부 개입에 대해서는 남북관계와 미‧북관계의 변화에도 불구하고 전년도와 큰 차이를 보이지는 않았다.

북한 인권 문제에 대한 과거 청산 준비 및 가해자 처벌의 필요성에 대해서 응답자의 65.0%가 “필요하다”고 응답했다. 이중 “매우 필요하다”는 응답은 28.8%다.

인권침해 가해자에 대한 처벌과 관련해선 “강력하게 처벌해야 한다”가 36.2%, “침해유형이나 피해정도를 따져 처벌해야 한다”가 49.1%로 전체 85.3% 수준의 응답자들이 처벌에 대한 필요성에 공감을 표시했다. 반면 “사회통합을 위해 용서해야 한다”는 응답은 8.2%로 낮은 수준을 보였다. 이는 최근 NKDB에서 조사한 북한이탈주민과의 설문(강력 처벌 53.4%, 정도에 따라 처벌 35.5%, 사회 통합을 위한 용서 9.2%)과도 전반적으로 비슷한 결과를 보였다.

이에 NKDB는 “북한인권 문제 해결에 있어 근본적인 과거청산에 대한 방법과 범위 등에 대한 고민과 준비가 필요한 시기로 인식하는 것으로 볼 수 있다”며 “통일된 한반도에 대한 기대가 높아진 만큼, 과거청산에 대한 올바른 논의와 사회적 합의도 이루어져야 할 것”이라고 했다.

한편 NKDB는 2014년부터 매년 국민 1,000명을 대상으로 북한인권에 대한 국민인식 조사를 진행해 왔다. 이날 세미나는 윤여상 북한인권정보센터 소장이 발표를 진행했고, 이광백 국민통일방송 대표, 이새롭 (사)좋은벗들 사무국장, 안명철 NK WATCH 대표, 오경섭 통일연구원 연구위원의 라운드테이블 시간이 준비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