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의 편지
3·1운동의 서른네 번째 민족 대표라 부르는 독립운동가가 있습니다.

석호필 (石虎弼)
이름처럼 단단하고, 두려움 없이, 남을 도왔던 석호필은
영국인 의학자이자 선교사였던 프랭크 스코필드(Frank W. Schofield)의 한국 이름입니다.
장로회 선교사로 한국에 온 스코필드는 세브란스 의전에서 학생들을 가르쳤습니다.
스코필드는 독립선언서 번역을 도왔고, 3·1운동이 일어나자
시위 현장에 나가 역사의 현장을 사진으로 기록했습니다.
시위로 독립투사들이 잡혀가자 직접 형무소를 방문해
고문의 흔적을 확인한 후 총독부로 찾아가 항의하기도 했습니다.
화성의 제암리에서 끔찍한 일이 벌어졌다는 소식을 듣고
한걸음에 달려가 일본군의 학살 현장을 직접 촬영했습니다.
그리고 해외의 여러 언론에 자신이 작성한 현장 리포트를 보냈습니다.
그가 없었으면 제암리 학살사건은 세상에 알려지지 못했을 지도 모릅니다.
'내가 죽거든 한국 땅에 묻어주시오.
그리고 내가 도와주었던 소년, 소녀들과 불쌍한 사람들을 맡아 주십시오.'
국립 현충원 애국지사 묘역에 안장된 그의 묘비에 새겨진 글입니다.
그의 마지막 유언이 우리 모두에게 남기는 부탁처럼 들립니다.
그가 보여준 사랑과 희생이 이제 우리의 손에서 다시 빛날 수 있기를 소원합니다.  

류 완/집필위원

*교통문화선교협의회가 지난 1988년부터 지하철 역 승강장에 걸었던 '사랑의 편지'(발행인 류중현 목사)는, 현대인들의 문화의식을 함양하고 이를 통한 인간다운 사회 구현을 위해 시작됐다. 본지는 이 '사랑의 편지'(출처: www.loveletters.kr)를 매주 연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