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경의 패러독스, 그 특별한 지혜
성경의 패러독스, 그 특별한 지혜

워렌 위어스비 | 장택수 역 | 디모데 | 211쪽 | 13,000원

아주 오래 전, 워렌 위어스비의 책을 처음 읽었던 때가 기억납니다. 정확한 내용을 기억하기 어려울 만큼 오래 전이었지만, 위어스비의 단순 명료한 문장이 마치 잠언처럼 영혼에 각인된 그 신선했던 충격은 잊을 수 없습니다.

명예 신학박사이자 교수, 여러 교회를 섬긴 목사, 유명 라디오 프로그램 진행자인 워렌 위어스비는 제게 있어 ‘BE 성경 주석 시리즈’로 더 친숙한 인물입니다.

1929년 태어나 현재 89세의 나이로, 현존하는 위어스비의 책이 계속해서 우리에게 선한 영향을 미치고 있음에 감사하는 마음으로, 그의 책 <성경의 패러독스, 그 특별한 지혜>를 소개합니다. 원제는 ‘Truth on Its Head: Unusual Wisdom in the Paradoxes of the Bible’입니다.

워렌 위어스비의 글에는 성경의 흔적이 가득합니다. 직간접 인용뿐 아니라, 참고 구절도 끊임없이 제공됩니다.

특히 이 책은 성경이 말하는 역설 열다섯 가지를 추려 설명하는 방식으로 구성되어 있는데, 역설처럼 보이는 성경 구절뿐 아니라 그 역설 가운데 특별한 지혜를 발견하도록 계속해서 성경의 증언을 인용하고 설명합니다.

때로는 성경에 나오는 사건이나 인물을 예시로 들어 진리를 확증합니다.

이것이 이 책의 큰 장점 중 하나라고 생각하는데, 어떻게 모순처럼 보이는 성경의 역설적 가르침이 성경의 다른 증언에 의해 참이 되고 진리가 되는지, 우리에게 분명하게 설명해준다는 점입니다.

특별히 오늘날 성경의 역설에 반대하는 세상의 사상(예, 높아지려는 자가 높아진다)이 지배적이라는 점, 그것이 그리스도인의 생각을 끊임없이 위협한다는 점에서, 위어스비의 이 책은 성경을 근거로 성경의 권위를 가지고 역설을 살아내야 할 우리에게 확실한 메시지를 남깁니다.

그래서 가령 우리는 낮아지는 것을 두려워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그것이 성경이 분명히 말하는 높아지는 방법이기 때문입니다.

또한 이 책은 두 가지 점에서 독창적이라 할 수 있습니다. 첫째로 주제가 독특합니다. 바로 역설이라는 점인데, 저자는 들어가는 글에서 다음과 같이 역설이 갖는 의미를 설명합니다.

“역설은 반대되기 때문에 언뜻 보면 말이 안 된다. 그래서 우리는 역설적인 말에 논리적 모순이 있음을 감지하면서도 호기심을 느낀다. 그런데 이 역설을 곰곰이 묵상하면 인생의 중요한 단면을 깊이 보고 새로운 교훈을 얻을 수 있다. 역설은 훌륭한 교사다(7쪽)”.

두 번째로 표현이 남다릅니다. 처음에 소개한 것처럼 위어스비는 소위 명언 제조기처럼 오늘날 우리에게 필요한 잠언을 남기는데 탁월한 재능이 있습니다. 때로는 다른 사람의 말을 사용해서라도 확실하게 마음에 새길 수 있는 교훈을 제공합니다. 몇 가지 예를 들어보겠습니다.

“강함이 강함인 줄 알면 약함이 되지만, 약함이 약함인 줄 알고 주 여호와를 온전히 신뢰하면, 그 약함은 강함이 되는 것이다(27쪽)”.

“자신의 명성과 성품이 거리에서 만나면 서로 알아보지 못할 사람이 많다(123쪽)”.

심지어 그의 머그잔에 있는 문구까지 사용합니다.

“명성을 얻는 것은 한 순간이지만 성품을 얻으려면 평생이 걸린다(123쪽)”.

이처럼 이 책을 읽다 보면 수시로 받아 적고 싶은 교훈이 가득합니다.

또한 독자들이 성경에 나오는 역설이 이해되지 않는다면, 이 책은 분명 그 부분을 해결해줄 유익을 제공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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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mage by santiagotorrescl95 from Pixabay
성경에 나오는 역설이 가르치는 교훈을 따르기 힘들고, 그렇게 해야 할 동기가 충분히 제공되지 못하고 있다면, 이 책은 생각을 교정하고 삶을 바로 잡는 일에 유익을 가져다줄 것입니다.

특히 저자가 풍성하게 인용한 말씀을 같이 살펴본다면, 분명히 더 큰 유익을 얻을 수 있을 것이라 확신합니다(11쪽).

또한 이 책이 갖는 장점은 이해하기 쉽다는 것입니다.

저자가 말한 것처럼 역설은 언뜻 봐서 이해하기 어렵습니다. 하지만 저자는 그것을 잘 풀어 설명했고, 그래서 이해하기 쉽습니다.

익숙한 성경 구절이나 성경의 이야기를 주로 사용하기 때문에, 성경을 잘 아는 사람이나 많이 들어본 사람에게는 이해하기 더 쉬운 책이라고 생각합니다.

특히 저자가 예화나 비유 등 여러 방법으로 강조하여 설명하기 때문에, 충분히 저자가 말하려는 바를 이해할 수 있을 것입니다.

개인적으로는 아주 가끔 저자의 탁월한 표현이나 적절한 비유에 감탄하다가, 다음 문장으로 자연스럽게 이어지지 못하고 시간을 들여 다시 집중하려고 애쓴 적이 있습니다.

그만큼 쉽고 빠르게 읽을 수 있다 해서 대충대충 읽을 수 있는 책이 아니라는 것입니다. 중간 중간에 오래 묵상하며 깊이 그 문장의 의미를 우려내 충분히 맛볼 수 있는 책이라고 생각합니다.

끝으로 말씀드리고 싶은 것은, 저자가 성경이 말하는 역설 안에 감춰진 특별한 교훈을 제공하기 원했고, 그 목적을 충분히 달성했다고 생각합니다.

저자가 다루지 않은 성경의 역설이 남아 있지만, 성경의 주요한 역설은 충분히 다뤘고 그 의미를 확실하게 설명했습니다.

역설을 대하는 저자의 설명 방식은 독자로 하여금 아직 다루지 않은 성경의 역설에 강한 호기심을 갖게 하고 그 특별한 지혜를 탐구할 길로 인도합니다.

저자 워렌 위어스비는 본서에서 성경의 패러독스가 가르치는 그 특별한 지혜, 즉 여호와 안에서 두려움이 즐거움이 될 수 있다는 것, 약함이 도리어 강함이 된다는 것, 주는 것보다 받는 것이 하나님 앞에서 복된 이유, 높아지는 비결인 겸손, 우리의 어리석음이 어떻게 하나님의 지혜가 되는지 등 흥미롭고 유익한 교훈을 성경을 근거로 성경의 권위를 가지고 충분히 설명해 주었습니다.

그리스도인의 삶에 필요한 특별한 지혜가 이 역설에 담겨 있으며, 무엇보다 예수 그리스도가 그 역설을 가르치셨을 뿐 아니라 역설적인 삶을 사셨다는 것을 분명히 보여주었습니다.

마지막으로 저자가 직접 설명한 이 책의 사용법을 인용하며 서평을 마치겠습니다.

“이제 성경의 15가지 역설에 담긴 의미를 살펴보고, 우리 삶의 모든 영역에서 신앙적으로 성숙하는 데 어떤 도움이 되는지 알아보려고 한다. 역설을 소개하는 순서에는 아무런 의도가 없기 때문에 관심 있는 내용부터 읽어도 좋다.

다만 성경을 곁에 두고 내가 언급만 하고 기술하지 않은 구절도 찾아 읽기 바란다. 모든 구절이 중요하므로 그냥 넘겨서는 안 된다(11쪽)”.

조정의 목사
크리스찬북뉴스 편집위원, 유평교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