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질랜드 테러
▲뉴질랜드 크라이스트처치 이슬람 사원 테러 현장에 경찰과 구급차가 출동한 모습. ⓒSBS 캡처
평화로운 이미지의 뉴질랜드에서 끔찍한 총기테러 사건이 발생했다. 사건 직후 체포된 범인들은 알 누르와 린우드 등 두 곳의 이슬람 사원(모스크)에서 총기를 난사했다.

기도 시간을 맞아 많은 신도들이 사원에 있던 가운데 범행을 저질러, 사망자만 49명에 달하며, 부상자도 어린이 포함 40여명이 발생했다.

저신다 아던(Jacinda Kate Laurell Ardern) 뉴질랜드 총리는 사건 직후 “명백한 테러범의 공격이라고 할 수밖에 없다. 치밀하게 계획된 범죄로 보인다”고 말했다.

또 “우리가 테러범의 공격 대상이 된 것은 포용성과 자애·동정심을 대표하는 나라이고, 이런 가치를 필요로 하는 난민을 수용하고 있기 때문”이라며 “분명히 말하지만, 이번 공격으로 흔들리지 않을 것”이라고 발표했다.

범인들은 극단주의적(extremist) 백인들이며, 특히 주범은 페이스북 라이브 방송을 통해 몇십분간 총기 난사를 포함한 범행 장면을 직접 생중계한 것으로 드러나, 더욱 큰 충격을 주고 있다.

무엇보다 사망자와 부상자들, 그리고 유족들과 슬픔에 빠진 뉴질랜드인들에게 하늘의 위로가 함께하시길 간절히 기도한다. 부상자들은 더 이상의 희생자 없이 모두 쾌유하여 일상으로 복귀할 수 있게 되기를 더불어 기도한다.

당연한 말이겠지만, 테러는 그 어떠한 경우에도 정당화될 수 없다. 그것도 이번 사건처럼 특정인도 아닌 무고한 불특정 다수를 대상으로 한 조직적 테러라면 더욱 그러하다.

범인들은 뉴질랜드 총리 발언처럼 종교보다는 난민과 이민자 혐오를 이유로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보이지만, 범행 대상 장소가 이슬람 사원이었다는 점에서 종교적 이슈가 아니라고 할 수도 없다.

IS 같은 극단주의 이슬람은 경계하더라도, 평범한 다수 무슬림들은 비록 종교는 다르지만 함께 살아가야 할 우리의 이웃임을 잊어선 안 된다. 우리 모두는 언제든 누구나 이민자가 될 수도, (종교적·인종적) 소수자가 될 수도 있음을 기억해야 한다. 하다 못해 해외여행만 가도 그렇다. 다름은 틀림이 아니다.

더구나 자신의 주장이 백번 옳다 하더라도, 폭력을 사용하는 순간 정당성은 완전히 사라져 버리는 법이다. 킬을 가지는 자는 다 칼로 망한다.

이번 테러가 발생한 도시의 이름은 뉴질랜드 남섬 최대 도시인 ‘크라이스트처치(Christchurch)’, 그리스도교회이다. 그 지역 예수의 교회들이 종교를 넘어, 2천년 전 예수 그리스도처럼 충격을 받은 희생자들과 부상자들, 그리고 그 도시 사람들의 위로자 되어줄 때다. 그리고 이러한 움직임에 한국을 포함한 지구촌 모든 교회가 연대할 때다.

한국교회 역시 국내로 들어오고 있는 이슬람 난민들을 무작정 추방하려는 운동만 하기보다, 갈 곳 없어 우리나라를 찾아온 나그네 같은 그들을 예수 그리스도의 사랑으로 따뜻하게 품어주는 모습을 보여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