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음표 소녀 앞으로 참고 중복 요청 문제 응답 작업 중요성 기대 질문 정보 우리 아이 왜 이럴까요 이중성 양면성 궁금 김충렬
사람 앞에서 말을 못하는 아이들이 있다. 이런 아이들은 집에서는 말을 잘하면서도 여러 사람이 있는 곳에서는 입을 다무는 편이다. 알고 보면 말을 못하는 아이가 아닌데, 여러 사람, 즉 여러 친구들이 있는 상황에서 말을 못하는 아동이다.

이런 아동은 말보다는 사람을 무서워하는 대인공포감이라는 사회성에 문제가 있다는 점에서 서둘러 개선해야 한다. 나아가 사람 앞에서 말을 못하는 아동은 특정한 사회적 상황이나 활동 상황을 경계하는 편이다. 이들은 그런 상황을 지속적으로 두려워하고 회피하려는 것이다.

이런 상황을 피할 수 없는 경우, 그들은 즉각적으로 불안 반응을 보이는 편이다. 사람 앞에서 말을 못하는 아동은 타인에게 관찰되는 상황에서 창피를 당할 수 있다고 생각하기에 불편함을 느끼는 것으로 보아야 한다.

사람 앞에서 말을 못하는 아동은 사람 앞에서 말하는데 불안을 느끼는 아동, 낯선 사람 앞에서 말하는데 불편을 느끼는 아동, 그리고 사람 앞에서 말하기를 회피하는 아동이라는 특징을 갖는다. 이들의 심리적 원인에 대해 다음 몇 가지를 생각해야 한다.

1. 아동기에 불안을 자주 경험한 경우

사람 앞에서 말을 못하는 아동은 불안을 자주 경험한 경우로 보아야 한다. 불안이 축적되어 해소되지 못해, 두려움으로까지 이행됐기 때문이다.

불안 경험에 대해, 생물학적 측면을 연계시켜 이해할 수 있다. 생물학적 측면이란 뇌와 관련된 작용이나 화학적인 수준의 변화에 의한 것이다.

일반적으로 생물학적 활동을 조절하는 중추는 뇌이다. 신체 밖으로부터의 정보는 계속적으로 느낌들을 전달하고 그것을 뇌로 전해져 그곳에서 정리된다.

이 같은 정보에 의하여 뇌는 주의를 기울일 것인지, 그리고 뇌가 주의를 기울인다면 어떠한 특정 신호에 기울일 것인가를 결정한다.

이러한 방식으로 뇌는 사립문의 문지기처럼 작용하는데, 중요하지 않은 것으로부터 사회적으로 중요한 것들을 선택하는 작업을 한다.

뇌는 사회적 정보 중에서도 중요한 것들과 화난 얼굴, 음파, 맛을 느끼거나 냄새를 맡을 수 있는 화학적 분자 또한 느낄 수 있는 물리적 접촉들을 선별하여 다듬기 시작한다.

얼굴의 혈관이 신호를 받게 되면, 혈관의 벽을 이완시킴으로 혈관에 피가 고이게 된다. 신경 신호는 정상적인 경우에는 심장 박동이 고동치게 된다.

또 사람이 신체기관의 자동적인 반응을 의식 속에서 느껴지게 된다면, 그것들은 여러 가지 사회불안이 신체적 증상으로 경험된다.

그것은 모두 얼굴 혈관의 확대로 인한 적면(赤面)과 사지와 목의 근육 긴장한 정도의 변화인 떨림, 심장 근육의 수축 정도, 빈도와 리듬의 변화인 가슴 두근거림 등과 같이 경험된다.

뇌가 신체적 증상들을 인식하면 불안과 당혹감, 혹은 달아나고 싶은 맘이 고조된다.

2. 관계경험의 결여

사람 앞에서 말을 못하는 아동은 관계경험의 부족이 문제가 된다. 아동은 관계경험을 자주 하면서 많이 확대되는 측면이 있기 때문이다. 성장하는 아동에게 관계경험의 부족은 불안을 유발한다.

이 관계경험의 부족은 사회적인 접촉의 단절을 의미하는 것으로 부모의 양육에 의해 과잉보호된 경우에 해당한다.

많은 연구 결과, 공포감을 갖고 있는 어른 환자들은 부모로부터 과잉보호를 받았으며 다른 아이들에게는 허락되는 행동들을 저지당했고, 동시에 칭찬보다는 책망을 많이 받았다고 기억하는 경향이 있다.

독일의 39가계에 대한 장기간의 연구를 보면, 자기 딸이 생후 두 살 반이 될 때까지 엄마가 우울했거나 그들의 딸을 과잉보호한 경우, 그 딸이 여섯 살이 된 후 수줍음을 타게 될 확률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일반적으로 아동의 대인관계적인 상호작용의 기회는 부모에 의해 주어진다. 수줍음을 잘 타고 공포감이 있는 어머니는 아이가 다양한 사회적 상황에 접하지 못하게 함으로써 공포감에 빠지게 할 수 있다.

어느 심리학 연구에 따르면, 불안한 아동의 부모는 아동의 회피행동을 강화하고 용기 있는 행동을 못하게 막는 경향이 있으며, 불안으로부터 자녀를 보호하기 위해 모든 것을 대신해 주려고 하였다.

과잉보호된 아이들은 주말마다 집에서 혼자 텔레비전을 보거나 비디오 게임을 하면서 시간을 보내기에 가족 외에 다른 사람과 이야기하거나 같이 지낼 기회를 갖지 못한다.

3. 대인공포감

사람 앞에서 말을 못하는 아동은 사람을 무서워하는 대인공포감을 가졌다고 보아야 한다. 자기중심적인 아이는 낯익은 사람 앞에서는 뽐을 내지만, 생소한 사람이 많은 자리에서는 전혀 자신을 잃고 말이 잘 나오지를 않기 때문이다.

이로 인해 그들은 타인을 위한 배려적 행동, 불안행동, 체취, 분노 가능성, 얼굴 붉히기, 시선 접촉 등 타인을 불쾌하게 만들거나 불편하게 할지도 모르는 행동이나 특성을 두려워한다.

대인공포감을 가진 아동은 대인관계적 상호작용 상황과 타인들 앞에서의 수행 상황뿐 아니라 무리 속에서 혼자 있는 지하철, 식당, 길거리 등의 상황에서도 불안을 느끼면서 불편해 한다.

이런 아이들 중에는 남 앞에서 말을 못하고 있다는 생각 외에, 남에게 피해를 주고 있다는 가해의식을 동반하기도 한다. 이는 유교를 배경으로 한 눈치문화, 화합과 체면의식, 집단의식, 배려의식, 타인중심적 사고 등에 크게 영향을 받는 일종의 문화증후군일 수도 있다.

그런 점에서 아동이 남 앞에서 말을 잘하지 못하는 현상은 서구와는 달리 동양 문화권의 특수성을 인식하게 만드는 요인이다.

실제로 정신과적 진단분류체계에서도, 한국과 일본의 사회공포증 환자들은 특이한 점을 보인다는 점이 이를 뒷받침하고 있다.

이처럼 대인공포감은 아동이 말을 잘 못하는 경향을 넘어 자신이 다른 사람들에게 해를 끼치거나 불편하게 할 얼굴 붉히기, 화내기, 시선접촉, 입냄새, 체취 등이라는 과도한 불안을 발전시키는 경향이 있다.

이는 사람 앞에서 말을 못하는 아동은 다른 사람들에게 자신이 피해를 준다는 염려를 가지고 있을 수 있다.

4. 정리

사람 앞에서 말을 못하는 아이들의 부모라면 전술한 심리적 원인을 참고해 반성할 필요가 있다. 부모가 올바르게 양육한다 해도, 반드시 원인이 될 만한 조건이 얽혀 있기 때문이다. 부모가 자신을 냉정하게 분석해야, 개선의 가능성이 보인다.

김충렬 박사(한국상담치료연구소장, 전 한일장신대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