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배 성경 교회 기도문
▲ⓒPixabay
세대통합적 주일예배 전환 방안

1. 외적 환경과 상관없는 훈련
2. 교회학교의 본래 기능 회복
3. 신앙문답 밀도 있게 체계화
4. 모든 세대 참여 위한 재구성

교회 구성원들이 감소하는 인구절벽 시대를 앞두고, 연령대와 관계없이 영아부터 노년까지 교회 전 구성원이 함께하는 세대통합 예배가 대안으로 제시됐다.

‘인구절벽 시대의 실천신학 과제’를 주제로 15일부터 1박 2일간 부평 카리스호텔에서 개최된 제71회 한국실천신학회 정기학술대회에서 최진봉 박사(장신대)는 ‘인구절벽 시대에 드리는 주일공동예배(Corporate Worship) 제안에 대한 연구: 16세기 개혁교회의 공동체적 교회론을 중심으로’라는 제목으로 이를 발표했다.

그는 “21세기 한국 사회의 인구급감 시대의 쓰나미 앞에서 한국교회의 예배는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하고, 어디로 향해야 할까”라며 “새로운 환경의 도래 앞에서 교회의 응답은 새로운 유행을 소개하듯 또 다른 프로그램을 제안하는 것으로 충분할 수 없다”고 전제했다.

최진봉 박사는 “인구절벽으로 빚어질 교회 구성원 숫자의 급감 앞에서, 교회의 실천에 대한 근본적 도전받고 있는 실천들 중 하나가 ‘세대들을 분리해 드리는 주일예배’”라며 “세대분리형 주일예배는 교회됨의 정신인 공동체성을 저해하는 구조이다. 교회는 삼위 하나님께서 참되고 온전한 예배를 통해 각기 다른 성도들을 한 몸으로 연합하고 그리스도의 몸으로 세우신다는 믿음의 고백 위에 서 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최 박사는 “한국교회가 찾을 수 있는 대안으로서 ‘세대통합에 기초한 주일공동예배’는 교회의 정체성과 본연의 실천과 관련된 영속적 과제로서, 교회가 이 과제를 진지하고 신실하게 수행할 때, 사회적 환경 변화와 도전에 책임 있게 응답할 수 있다”며 16세기 개혁교회의 공동체적 교회론과 주일공동예배, 그리고 발전된 성격의 21세기 삼위일체 교회론을 정리했다.

그는 “한국교회의 세대분리형 주일예배는 선교 초기 이래 자연스럽게 수용된 이래, 오늘날까지 주일예배의 일반적 제도로 자리했다. 교회는 교회학교 예배와 장년 예배를 동일한 하나님께 드리는 예배로 인정하기에, 주일의 세대분리 예배 자체에 대한 뚜렷한 이견이 없는 상황”이라며 “그러나 다음세대가 ‘조용한 탈출(silent exodus)’을 하고 있는 가운데, 세대분리적 예배구조에 대한 대안적·보완적 시각을 갖기 시작했다”고 전했다.

최진봉 박사는 “기독교 예배는 본래적으로 공동체로 드리는 예배로서, 모든 세대가 분리되지 않고 한 자리에서 함께 하나님을 예배하는 자리였음을 되새길 필요가 있다”며 “현재 교회학교 예배 구조가 연령별 신앙발달 특성에 따른 동질 그룹별로 구분해 독자적 예배를 드리고 교회 속 또 다른 교회와 같은 방식으로 기능할 경우, 그리스도 안에서 한 몸 된 공동체성이 어떻게 장려되고 발현될 수 있겠는가”라고 반문했다.

또 “세대분리형 주일예배가 한국교회에 정착한 바탕에는 초기 선교사들이 전래한 방식보다, 한국 사회의 노(老)와 소(小), 장(長)과 유(幼)를 구분하는 유교적 서열문화 모방이 있었다”며 “하나님을 예배하는 경건한 제의적 공간 안에서 어른들과 아이들이 함께 하기보다는 그들을 분리하는 것이 보다 자연스럽고 사회문화적으로 수용 가능한 방식이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실천신학회 71회
▲학술대회 기념촬영 모습. ⓒ학회 제공
이후 ‘16세기 개혁교회 예배의 세대통합’에 대해 “16세기 츠빙글리와 칼빈을 중심으로 한 개혁교회는 교회를 ‘그리스도를 머리로 하는 하나의 몸’으로 이해하면서, 그리스도와의 연합이 발생시킨 성도들의 연합으로 이해했다”며 “그들이 말하는 성도들의 연합은 모든 신자들의 사귐을 뜻하는 것으로, 이는 남녀노소 간의 구분이 없는 교제”라고 했다.

최 박사는 “16세기 개혁교회의 주일예배는 사제 중심과 특정인 성찬의 중세 예배와 달리 ‘공동예배(corporate worship)’로 불렸다”며 “흩어졌던 하나님의 자녀들이 그리스도의 주권적 부르심으로 한 자리에 회집하는 공적인 자리였고, ‘신자들의 교제(communion of saints)’로서 공동체성을 회복하려는 예배였다. 이는 일반 신도들이 실제로 성찬에 참여할 수 있게 되면서 구체화됐다”고 평가했다.

그는 “당시 공동예배로서의 주일예배는 회중들의 참여가 특징이었다. 이는 설교의 회복과 자국어에 의한 설교, 설교 후 신자들과 이웃·나라를 위한 공동기도, 단순한 곡조로 모두 따라부를 수 있는 음악 등 3가지로 드러났다”며 “이러한 시도는 누구도 배제되거나 분리됨 없이 교회에 속해 하나님의 자녀 된 신자들 모두 함께 참여할 수 있는 예배를 위해서였다. 예배를 통해 성도들 간의 신비하고 온전한 연합이 발생한다고 믿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최진봉 박사는 “츠빙글리는 아이들을 맞아들인 예수님에 근거해, 어린아이들도 동등하게 하나님의 백성임을 의심치 않았고, 하나님 백성이 되는 표지인 세례를 받지 못할 이유가 없다고 봤다”며 “당시 유아세례는 교회가 유아를 예배 공동체의 일원으로 받아들이는 환영식과 같았고, 이 아이들은 비록 성찬에 참여하지는 못했지만 부모들이 데려와 함께 있게 했기에 공동예배에서 부모나 어른 신자들과 분리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최 박사는 “16세기 개혁교회는 유아세례를 받은 아이가 공동예배에 참여하다 10세 전후 입교를 받은 후부터 성찬에 참여할 수 있게 했고, 부모는 입교 1년 전부터 신앙문답교육(catechisme)을 받도록 했다”며 “입교 예비자들은 1차로 주일예배와 주중예배 설교를 통해 신앙교육을 받고, 신앙문답교육을 위한 예배가 따로 정오에 진행되기도 했다. 입교 후 신자들은 주일과 주중예배 설교를 통해 교리교육과 말씀교육, 인격형성교육을 반복적·지속적으로 받았다”고 했다.

그는 “요컨대 16세기 개혁교회의 주일 공동예배는 유아, 어린이, 청소년들을 분리하지 않은 세대통합예배였다. 그들에게 예배와 설교는 모든 세대의 신자들이 함께 신앙과 교리, 말씀을 배우는 자리이기도 했지만, 공동체 예배로서 주일 공동예배와 신앙 및 교리교육 중심의 정오 예배를 구분했다”며 “이런 점에서 개혁자들에게 ‘교회교육’은 그야말로 신앙문답과 교리교육에 집중하는 교육제도였다”고 정리했다.

이와 함께 “16세기 개혁교회의 주일예배는 단순했지만 가족이 함께했다. 세례받은 유아부터 아동과 공동체 앞에 신앙고백을 한 청소년들과 그 이후 세대인 어른 세대가 함께 한 자리에서 기도하고 찬송했으며, 성경을 읽고 설명되는 설교를 들었으며, 교제의 봉헌을 드리고 성찬에 참여했으며, 같은 바람과 소망을 갖고 세상을 향해 함께 파송받은 예배였다”며 “세대들 간의 구분과 분리를 낳은 예배가 아니라, 신자들을 연합케 하면서 다양하고 상이한 세대들이 사귀고 어우러지는 실질적 의미에서 ‘그리스도의 한 몸을 세우는 예배’였다”고 강조했다.

최진봉 박사는 “그러나 오늘날 한국교회의 주일예배는 갈수록 세대 분리가 조밀하게 세분화돼 교인 수에 따라 영아부부터 유아부, 유치부, 초등부, 소년부, 중등부, 고등부, 대학부, 청년부, 청/장년부, 신혼부, 중년부, 장년부, 노년부까지 분화되고 있다”며 “보다 심각한 현실은 주일예배에서 부모와 자녀 세대간, 그리고 자녀 세대들 간의 분리로서, 이는 교회의 참모습과 충돌하는 현장”이라고 지적했다.

교회교육엑스포 강의
▲다음세대 교육 관련 한 세미나 모습(사진은 본 기사 내용과 무관합니다). ⓒ크리스천투데이 DB
최 박사는 “기독교 예배는 역사적으로 나뉘고 분리되고 찢겨진 것들이 그리스도의 진리의 영으로 싸매어지고 화해하며 한 몸이 되어 온전한 그리스도의 몸으로 세워지는 신비한 신자들의 교제”라며 “16세기 개혁교회의 전통은 성경적 교회론이 현장으로 이어지도록 다그치고, 주일예배와 교회학교가 서로 본래적 모습을 되찾고 상호간 바른 역할을 회복할 것을 가르친다”고 제언했다.

세대분리적 주일예배 현장을 세대통합적 예배로 전환하기 위한 방안도 제시했다. 첫째로 예배 인도자는 교회가 수적으로 부흥해야 하고, 예배실은 꽉 차야 한다는 확신에서 벗어나야 한다.

이에 대해 “예배의 빈약한 외적 환경과 구성요소가 예배를 초라하고 빈약하게 만드는 것이 아니라, 예배 인도자의 욕구와 필요 이상의 열의가 예배를 쇼나 이벤트가 되게 함으로써 예배를 초라하고 빈약하게 만들 수 있다”며 “찬양대가 화려하지 않아도, 악기나 조명, 스크린이 없어도, 피아노나 오르간 반주가 부족해도 그것에 의존하지 않고 예배가 진행될 수 있도록 훈련해야 한다”고 했다.

둘째로 교회는 교회학교가 그 본래적 기능과 역할을 회복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그는 “교회학교는 교회 내의 ‘또 다른 교회’가 아니라, 분리욕구를 지닌 신자들로 하여금 그리스도 안에서 한 몸을 이루는 신비한 대안공동체의 일원이 되도록 말씀과 교리로 교육하는 기관이 돼야 한다”며 “교회학교는 자체 예배를 없앰으로써 발생하는 인적·물적 자원을 신앙과 교리교육, 영성과 전인생활 교육에 보다 집중할 수 있고, 가정에서의 신앙교육을 위한 부모교육과 교재를 개발하고 훈련을 지도할 수 있다”고 제안했다.

셋째로 유아세례와 입교 예식에 따른 부모와 자녀 세대들의 신앙문답과 교리교육을 보다 밀도 있게 체계화해야 한다. 이와 관련해선 “칼빈과 츠빙글리는 세례받은 유아가 바로 성찬을 받는 것은 합당치 않다고 봤고, 입교 후 참여토록 했다”며 “만일 유아세례자에게 바로 성찬 참여를 허락할 경우 입교 예식의 존폐 문제를 다뤄야 하고, 신앙고백이 전제되지 않은 상태에서 성찬참여가 가능한 신학적 근거도 마련해야 한다”고 했다.

넷째로 모든 세대의 예배자들이 예배에 직·간접적으로 참여할 수 있도록 다방면으로 예배를 재구성해야 한다. 그는 “상이한 세대의 예배자들이 친밀한 공동체적 교감과 감성을 경험할 수 있도록 가능한 한 함께 몸을 부딪치고 움직일 수 있는 방안을 찾아야 한다”며 “이를 위해 함께 손을 잡고 찬양을 하거나 매주 성찬을 갖는 것도 방안이 될 수 있다”고 이야기했다.

최진봉 박사는 “예배는 그리스도와의 연합을 통한 성도들의 사랑의 연합이 목적이므로, 미적이고 조직적인 준비와 완성도 있는 예배도 중요하다”면서도 “비록 서툴고 미숙한 부분이 있더라도 예배를 통해 상이하고 다양한 예배자들이 만나고, 그 안에서 신비한 하나님의 교통하심을 경험하고 그 안에서 공동체로 있는 기쁨과 안정감을 느낄 수 있도록 힘써야 한다”고 덧붙였다.

학술대회에서는 이 외에 주상락 박사(아현성결교회), ‘인구절벽 시대의 대안적 교회개척’, 송준용 박사(국제신대) ‘저출산 고령화 사회에서 노인 세대를 위한 목회적 대응방안’, 이수인 박사(아신대) ‘인구절벽 시대를 대비하는 교육 패러다임의 대전환’, 조성호 박사(서울신대) ‘인구감소 현상이 실천신학 연구방법론에 끼친 영향: 리더십과 영성을 중심으로’, 최종일 박사(웨스트민스터대학원대) ‘인구절벽 시대 기독청년 목회 돌봄적 이야기 치료 연구’, 남성혁 박사(명지대) ‘인구절벽 시대에 선교적 교회로의 전환 모색’ 등의 발표가 진행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