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울
ⓒpixabay.com
친구들이 싫어하는 아동이 있다. 잘 어울리지 못하고 소외당하는 아동이다. 친구들로부터 소외당하는 아동은 이른바 ‘왕따형’으로 사회성에 문제를 보인다.

아동의 사회성은 어려서부터 자연스럽게 형성되는 측면이 있으므로, 방치하면 어른이 되어서도 문제로 남기에 서둘러 해소해 주어야 한다.

특히 친구들이 싫어하는 아동은 싫어할 만한 이유가 있는 편이다. 이런 아동 중에는 욕을 잘하거나 밉살스러운 행동을 하는 것, 자기의 할 일을 하지 않는 것, 모방 행동이 심한 것 등의 이유가 있다.

이런 경우 모방은 잘못된 행동을 따라 하는 경우다. 친구가 화장실을 가면 따라가고, 트림을 하면 그것까지도 따라 하는 경우이다.

친구들이 싫어하는 아동은 자아가 위축된 아동, 친구들에게 적대감을 갖고 있는 아동, 그리고 소외를 경험하고 있는 아동이라는 특징을 갖는다. 친구들이 싫어하는 아동의 심리적 원인에 대해 다음 몇 가지를 생각해야 한다.

1. 놀이 경험의 결여

아동은 놀면서 정신의 세계도 넓어지고 신체도 건강해진다. 아동의 놀이는 다방면을 훈련시키는 성장의 묘약인 셈이다.

아동의 놀이는 오늘날 우리 사회에서는 부모의 걱정 대상이 되고 있어, 그다지 긍정적이지 않다. 현대 사회적 발달은 아동의 놀이문화를 빼앗아가는 것만 같다.

특히 한국적 상황에서 아동의 놀이는 거의 삶의 발전을 포기하는 것이나 다름없을 정도로 여겨진다. 한국에서 아동은 놀이를 포기한 채, 학원을 다녀야 한다. 그리고 그 학원에서 친구들을 만나는 것이 그들의 놀이문화로 여겨지는 정도이다.

아동으로부터 놀이 문화를 빼앗아버림은 분명히 놀이 문화를 부정적으로 본 부모들의 시각에 기인한다. 그러나 이런 현실에도, 한 가지만은 분명히 짚고 넘어가야 한다. 그것은 아동이란 놀면서도 배우고 싸우면서도 성장해 간다는 긍정적인 사실이다.

이런 현상은 아동의 성장 과정에서 놀이 경험이 차지하는 중요성으로서, 몇번을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이런 점에서 친구들과 잘 어울리지 못하는 아동은 친구들과 함께 노는 경험이 부족한 아이들이다.

물론 이런 놀이에는 대개 함께 놀았던 경험 뿐 아니라, 친구라는 느낌이 들지 않는 측면도 있을 것이다. 이런 아이들 중에는 함께 어울리는 태도가 훈련되지 않아, 미숙하고 자기중심적인 측면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이런 행동을 두고 부모들이 아동의 지능을 탓하는 것은 올바르지 않다. 이런 아이들 중에는 지능이 뛰어나게 높은 경우도 있고 그 반대로 낮은 경우도 얼마든지 있기 때문이다.

2. 부정적 정서의 문제


친구들이 싫어하는 아동은 부정적인 정서를 가지고 있는 것이 문제다. 이들의 부정적 정서는 그대로 부정적인 사고를 유발시키고, 그것은 다시 부정적인 행동을 유발하는 원리다.

이것은 성별에 따른 사회성의 관계를 살펴본 연구에서, 남녀 모두에게 사회성은 유의미하다는 것에서 입증되고 있다.

친구들이 싫어하는 아동일수록 사회성이 낮고, 또한 우울한 집단은 비우울 집단보다 남과 어울리지 않고, 또래 친구 간에 인기가 없고, 자신을 이해해주는 또래친구가 없다고 느껴 대인관계에 소극적이고, 자기 비하와 대인기피증 같은 부정적인 특징이 있음이 밝혀졌다.

또한 친구들이 싫어하는 아동은 품행장애, 적대적 반항장애와 같은 행동 문제와 공존하는 경우가 빈번하다고 보고됐으며, 아동의 우울증상이 심해질수록 공격성도 증가함이 밝혀졌다. 즉 부정적 정서는 소극적이고, 위축된 행동과도 관련이 있지만, 부정적·반항적 행동에도 영향을 미쳐 또래 관계에 부정적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것이다.

하멘과 루돌프(C. Hammen & K. D. Rudolph)의 연구에서 친구들이 싫어하는 아동은 사회적 상황에 대한 생리적, 행동적, 인지적 반응 모두에서 사회적 기술이 부족하고, 사회적 유능성이 낮았으며, 우울증상이 높을수록 교우관계를 비롯하여 교사, 학교, 환경에 대한 취미, 특기, 학업관계 등 모든 영역에서 학교적응이 떨어졌다.

3. 사회성 발달의 문제


친구들이 싫어하는 아동은 사회성 발달에서 문제를 보인다. 아동의 사회성 발달은 또래관계를 통해 발전되고 확산되는 경험이 있다는 시각에서 보면 상당히 협소하거나 폐쇄적인 측면을 보인다고 보는 것이다.

아동기는 사회성이 크게 확대되는 시기로써, 아동은 초등학교에 입학하면서 교사와 또래 친구라는 두 개의 사회화 기능에 의해 사회생활의 영역이 확대되고 이에 따라 대인관계 발달에 커다란 변화가 일어나게 된다.

또래 집단 내에서 아동은 당연한 공통의 문제와 고민을 공유하고, 스트레스에 대처하기 위해 서로 정서적, 심리적 지지를 제공하며, 자유롭게 서로의 생각을 표현하고 갈등을 경험하고 해결하게 하는 균형적인 상호 작용을 하게 된다.

아동기는 대인관계를 확대하는 시기로써, 또래 집단을 형성한다. 그러나 친구들이 싫어하는 아동은 또래 관계에서 원만한 관계를 이루지 못한다.

친구들이 싫어하는 아동은 풀이 죽어있고, 잘 울며, 집중력이 떨어져서 학교성적이 저조하며, 초조해하거나 잠을 잘 못자고, 두통 등의 통증을 호소하기도 한다. 또한 또래나 가족, 그 외의 타인들과의 관계를 형성하는데 어려움을 겪는 것으로 볼 수 있다.

그 중에서 또래는 아동에게 중요한 관계 중 하나로써, 이들 사이에는 유사한 신체적 특성뿐 아니라 비슷한 수준의 인지적 특성을 지니고 유사한 감정과 행동을 내포하는 집단 내 상호작용이 존재하는 것으로 볼 수 있다.

김충렬
▲김충렬 박사. ⓒ크리스천투데이 DB
4. 정리


친구들이 싫어하는 아동을 둔 경우에 해당되는 부모라면, 전술한 심리적 원인을 참고해 반성할 필요가 있다. 부모가 올바르게 양육을 한다 해도, 반드시 원인이 될 만한 조건이 얽혀 있기 때문이다. 부모가 자기 자신을 냉정하게 분석해야 개선 가능성이 보인다.

김충렬 박사(한국상담치료연구소장, 전 한일장신대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