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독 슬픔 조류 환상 곡 그리움 포즈난 까마귀 조각 캐스트 에 거주 노스탤지어 침울 외로움
침울한 아이가 있다. 얼굴 표정이 어두운 아이다. 표정만 어두운 것만이 아니라, 내면의 심리도 어둡다. 얼굴은 마음의 어떠함이 드러나는 ‘마음의 풍경’이기 때문이다.

밝게 자라야 할 아동이 침울하다면 벌써 병리적 증상을 드러내는 것이다. 다만 침울한 증상은 여러 가지 원인의 결과이므로, 잘 파악하여 서둘러 개선해야 한다.

침울하다는 근심이나 걱정 따위로 밝지 못하고 우울하다는 뜻이다. 기분이 가라앉는 의기소침한 모습을 보이고, 피어나는 꽃처럼 생기발랄한 모습을 보이지 않는 것이다. 내면에 심각한 근심이 있어서인지, 큰 걱정거리가 해소되지 않고 있어서인지 알 수 없지만, 정상적인 심리 상태는 아니다.

침울한 아동은 외로움을 많이 느끼는 아동, 소외를 경험하는 아동, 그리고 내면에는 분노가 가득한 아동이라는 특징을 갖는다. 그 심리적 원인에 대해 몇 가지를 생각해야 한다.

1. 부정적인 인지의 문제

침울한 아동은 부정적인 인지가 작용한 결과로 보아야 한다. 인지는 지각과정 후 자신의 생각을 가미한 결과인데, 부정적으로 보는가, 긍정적으로 보는가로 구분된다. 이들은 친구와의 관계에서 대체로 소극적이며 자신감 부족과 사회적 위축 등의 태도를 보인다는 점에서다.

부정적인 인지란 대체로 부정적 시각으로 세상을 바라보는 태도를 말하며, 정신의 사고가 부정적으로 발휘된다. 이들에게 부정적인 인지에서 잘 드러나는 것이 친구관계이다. 아동의 친구관계의 문제는 또래와의 관계에서 보이는 역기능적인 인지의 태도로 정의된다.

여기에 사회적 위축은 다른 아동이나 성인과의 접촉빈도나 관계의 깊이가 감소되는 것을 의미하는 것으로, 위축된 아동은 사회적 접촉이나, 가족, 친구, 그리고 다른 아는 사람과의 관여가 삽화 발생 이전에 비하여 현저하게 감소된다.

예를 들면 쉽게 울음을 터트리고 불안해하며, 자신의 것을 쉽게 포기함으로써 공격적인 또래에 대항하지 못할 것이라는 인상을 주고, 실제로 이러한 과정을 통해 가해 아동의 공격성 표출에 대해 오히려 보상을 제공하는 경향이 있다. 이러한 증상은 침울한 아동집단의 67%에서 발생한 것으로 보고됐다.

아동이 지나치게 말이 없고 위축된 행동을 또래에게 보이면 주로 또래의 공격에 대항할 능력이 없다는 메시지를 담고 있는 행동을 하여 집단 괴롭힘의 피해 아동이 되는 경우가 많은 것으로 볼 수 있다.

2. 자신의 존재에 대한 불신

침울한 아동은 자신도 모르게 자기의 존재에 대하여 불신감을 갖고 있다. 이런 존재에의 불신은 물론 긍정적 에너지의 결여로 나타나는 현상이다. 아동의 존재에의 불신은 심리학적으로 비난이나 책임감의 내사로부터 기인된다.

아동에게는 작은 비난이 존재의 위축을 초래한다. 비난은 아무리 작은 것이라도 아동의 존재를 끝내 박탈하고 마는 결과를 초래한다.

아동의 박탈감은 흔히 자신이나 어머니 혹은 부모 모두에게 연결되어 경험되는 편이다. 이로써 아동은 무모한 책임감이 느껴지는데, 이런 과정에서 아동이 자신의 박탈에 대한 책임을 스스로 인정한다면 침울하게 되는 것이다.

물론 박탈의 근본적 원인이 아동에게는 없지만, 아동이 그 책임을 스스로 지게 될 경우 침울해지는 것이다. 이를 자신이 아니라 외부의 대상에게로 미루거나 투사한다면, 대상을 의심하는 편집적 경향을 발달시킬 것이다.

정신의학에서 이러한 침울 증상은 대개 나쁜 어머니에게 향해진 파괴적 감정에 대한 죄책감과 가책을 포함한다. 여기서 ‘나쁜 어머니’라는 개념은 아동이 생각하는 대상에 대해 부정적인 감정의 측면을 의미한다.

이런 우울증상에서 어머니에게 향해진 파괴적인 감정은 심지어 좋은 어머니도 손상시킨다는 생각을 포함하고 있다는 점에서 위험하다.

3. 존재가치감의 저하

침울한 증상은 이미 존재가치감의 저하를 나타낸다. 아동이 자신의 존재에 대하여 그다지 가치감을 갖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처럼 침울은 아동으로 하여금 대개 자신의 결핍, 자신이 중요하지 않음, 자신의 존재가 의미가 없다는 것과 직면하게 만든다.

그리고 이러한 침울의 증상은 사실상 아동에게는 견딜 수 없는 생각에 대한 거부이며, 그것을 보상하려는 시도이기도 하다.

이런 증상은 물론 병리적 현상으로서는 전술한 박탈감과 다르지 않지만, 여기서의 박탈은 조금은 전술한 것과 차이가 있는데, 그것은 자신이 스스로 만든 박탈이라는 점이다. 아동이 스스로 자신을 대수롭지 않은 존재라고 생각한 결과이기 때문이다.

이런 아동의 박탈감은 대개 자신이 스스로 행동한 어떤 것 때문이 아니라, 그 자신이 타인에게 가치 없는 존재라고 느껴진 결과이다. 이러한 박탈감에 기초한 존재에의 가치감을 심리학적으로 우리는 ‘열등감’이라고 부른다.

그리고 심리학자들은 아동이 자신을 가치 없는 존재로 여기는 이런 열등감은 대개 초기 유아기 때 겪은 자기애적인 상처로 인한 자기애적인 고착에 기초해 있다고 본다.

따라서 이런 존재에의 무가치감이 마음에 걸리므로 다른 아동에 대하여 아무렇지도 않게 그리고 순순하게 활동에 참가하거나, 친구들이 함께 노는 데 낄 수 없는 것이다.

그러나 이와 달리 아동의 침울이 일시적인 경우도 있는데, 신체에 원인이 있는 경우이다. 아동은 신체에 아픈 부분이 있을 때 능력에 자신감을 갖지 못하므로 부모는 혹시 이런 신체와 관련되어 존재의 가치감이 저하되는 경우인지를 살펴보아야할 것이다.

김충렬
▲김충렬 박사. ⓒ크리스천투데이 DB
4. 정리

침울한 아동을 둔 경우에 해당되는 부모라면 전술한 심리적 원인을 참고해 반성해 볼 필요가 있다. 부모가 올바르게 양육을 한다 해도, 반드시 원인이 될 만한 조건이 얽혀 있기 때문이다. 부모가 자신을 냉정하게 분석해야 개선 가능성이 보인다.

김충렬 박사(한국상담치료연구소장, 전 한일장신대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