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도인 아트설교연구원
▲김도인 목사는 “성경 전문가인 설교자는 추상적인 성경 언어를 논증을 통해 청중이 이해할 수 있도록 해 줄 책임이 있다”며 “청중은 완벽히 이해될 때만 소화시킬 수 있고, 소화가 된 설교만을 삶으로 연결시킬 수 있기 때문”이라고 전했다. ⓒ이대웅 기자
요즘 청빙? 어차피 설교 못하니, 착한 사람 원해

설교란? 성경을 한 편의 에세이로 풀어내는 것
글 계속 써야 하는 이유? 청중들 이해시키려고
가장 중요한 글쓰기 비법, 날마다 1장씩 쓰는 것

“우리는 설교를 많이 들으면 변화될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러나 설교는 바른 것 혹은 횟수에 의해 결정되지 않는다. 청중에게 들려짐에 의해 결정된다. 그러므로 설교자는 청중이 어떻게 하면 듣는가를 알아야 한다. 하나님 말씀은 기본적으로 ‘변화’를 전제로 한다. 말씀이 청중에게 들려지면 청중은 변화하게 돼 있다.”

아트설교연구원 김도인 목사는 ‘아트설교 시리즈’ 첫 번째 책 <설교는 글쓰기다>에서 들려지는 설교의 3가지 요소를 말한다. 설교자 마음 속에 하나님의 말씀이 있어야 하고, 설교자 안에 청중을 사랑하는 마음이 있어야 하며, 변화가 일어나지 않는 것은 먼저 설교자가 말씀에서 하나님의 임재를 경험하지 못했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그리고 청중이 변화되지 않는 이유로 두 가지를 꼽았다. 설교자가 하나님께 자신을 온전히 드리지 않았거나, 청중의 마음을 무시했기 때문이다. 전편에 이어, 설교와 묵상, 글쓰기에 대한 김도인 목사의 지론을 소개한다.

-목사들은 말을 기본적으로 다 잘 하다 보니, 글을 상대적으로 강조하는 건 아니신지요.

“거의 다 그렇게 목회자들의 스피치 중요성을 이야기합니다. 그렇게 하다, 50대 중반쯤 교회에서 쫓겨납니다. 그러면 갈 곳도 없고 난감합니다. 우리 나이대 쯤이면 교회에서 많이 나옵니다. 자기만의 콘텐츠가 없기 때문입니다. 특히 예장 통합 측 같은 경우는 청빙해 놓고 3년 뒤에야 정식으로 담임으로 세울지 결정하지 않습니까.

저는 발음도 좋지 않고, 말도 빠릅니다. 하지만 콘텐츠가 있으니 지금도 강의를 하고 있습니다. 말을 잘 해도, 내용이 안 좋으면 강의 못 듣겠다고 합니다. 스피치는 그렇게 중요하지 않습니다. 젊은 사람들은 기본적으로 인성, 그리고 콘텐츠를 원합니다.

제가 스피치를 못 해서 한 대학에 스피치를 배우러 갔습니다. 그런데 거기서 오히려 콘텐츠가 중요하다고 했습니다. 거기서 만난 기독교인들도 제게 ‘여기 왜 오셨냐’고 하더라고요. ‘말을 못해서’라고 하니, ‘콘텐츠만 좋으면 된다’고 했습니다. ‘말을 못해도 내용만 좋으면 다 들으러 올테니, 여기서 배울 돈으로 차라리 맛있는 것 사먹으라’고 했습니다. 그래서 한 학기만 배우고 나왔습니다.

제가 이렇게 말을 못 하지만, 평생 같이 하겠다는 분들이 꽤 있습니다. 콘텐츠의 힘입니다. 말에는 힘이 없습니다. 요즘 청빙 실태가 어떻습니까? 어차피 설교는 다 못하니, 착하고 말 잘 하는 사람 데려오자고 하는 실정입니다.”

-우리에게는 ‘성경’이라는 최고의 콘텐츠가 이미 있는데요.

“설교는 성경을 해석하는 것이 아닙니다. 성경 속에서 시대에 맞는 메시지를 전달하는 것입니다. 그래서 구성이 중요합니다. 설교 잘 하시는 분들, 옥한흠·이찬수 목사님 등의 설교를 분석하면, 구성 요소가 15개 정도 나옵니다. 5-6개에 그치는 목사님들도 있는데 말입니다.

지금은 대학 안 나온 사람이 없을 정도로 학력이 좋습니다. 그런 사람들이 앉아있는데, 성경 풀이만으로는 안 됩니다. 글을 쓸 때도 A4 1장 쓸 때와 5장 쓸 때 논리 구성이 전혀 다르지 않습니까? 요즘은 논리가 없으면 듣질 않습니다.

설교는 글이 반, 구성이 반입니다. 우리 목회자들의 설교에는 반전도 거의 없고, 구성 요소에 대해 연구하지도 않습니다. <설교는 인문학이다>는 설교 구성에 관한 책입니다. A4 5장 정도의 내용을 15가지 구성 요소를 넣어 하나의 포인트로 논리 있게 정리할 수 있는 설교자가 몇이나 되겠습니까.

결국 목사들의 글이 안 좋은 것입니다. 스피치가 딸리는 게 아닙니다. 구성 요소의 다양성과 반전 가능 여부에 달려 있습니다. 결국 문학의 시대인데, 문학적 훈련이 안 돼 있다는 것입니다.

김도인 아트설교연구원
▲김도인 목사는 이찬수·유기성·옥한흠 목사의 설교에 대해 △논리성이 특출나다 △서론을 낯설게 들어가거나 설지 않더라도 청중이 빠져들 수밖에 없도록 전개한다 △명쾌한 개념 설명과 탁월한 적용 △반전이 많아 한눈 팔 틈 없는 역동적 구성 △성경뿐 아니라 넓고 다양한 재료로 논증을 적확하게 구성한다 △하나님을 잘 드러낸다 등의 공통점을 꼽았다. ⓒ이대웅 기자
곽선희 목사님이 단편소설을 많이 읽으라고 한 이유가 그것입니다. 지금은 그겄뿐 아니라 에세이나 카피라이터들의 책까지 읽어야 합니다. 한국교회가 글과 구성에 대한 부분을 빨리 깨우쳐야 합니다.

어려운 책만 읽으면, 설교가 안 됩니다. 내용이 좋다고 생각하겠지만, 듣는 사람을 고려해야 합니다. 한국교회는 그런 고려가 없었습니다. 설교는 쉬워야 합니다. 나도 이해가 안 되는데, 청중들이 이해할 수 있겠습니까?

설교는 성경을 에세이로 풀어내는 것이어야 합니다. 글을 계속 써야 하는 이유는, 청중들을 이해시키기 위해서입니다. 유학하고 온 목회자들의 글이 어려운 편입니다. 그러다 보면 목회도 안 됩니다.

또 하나는 묵상입니다. 많은 성도들이 깊이 있는 묵상을 하고 싶어 합니다. 설교하듯 묵상해야 합니다. 좀 더 깊이 있는 묵상으로 설교해야 하는 시대입니다. 제 책으로 어떤 분이 신대원 지망생들에게 성경을 가르쳤는데, 반응이 폭발적이었다고 합니다. 설교하듯 묵상해야 합니다.”

-말씀하신 내용이 강해설교에도 적용이 가능할까요.

“강해설교 역시 성경에 근거한 메시지 하나를 적용하는 것 아니겠습니까. 좀 새로운 강해설교라고 생각할 수 있을 것입니다. 본문에 근거해 하나의 메시지를 뽑아내는 것이 강해설교라면, 물론 가능합니다.

단 저는 구성 요소를 강조합니다. 다양한 요소를 활용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단락마다 풍부하게 구성 요소를 활용할 수 있어야 합니다. 제가 <설교는 인문학이다>에서 제시한 여덟 가지 틀만 따라해도 반응이 좋을 것입니다.”

-<설교를 통해 배운다>는 옥한흠·이찬수·유기성 목사의 설교를 분석하고 있습니다. 이 분들 설교의 특징은 무엇인가요.

“이찬수 목사님은 논리가 좋습니다. 청중들의 고민과 아픔, 그들의 마음을 잘 담아냅니다. 그리고 자기를 비하시키면서 청중들과 동일시하고, 진정성이 있습니다. 다른 목회자들보다 설교에 구성 요소가 많고, 글도 투박하지 않고 매끄럽게 논리가 전개됩니다.

설교의 3요소가 설명·논증·적용이라면, 이 틀을 잘 사용합니다. 다른 설교자들에게 설명만 있고 논증이 적다면, 이찬수 목사는 논증이 많습니다.

저는 외국인 설교자들의 책을 ‘많이’는 보지 말라고 합니다. 감성과 문화가 다르기 때문입니다. 팀 켈러 목사님의 글이 좋지만, 한국 상황과는 너무 안 맞다고 봅니다. 오래 전 설교자들의 글도 좋지 않습니다. 현대인들과 감성이 맞지 않기 때문입니다. 현대 한국인 설교자들의 글을 많이 읽어야 합니다.

글로 봐서는 옥한흠 목사님을 가장 좋게 평가하고, 현재 생존한 목회자들 중에서는 죄송한 이야기지만 전병욱 목사가 가장 좋습니다. 톰 라이트도 우리와 문화가 안 맞고, 월터 브루그만도 읽지만 재미있진 않았습니다. 한국인들의 책이 정서에 맞습니다.”

-글쓰기를 강조하셨는데, 그 기본은 무엇인가요.

“가장 중요한 것은 날마다 1장씩 쓰는 것입니다. 또 쓰는 법을 배워야 하고, 잘 쓰도록 노력해야 합니다. 최소 5장을 논리적으로 쓸 수 있어야 합니다. 신학교에서 3년간 공부하듯, 글쓰기도 3년은 공부해야 합니다. 회원들을 보면 대개 3년 정도 하면 글이 좋아졌습니다. 목회 잘 하는 분들이 글도 잘 쓰십니다.

신학교에서 하루 속히 글쓰기를 필수 과목으로 가르쳐야 합니다. 그리고 인문학에 대한 관심도 필요합니다. 인문학은 세상을 알아가는 것이고, 세상의 질문들에 대한 답 찾기입니다. 목회를, 설교를 어떻게 할 것인가에 대한 답을 찾는 일입니다.

신학만 10년 가까이 배우다 보면, 사고의 폭이 좁아집니다. 설교를 잘 하기 힘들어집니다. 다시 사고의 폭을 넓혀줘야 합니다. 극과 극이 만나야 합니다. 신학과 인문학이 만나서, 깨지고 부딪쳐야 합니다.

설교도 사고력에서 좌우됩니다. 주로 보수 신학을 하신 분들의 사고가 넓지 않습니다. 그러면 요즘 시대에 목회하기 힘듭니다. 여전히 자신들만이 답이라고 생각하는 데서 탈피해야 합니다. 그런 분들의 공통점은 본인이 설교를 잘 하는 줄 아십니다. 내가 맞을 수도, 틀릴 수도 있음을 받아들여야 합니다.

설교를 배우려면, 먼저 나를 정확히 읽어야 합니다. 청중과 소통이 되는지, 청중이 내 이야기를 듣고 변화되는지 체크해야 합니다. 보수 신학을 하신 분들은 하나님께서 위대하시니, 자신도 위대한 줄 압니다.

저도 10년 공부를 통해 바뀌었습니다. 저도 극보수였고, 하나님만이 답인 줄 알았습니다. 하지만 교인들의 반응을 통해 공부를 시작했는데, 잘 한 것 같습니다. 평생 일하는 것이 꿈인데, 건강만 허락한다면 가능하지 않을까 합니다. 막 쓰고 싶습니다. 올해 꿈은 일반 출판사에서 책을 내는 것입니다.”

김도인
▲김도인 목사의 저서들. 그는 책에서 “이찬수 목사는 삶과 설교가 같고, 많은 반전과 대비를 통해 설교를 맛깔스럽게 해서 6성 호텔 주방장 같은 맛을 낸다”며 “유기성 목사는 예수님을 멋지게 드러내고, 청중을 예수님과 종일 동행하도록 이끈다. 설교에서 엇박자가 많다. 전혀 안 맞는 설교 같은데, 결국엔 딱 들어맞도록 이끄는 힘이 강하다”고 했다. ⓒ이대웅 기자
-다른 꿈이 있으시지요.

“주변에서 60세 넘어서 꿈 꾸는 사람 처음 봤다는데, 제게는 꿈이 있습니다. 일본의 정경숙이나 한국의 건명원 같은 교육시설을 만들어, 설교자들을 모아 10년간 생활비를 주면서 훈련시키고 싶습니다. 과목은 성경과 독서, 글쓰기와 영성 4가지입니다. 이름도 ‘명문원’이라고 지어 놓았습니다(웃음).

인문학과 신학을 조화시켜 10년간 가르치면, 설교가 잘 될 것입니다. 한국교회에 10명의 설교 대가만 나오면 사회를 뒤집을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또 하나는 올해부터 신대원생들과 묵상 동아리를 시작하고자 합니다. <설교는 글쓰기다>, <설교를 통해 배운다>, <설교는 인문학이다>까지 책이 나왔는데, 묵상에 대한 책이 나오면 장신대와 총신대, 한세대 등 5곳에서 시작하고자 합니다.

그리고 돈은 없지만 5백만원을 걸고 ‘신학생 설교대회’를 열고자 합니다. 목사고시에서 하는 틀이 아니라 설교의 구성 원리대로 하는 것입니다. 저도 영국 강해설교학교처럼 이론이 아니라 실습이 70-80%인 학교를 만들고 싶습니다.

10년간 공부했으니, 10년간 글쓰기와 이러한 일들을 하고 은퇴할 것입니다. 오랫동안 꿈꿔왔는데, 이제 조금씩 그림이 그려지는 것 같습니다.”

김도인 목사는 총신대 신학대학원에서 신학을, 서강대 공공정책대학원에서 사회복지학을 각각 공부했다. 서울 성문교회와 왕십리교회에서 부목사로 사역했으며, 현재 서울 잠실 주담교회를 섬기고 있다. 아트설교연구원 설립 후 8년 이상 전국을 다니며 목회자들에게 독서, 설교 구성, 글쓰기를 가르치고 있으며, 성도들에게도 글 쓰기와 책 쓰기를 강의하고 있다. 위에 언급된 3권의 책 외에도 독서에 대한 <이기는 독서>, 에세이 <아침에 열기 저녁에 닫기>, <아침의 숙제가 저녁에는 축제로> 등을 썼다. 저널 <아트 프리칭(Art Preaching)>도 발행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