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지는 [박진호 목사의 신앙문답]을 매주 1회 연재합니다. 미국 남침례교단 목사인 그는 멤피스커비우즈한인교회를 담임하고 있습니다. 이 코너의 글은 박 목사가 운영하는 웹페이지(www.whyjesusonly.com)에 그가 직접 쓴 것으로, 본지는 박 목사의 허락을 받아 이를 게재합니다. 아울러 필자의 요청에 따라, 글이 그의 웹페이지에 게시된 날짜를 맨 아래 밝혀둡니다.

[질문]

결혼 후 시댁에서 다니는 교회로 옮기게 되었습니다. 스스로도 이러면 안 된다고 생각하지만 목사님의 설교에 대해 판단을 하게 됩니다. 저와 맞지 않는다고 생각이 드는 것 같습니다. 어느 분이 저 같은 마음을 가지는 것도 '교만'이라고 말하셨습니다. 그래서 기도로 마음을 다져보며 목사님의 설교를 판단 없이 들어보려 노력을 해보지만 왜 저런 말을 하시는지 이해 할 수 없는 생각을 가지게 됩니다.

저는 매일 성경책을 읽고 기도하는 착한(?) 기독교인이 아닙니다. 그래서 예배드리는 시간만큼은 목사님이 전하신 설교를 잘 귀담아 들으려고 합니다. 예배드리는 시간 빼고는 말씀을 보거나 읽을 시간을 제 스스로가 내지 않으니까요. 그래서 예배 후 받은 은혜로 나를 돌아보며 하나님을 다시 생각하며 일주일을 지냅니다. 하지만 시댁에서 다니는 교회의 목사님 설교는 지금껏 저에게 예배 후 느껴지는 은혜로움을 느껴보지 못했습니다. 설교적인 부분도 있거니와 교회 안 인간적인 부분도 많이 작용합니다.

시댁부모님께서는 며칠 전 2년 만에 저에게 자신들과 교회에 잘 다니기를 바란다며 내 생각을 고쳐먹었으면 좋겠다며 설마 했던 제 생각 그대로 교회 성도들의 주위의 시선과 말("왜 며느리는 교회에 보이지 않는냐")에 신경이 쓰인다는 말을 하셨습니다. 제 생각과 마음을 시부모님께 잘 전달해 드렸지만 너무 완고 하십니다. "목사님의 설교를 계속 듣다보면 적응하며 잘 다니게 된다."고도 하십니다.

제 생각이 틀린 건지 아니면 앞으로 어떠한 마음으로 이 과정을 헤쳐 나가야 할지 조금이라도 지금 너무 괴롭고 화가 나기도 하며 어떻게 해야 할지 갈피를 못 잡겠습니다.

[답변]

두 가지 전제

많은 신자들이 속으로 끙끙 앓으면서 겉으로 드러내지 못하는 고민인 것 같습니다. 같은 목사의 입장에서 질문자님이 섬기는 교회 목사님의 설교를 들어보지 않은 상태에서 확정적인 답변을 드릴 수는 도저히 없습니다. 단순히 중립적 객관적인 차원에서 원론적인 답변을 드리겠습니다. 최종적인 판단과 결정은 질문자님께서 하시기 바랍니다. 먼저 두 가지만 전제를 해놓고 답변을 진행하겠습니다.

첫째 모든 인간은, 현재 교회의 목사님은 물론 질문자님 또한, 절대로 완벽하지 않습니다. 하나님의 영원하고 절대적인 지리를 계시해놓은 성경을 해석 적용 실현하는 면에선 더더욱 그러합니다. 영적으로 모두가 어리석은 수준이며 저와 이 답변 또한 하나님 당신께서 보시기엔 결코 완전하지 않을 것입니다.

둘째 그래서 하나님이 목사를 포함한 신자에게 가장 바라는 것은 당신과의 일대일 친밀한 인격적 교제와 동행을 실제 삶에서 이어가는 것입니다. 목사나 교회 없이 혼자서 신앙 생활해도 된다는 뜻이 아닙니다. 삶의 모든 세밀한 차원에서 당신의 은혜를 풍성히 누리며 살라는 것입니다. 신자 본인이 성경의 절대적 진리에 입각한 하나님의 섭리 가운데 살아가는 것을 그분은 가장 중요하게 생각한다는 것입니다. 요컨대 원론적으로 영적 충만이 이뤄지지 않으면 교회를 옮겨도 되며 하나님의 뜻에 위배되는 것이 아니라는 뜻입니다.

단 우리 모두 영적으로 어리석기에 성경 진리에 대한 최선의 분별력이 있어야 합니다. 또 실제 삶에서도 정말로 하나님의 은혜로운 간섭인지에 대한 분별력도 있어야 합니다. 목사든 성도든 자신의 삶에 성경을 잘못 해석 적용하면 안 되고 또 그와 동시에 삶에서 이미 겪은 체험을 그 잘못된 해석에 따라 이해 판단해서도 안 된다는 뜻입니다.

그런데 모든 이가 영적으로 완전하지 않지만 신앙의 선각자들이 오랜 기간 연구 체험하여 합의 해놓은 성경의 보편적 진리는 확정되어 있습니다. 이단이 아닌 정통적인 기독교 교리 체계입니다. 이에 대해선 본 성경문답 사이트의 "이단 판별 기준은 무엇인가요?"의 글을 참조하십시오. (성경문답 사이트에 들어가 아래 검색창에서 제목을 고른 후에 이 제목을 타이프인 하시면 찾아 들어갈 수 있습니다.)

판단하는 순서

지금 목사님의 설교에 은혜가 되지 않고 이해할 수 없다고 하셨습니다. 그럼 가장 먼저 판별할 것은 질문자님의 신앙 내용입니다. 당연히 보수정통 신앙일 것이라고 믿지만 혹시라도 아니라면 제가 더 이상 답변할 필요가 없습니다. 목사님의 설교가 마음에 와 닿지 않는 것은 서로 신앙노선이 다르기, 목사님은 정통이고 질문자님은 이단, 때문입니다. 그럼 질문자님부터 올바른 신앙으로 회복해야 합니다. 현재 교회에서 다시 초신자 교리공부부터 적극 참여해야 합니다.

만약 반대의 경우라면 즉, 질문자님은 올바른 신앙을 갖고 있는데 그와 상충 모순되는 내용의 설교라면 목사님의 노선이 잘못된 것입니다. (제가 객관적 중립적으로 답변 드린다고 서두에 밝혔습니다.) 목사님의 설교 녹음을 되풀이 들으면서 다시 정밀하게 분석 검토하셔야 합니다. 그리고 확실히 이단적 요소가 있다면 당장에 교회를 옮겨야 합니다. 시부모님에게도 그 사실을 정확히 말씀드리고 설득해서 함께 옮기셔야 합니다. 시부모님이 끝까지 거부한다면 혼자라도 옮겨야 합니다. 하나님은 신자 본인의 영성이 바로 서고 충만해지는 것을 가장 먼저 바라시기 때문입니다.

이 둘이 아니라 목사님과 질문자님의 신앙노선이 공히 정통신앙에 바탕을 둔 것이라면 설교 스타일과 세부적 내용이 질문자님의 신앙 정서에 부합하지 않은 탓입니다. 이런 경우는 크게 두 가지 상황으로 나눌 수 있습니다. 우선 목사님이 너무 성경 본문과 교리 위주로만 설교함으로써 딱딱하고 지루해 가슴에 와 닿는 감흥을 느끼지 못하는 것입니다.

만약에 이런 경우라면 시부모님의 지적이 백번 타당합니다. 마음을 열고 성경을 배운다는 각오로 설교를 들으시고 또 성경공부에 적극 참여하시고 평소에도 집에서 성경을 규칙적으로 읽으며 기도하면서 깊이 묵상해야 합니다. 또 감정적 충만을 찾으면 자칫 올바른 성경 진리를 놓치는 우를 범하게 됨을 간과해선 안 됩니다.

그러나 제가 감히 추측컨대 목사님이 바른 진리를 전하되 그 방식만 약간 서투르다고 해서 이런 질문까지 하지는 않았을 것입니다. 그럼 신앙적 노선은 바로 서있되 목사님 개인의 생각과 경험을 강조하거나, 하나님이 아닌 목사와 교회에 대한 충성만 강요하거나, 잘 믿으면 무조건 하나님께 현실 축복을 받는다고 가르치거나, 성경 진리 외의 인간적 철학 사상을 인용하거나, 약간의 감정적 감동만 주는 예화를 드는데 설교의 대부분을 할애하는 등의 잘못을 범하는 것입니다. 실제로 대부분의 신자들이 이런 상황에 처해 있기에 겉으로 말은 못하고 속으로 끙끙 앓을 것입니다. 어쨌든 목사님의 신학적 노선은 정통이니까 말입니다.

박진호
▲박진호 목사
이때는 현실적으로, 아니 영적으로도 마찬가지임, 선택할 수 있는 방안은 둘뿐입니다. 설교의 그런 잡다한 군더더기는 빼고 오직 성경의 진리만 붙드는 것입니다. 물론 너무나 힘든 일이긴 합니다. 이미 설교 들을 마음도 없어지고 매번 성경과 크게 무관한 이야기 듣는데 지레 지쳐있기 때문입니다. 설교 들을 때에 화가 치민다는 실토대로 많은 신자들이 현재 겪고 있는 고충입니다. 어쨌든 시부모님 말씀대로 포용적인 자세로 은혜 되는 진리만 붙드시는 것이 우선적인 하나의 방안입니다.

그러나 도무지 그렇게 되지도 않고 그럴 자신도 없으며 갈수록 주일 예배 드리는 것마저, 아니 그 교회에 출석하는 일마저 싫어진다면 교회를 옮기셔야 합니다. 혹시라도 목사님이 설교는 바르게 하는데 삶이 도무지 설교와 일치하지 않아도 옮기시는 것이 원칙적으로 옳습니다. 아무리 현실적으로 찾기가 어렵고 마침 좋은 교회를 찾았는데 집에서 멀리 떨어져 있다 할지라도 그래야 합니다. 누차 강조하지만 본인부터 은혜 받지 않고는 이왕에 갖고 있던 신앙마저 떨어지고 하나님이 가장 바라지 않는 일입니다.

단 시부모님과의 관계를 어떻게 정리할지는 질문자 본인께서 잘 판단하셔서 시행하시기 바랍니다. 만약 옮기기로 결정했다면 간절히 오래 기도한 후에 그 동안에 느꼈던 모든 잘못된 구체적 케이스와 자신의 생각을 진솔하게 다 말씀드려야 합니다. 그보다 먼저 옮길만한 적절한 교회를 찾으시고 그 목사님의 설교 테이프를 구해서 시부모님도 한 번 들어보시라고 권해야 합니다. 무조건 마음에 안 든다고 옮기는 것이 아니라 정말로 옮겨야만 할 타당하고도 성경적인 이유를 분명히 먼저 설명 드려야 합니다. 반대로 남아 있기로 했다면 열린 마음으로 설교를 듣고 개인적으로라도 성경 공부와 묵상에 전념하셔야 합니다.

2017/1/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