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음표 소녀 앞으로 참고 중복 요청 문제 응답 작업 중요성 기대 질문 정보 우리 아이 왜 이럴까요 이중성 양면성 궁금 김충렬
조금 우둔해 보이는 아이가 있다. 이런 아동은 겉으로는 자극에 반응이 느린 것으로 나타난다. 두뇌에서 지각이 늦게 작용해 반응이 느린 것인지, 아니면 반응이 느려 지각의 작용이 늦은 것인지 알기가 쉽지 않다.

반응이 느리다는 것은 동작의 문제로서 자극에 대한 반응이 정상적이지 못하고 때로는 엉뚱하게 행동하기도 한다는 뜻이다. 조금 우둔한 아동은 자극에 대한 반응이 정상적이지 못한 행동의 문제이다.

이런 아동은 주의력 집중이 안 되는 측면이 있다. 주의력 집중은 자연히 행동적 반응으로 이어지는 측면이 있다. 주의력이 집중되면 의식되는 일도 높아지고, 그에 따른 반응도 빨라지기 마련이다.

이런 아동을 방치하면 더욱 심한 정신적 장애로 발전되는 경향이 있으므로 서둘러 개선해 주어야 한다. 조금 우둔한 아동은 발달이 늦은 아동, 자극에 대한 반응이 느린 아동, 그리고 현실적인 감각이 무딘 아동이라는 특징을 갖는다. 조금 우둔한 아동의 심리적 원인에 대해, 다음 몇 가지를 생각해야 한다.

1. 정서발달에 문제를 보이는 아이

조금 우둔한 아동은 먼저 정서발달에 문제를 보이는 경우로 볼 수 있다. 운동발달과 정서발달은 함께 이뤄진다는 시각 때문인데, 이는 운동발달과 정서발달이 수레의 양 바퀴라는 의미이다.

특히 6세 이전의 성장기에는 서로 앞서거니 뒤서거니 하면서 동시에 진행된다. 또 서로 밀접하게 연관돼 있어, 어느 한쪽의 발달이 뒤떨어지면 그 영향으로 다른 쪽도 발달이 느려진다.

예를 들어, 불안과 두려움이 많은 아동 중에는 신체상 아무 문제가 없는데도 걸음을 늦게 배우는 경우가 있다. 정상적인 운동능력을 갖추고 있어도 소심하고 겁이 많은 탓에 걷는 것을 두려워하기 때문이다.

정서상 이유로 운동발달이 늦는 경우라면, 겁이 나고 불안하게 만드는 요인을 없애 아이의 자신감을 길러 주는 것이 근본적 해결방법이 됨은 물론이다. 어떤 부모는 아이의 손을 잡고 억지로 걷는 연습을 시키는데, 자꾸 강요하면 아이가 걸음마 자체에 대해 거부감을 갖게 될 수 있고, ‘나는 이런 것도 못하는 사람’이라는 부정적인 자아상을 만들 수도 있다.

2. 잠재적인 우울에 의한 경우

행동이 느리거나 꾸물거리는 아동은 내면이 우울할 수 있다. 이것은 드러나지 않은 우울 상태여서, 잠재적 우울증으로 말하기도 한다. 아동이 내면에 우울성을 갖고 있으면 행동하기를 싫어한다는 점에서다.

이들은 무슨 일을 곧바로 실천하거나 착수하기 어렵게 된다. 그렇게 할 만한 정신에너지를 갖고 있지 않기 때문이다. 이런 아동들은 자기의 일에도 관심이 없고, 친구들의 놀이에도 전혀 관심이 없다. 자신이나 타인의 일에 관심을 가질 만한 여유가 없는 것이다.

그러다 보면 지능이 낮거나 몸의 이상이 있는 아이로 오해되기도 한다. 물론 아동은 몸이 불편하면 행동이 느려진다.

건강하게 뛰놀다가도, 몸이 아프면 엄마에게 매달리게 되는 것이다. 평소 잘 움직이던 아이도 잘 움직이려하지 않거나 가만히 있으려고 한다. 그런 아동이라면 몸에 이상이 없는지 주의 깊게 관찰해야 한다. 이런 경우 우울적인 증상이 지배적으로 작용하기 때문이다.

3. 심리적 억압에서 양육된 아동

조금 우둔한 아동은 심리적 억압에서 성장한 경우로 볼 수 있다. 부모가 양육 과정에서 억압을 사용하면, 아동의 자아는 위축되기 때문이다. 자아가 위축되면, 부모의 눈치를 보면서 부모의 기준에 따라 행동하려 한다.

자아가 위축된 아동은 자신의 주체성이 발전되기보다는 부모의 기준에 의해 행동하게 되는 타율성으로 발전된다. 자아가 위축되면 자신의 감정을 표현해 자유롭게 행동하기보다는 제한된 규율이나 질서 안에서 한계적인 행동을 하면서 생활하게 된다.

실제로 억압의 방법을 사용하는 부모는 아동을 재촉하는 편이다. 이런 경우의 부모라면, 아이가 행동이 느릴 경우 대부분 빨리 움직이라고 재촉부터 한다.

이런 방식으로 아동을 자주 재촉하면, 심리적으로 억압이 발생한다. 아이는 온 힘을 다해 열심히 하고 있지만, 지켜보는 부모는 답답한 마음에 아이를 채근하게 된다.

다만 아침마다 지각할 정도로 등교 준비가 느리다면, 아동의 마음에 있는 분리불안이나 학교에 대한 거부감부터 해소하는 것이 먼저다.

숙제를 늦게 하는 아동이라면, 부모는 아동이 하고 싶은 걸 실컷 하게 해 학습에 대한 부담감을 덜어주어야 한다. 학습 능력이 떨어지는 경우라면, 근본적으로 부족한 부분부터 채워줘야 한다.

김충렬
▲김충렬 박사. ⓒ크리스천투데이 DB
4. 정리

조금 우둔한 아동을 둔 경우에 해당되는 부모라면, 전술한 심리적 원인을 참고해 스스로 반성할 필요가 있다. 부모가 올바르게 양육을 한다 해도, 반드시 원인이 될 만한 조건이 얽혀 있기 때문이다. 부모가 자기 자신을 냉정하게 분석해야 개선 가능성이 보인다.

김충렬 박사(한국상담치료연구소장, 전 한일장신대 교수)